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이 올해 주채무계열 순위에서 27위를 기록하며 총차입금 기준 순위가 4계단 하락했다. 하지만 이는 차입금 감소에 따른 결과라기보다 다른 기업집단들의 차입 확대 영향이 컸다.
오히려 코오롱은 지난 1년간 유동성장기부채와 사채를 늘리고 장기차입금을 줄이며 차입 구조가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기조가 이어지는 만큼 재무 부담의 성격도 점차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27위로 4계단 하락…총차입금 규모 '유지'한 덕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오롱계열은 올해 금융당국이 선정하는 주채무계열 순위에서 27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23위와 비교하면 4계단 하락한 수치다. 총차입금 기준이 도입된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순위다.
금감원은 매년 전년 말 기준 총차입금이 지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1% 이상이면서 은행권 신용공여 잔액이 전체 은행권 기업 신용공여의 0.075% 이상인 기업집단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한다. 올해 기준으로는 총차입금 2조5569억원 이상, 은행권 신용공여 잔액 1조5032억원 이상이 선정 기준이었다.
금감원은 2021년부터 총차입금 개념을 주채무계열 선정 기준에 포함했다. 이전까지는 은행권 신용공여 규모만을 기준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시장성 차입과 리스부채 비중이 높은 HMM, SM, 장금상선 등 해운사와 HDC 등 건설사가 대거 편입되면서 코오롱 순위도 2020년 18위에서 2021년 26위로 급락한 바 있다.
이후 코오롱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26위, 23위, 25위, 24위, 23위를 기록하며 20위권 중후반을 유지했다. 올해 기록한 27위는 새로운 기준이 도입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순위 하락이 곧 재무구조 개선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생명과학의 총차입금을 합산한 결과 코오롱계열 총차입금은 2024년 말 5조3332억원에서 지난해 말 5조3769억원으로 오히려 437억원 증가했다. 규모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다른 대기업집단의 차입 확대 속도가 더 빨랐던 탓에 상대적인 순위가 밀렸다는 평가다.
◇유동성장기부채·사채 증가…차입의 '질'은 악화 본격적인 차입금의 질 개선은 아직이다. 지난해 코오롱계열의 유동성장기부채는 1조294억원에서 1조2566억원으로 22% 늘었다. 같은 기간 사채 규모도 3578억원에서 7098억원으로 약 두 배 증가했다. 반면 장기차입금은 1조6306억원에서 1조1198억원으로 5108억원 감소했다.
유동성장기부채는 만기가 1년 이내로 도래한 장기차입금을 의미한다. 장기차입금보다 상환 시점이 가까워 차환 또는 현금 상환 부담이 크다. 사채 역시 은행 차입과 비교해 시장 상황에 따라 조달 금리가 급격히 변동할 수 있고 회사채 시장이 경색될 경우 차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코오롱은 최근 그룹 차원의 사업 재편과 신사업 투자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2024년에는 일부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는 리밸런싱 작업을 진행했고 올해 4월에는 엔지니어링플라스틱 전문 계열사인 코오롱이앤피를 코오롱인더스트리에 흡수합병했다. 중복 사업을 정리해 첨단소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현재 아라미드와 수소 소재, 복합소재 등 고부가가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는 우주·방산 분야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우주 스타트업 투자와 방산용 첨단소재 사업 확대에도 적극 나선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