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 계열사들이 최근 2년 6개월 동안 회사채 시장에서 공모채부터 영구채, 교환사채(EB), 전환사채(CB), 정책보증부 채권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조달했다. 금리가 낮은 조달에는 보유 주식이나 은행 지급보증이 붙었다. 일반 회사채로 자금을 끌어오기 어려운 계열사는 사모채와 P-CBO로 조달하면서 건당 규모를 쪼갰다.
코오롱그룹의 조달 방식은 계열사별 신용도 차이를 그대로 보여준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공모채로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하는 동시에 영구채와 EB를 활용했다. ㈜코오롱은 공모채 대신 사모채와 신종자본증권, EB를 택했다. 코오롱글로벌과 코오롱생명과학은 사모채와 정책보증, 메자닌으로 조달 통로를 넓혔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2023년 9월 발행한 영구채 2000억원은 다음 달부터 콜옵션 행사기간에 들어간다. ㈜코오롱이 올해 4월 발행한 EB 600억원은 코오롱티슈진 주가 하락으로 교환가액과의 괴리가 커졌다. 조달금리를 낮추기 위해 다른 형태의 비용이나 조건을 받아들인 거래들이 차환 시점과 맞물리고 있다.
◇공모채부터 P-CBO까지 다섯 갈래 THE CFO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2026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비금융 계열사를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 코오롱 계열 4곳은 2024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25건, 1조1470억원을 조달했다. 공모 일반채 3950억원, 신종자본증권 3800억원, 메자닌 1720억원, 사모 일반채 1500억원, P-CBO 500억원이다. 금리는 공모 일반채 2.92~4.39%, 사모 일반채 4.00~7.20%, P-CBO 6.63~7.65%로 편차가 컸다.
조달 수단별로 보면 공모 회사채가 5건 3950억원으로 전체의 34.4%를 차지했다. 신종자본증권은 3건 3800억원으로 33.1%, 메자닌은 3건 1720억원으로 15.0%였다. 사모 일반채는 12건 1500억원, P-CBO는 2건 500억원이다.
신종자본증권 3건 가운데 이자를 지급하는 물량은 두 건으로 금리는 4.30%와 6.457%다. 메자닌 3건은 모두 무이자다. 무이자 메자닌은 4건 2020억원으로 전체 조달액의 17.6%를 차지한다.
계열별로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조달 규모가 가장 컸다. 7건 7450억원으로 전체의 65.0%다. 공모 회사채 5건 3950억원, 신종자본증권 1건 2500억원, EB 1건 1000억원이다. 그룹에서 공모채를 발행한 계열사도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유일하다.
㈜코오롱은 8건 2420억원을 조달했다. 공모채 없이 사모 일반채 6건 820억원, 신종자본증권 1건 1000억원, EB 1건 600억원으로 구성됐다. 사모채 금리는 2024년 8월 5.30%와 5.50%에서 지난해 3월 5.00%, 6월과 8월 4.00%로 내려갔다가 올해 3월 4.38%로 다시 올랐다. 건당 발행액은 50억~300억원이었다.
코오롱글로벌은 5건 980억원을 모두 사모 방식으로 조달했다. 사모 일반채 3건 480억원과 P-CBO 2건 500억원이다. 이 회사는 2014년 2월 300억원 규모 공모채를 발행한 이후 12년 넘게 공모채 시장에 나오지 않았다.
코오롱생명과학도 사모 조달에 의존했다. 5건 620억원 가운데 무이자 CB가 120억원, 영구 CB가 300억원, 사모 일반채가 3건 200억원이다.
◇금리 낮춘 대신 주식·보증 제공 금리가 낮은 조달에는 대가가 있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올해 2월 발행한 EB 1000억원은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모두 0%다. 대신 보유 중인 우리금융지주 보통주 218만929주를 교환 대상으로 제공했다. 교환가액은 주당 4만5852원이다. 조달금액 전액은 채무상환에 사용했다.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대신 보유 지분을 투자자에게 넘기게 되는 구조다.
㈜코오롱은 지난해 5월 8일 보증부 사모 채권형 신종자본증권 1000억원을 4.30%에 발행했다. 하나은행이 지급보증을 제공했고 하나증권이 단독 주관했다. 조달금액 가운데 900억원은 차입금 상환, 100억원은 운영자금에 사용했다. 만기는 2055년 5월 8일이며 발행 3년 후인 2028년 5월부터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정책보증을 활용했다. 신용보증기금이 보증하는 P-CBO를 지난해 2월 300억원, 올해 3월 200억원 발행했다. 금리는 각각 6.63%, 7.65%였다. 올해 3월 발행분은 2024년 이후 대기업집단 비금융 계열사가 발행한 P-CBO 가운데 가장 높은 금리다. 같은 기간 85건의 평균 금리는 4.68%였다. 지난해 2월 P-CBO 금리도 6.633%로 전체 85건 가운데 다섯 번째로 높았다. 코오롱글로벌은 P-CBO 상위 5개 금리 가운데 두 건을 차지한 유일한 발행사다.
코오롱생명과학은 CB를 활용했다. 2024년 11월 120억원을 전환가액 1만7985원에, 지난해 11월 300억원을 전환가액 3만2820원에 각각 무이자로 발행했다. 이 가운데 300억원은 법정 만기가 2055년인 영구 전환사채다.
◇9월부터 차환압박 시작 차환 부담은 이미 시작됐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2023년 9월 19일 7.603%에 발행한 영구채 2000억원은 올해 9월부터 콜옵션 행사기간에 들어간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가산금리가 붙는 구조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해 9월에도 영구채 2500억원을 6.46%에 발행했다. 이 물량의 콜옵션 행사기간은 2027년 9월 시작된다. 두 영구채의 현재 잔액은 4500억원이다.
㈜코오롱이 올해 4월 발행한 EB 600억원에는 주가 변수가 생겼다. 교환 대상은 코오롱티슈진 주식예탁증서(KDR) 59만173주, 교환가액은 1주당 10만1665원이다. 조달 목적은 코오롱티슈진 제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를 위한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이었다.
지난 7월 코오롱티슈진의 임상 3상 결과가 발표된 이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교환가액과의 괴리도 커졌다. 이 EB에는 코오롱티슈진의 KDR 예탁계약이 해지될 경우 발행회사가 전액을 조기상환해야 하는 강제상환 조항도 있다.
일반 회사채의 만기도 다가온다. 2021년 이후 발행분 가운데 잔액이 남은 코오롱 계열 회사채는 22개 종목, 1조1450억원이다. 이 가운데 영구채를 제외한 19개 종목 5950억원의 만기는 올해 하반기 3개 종목 680억원, 2027년 12개 종목 2870억원, 2028년 3개 종목 2200억원, 2029년 1개 종목 200억원으로 나뉜다.
올해 하반기 만기분 가운데 330억원과 50억원은 코오롱글로벌이 지난해 7.2%에 발행한 사모채다. 2029년 만기를 맞는 200억원은 올해 3월 7.651%에 발행한 P-CBO다.
재무지표를 보면 차입 및 이자부담이 크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해 말 별도기준 순차입금이 EBITDA의 10.4배, EBIT가 총금융비용의 0.3배였다. 연결기준으로는 각각 6.2배와 0.9배다. 별도 순차입금/EBITDA는 2023년 6.7배에서 2024년 8.5배, 지난해 10.4배로 3년 연속 올라갔고 EBIT/총금융비용은 1.1배에서 0.8배, 0.3배로 내려왔다. 별도기준 총차입금 2조4159억원에 현금성자산은 672억원이다.
㈜코오롱은 별도 순차입금/EBITDA가 18.7배로 계열 4곳 중 가장 높다. 지주회사여서 자체 EBITDA가 543억원에 그치는 반면 총차입금은 1조303억원이고 그중 단기차입금이 6210억원이다. 현금성자산은 128억원이다. EBIT/총금융비용은 별도 1.1배, 연결 0.4배로 연결 쪽이 더 낮다. 연결 순차입금/EBITDA는 14.3배다.
코오롱글로벌은 방향이 반대다. 별도 순차입금/EBITDA가 14.4배인데 연결은 18.5배로 연결 지표가 더 나쁘다. EBIT/총금융비용은 별도 0.2배, 연결 0.0배다.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거의 덮지 못하는 상태다. 2024년에는 EBITDA가 별도 -216억원, 연결 -215억원으로 음수여서 배수 산출 자체가 의미를 잃었다.
코오롱생명과학만 지표가 다르다. 지난해 EBITDA가 별도 325억원, 연결 273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면서 순차입금/EBITDA가 별도 3.0배, 연결 3.4배로 내려왔다. EBIT/총금융비용도 별도 3.2배, 연결 2.2배다. 2023년과 2024년에는 EBITDA가 음수였다.
올해 상반기에는 세 곳의 지표가 개선됐다. 연환산 기준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순차입금/EBITDA는 별도 5.1배·연결 4.0배, 코오롱글로벌은 별도 3.6배·연결 3.9배다. EBIT/총금융비용도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별도 2.5배·연결 2.9배, 코오롱글로벌이 별도 2.1배·연결 2.0배로 1배를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