㈜코오롱에서 그룹 자금조달을 담당해 온 유병석 이사가 코오롱생명과학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자리를 옮긴다. 지난해 말 같은 지주사 재무라인에 있던 이수진 전 CFO가 코오롱글로벌로 이동한 데 이어 또 한 명의 조달 실무자가 사업회사 CFO로 전진 배치된다.
이번 인사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자금조달과 유동성 관리에 무게를 둔 인사로 풀이된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실적과 현금흐름 측면에서 부담을 안고 있는 만큼 그룹 자금 사정과 금융권 네트워크를 잘 아는 인물을 CFO로 투입해 재무관리를 강화하려는 조처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그룹은 유병석 이사를 코오롱생명과학 CFO로 낙점했다. 유병석 이사는 ㈜코오롱에서 그룹 자금조달 업무를 맡아온 인물이다. 지주사 재무 라인에서 이수진 전 CFO와 함께 조달 관련 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
이 전 CFO가 지난해 말 코오롱글로벌로 자리를 옮긴 데 이어 이번에는 유 이사까지 코오롱생명과학으로 이동하게 됐다. 지주사에서 그룹 차원의 자금 사정과 금융기관 대응을 담당해 온 인력이 잇따라 사업회사 재무 책임자로 내려가는 흐름이다.
코오롱그룹으로서는 재무 과제를 안고 있는 계열사에 지주사 조달 경험을 직접 이식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사업회사 내부에서만 재무전략을 짜는 것과 달리 그룹 전체 자금 흐름과 금융권 네트워크를 파악하고 있는 인물을 배치하면 차입 만기 관리부터 신규 자금조달, 금융비용 관리까지 더욱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특히 유 이사의 코오롱생명과학행은 단순 재무관리보다는 '조달'에 방점이 찍힌 인사다. 최근 코오롱생명과학의 재무상태표 자체는 과거보다 크게 개선됐지만 영업 현금 창출력은 오히려 다시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약 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24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65억원의 현금이 영업활동을 통해 들어왔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현금흐름이 악화한 셈이다.
계열사에 대한 자금 투입도 이어지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5월 자회사 코오롱바이오텍에 150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자체 사업의 현금창출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계열사 투자까지 병행해야 하는 만큼 자금 소요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성도 커졌다.
유병석 이사가 코오롱생명과학 CFO로서 풀어야 할 과제도 결국 현금흐름 관리에 맞춰질 전망이다. 최근 단기차입과 단기사채 등 단기성 조달이 늘어난 만큼 차입 만기를 분산하고 조달 수단을 다변화해 자금 운용의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 본업의 현금창출력이 아직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필요한 유동성을 적기에 확보하면서 금융비용 부담을 관리하는 역할도 중요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