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양강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초호황기 속에 유례없는 대규모 주주환원을 실시한다.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한 올해 양사 합산 주주환원액은 200조원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양사 주주환원은 단순히 일반주주의 주식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을 넘어 그룹 전반의 자금·재무전략에도 영향을 미친다. THE CFO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이 그룹에 가져올 변화 양상을 살펴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3분기 분기배당만으로 지난 수년간 집행한 합산 배당총액을 단번에 뛰어넘었다.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창출력이 확대되면서 본사 별도로 주주환원 재원을 감당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배당은 단순히 개별 회사의 주주환원에 그치지 않는다. 자본시장에 전대 미문의 배당금이 뿌려지는 것은 물론이고 주요 주주사인 삼성물산, SK스퀘어 등에도 연쇄적인 주주환원 정책 변화를 야기했다.
◇10년간 삼성 99조·하이닉스 9조 배당, 올 분기배당이 압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배당금은 최근 몇년 사이 일정한 금액으로 고정된 양상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연간 9조6000억원, 2021년부터 9조8000억원의 배당을 분기마다 나눠 지급했다. 분기 주당배당금(DPS)은 354~374원에 머물렀다. 10조7000억원 규모의 특별배당을 시행한 2020년(정규 배당 포함 총액 20조5000억원)을 제외하면 호실적 여부와 관계 없이 일정한 배당을 유지한 셈이다.
올해 3분기 DPS 4601원은 직전 분기(374원)의 12배 수준이다. 3분기 예정된 배당총액만 30조원 규모로 2018년 이후 매년 9조6000억~9조8000억원대를 유지한 배당금의 3년 치를 한개 분기에 지급한다. 올해 1~3분기 배당을 합하면 그 규모만 34조9000억원으로 이는 지난 10년간 지급한 배당 총액(98조9000억원)의 3분의 1을 웃돈다.
SK하이닉스의 배당액 증액폭은 이보다도 컸다. 올 3분기 배당으로만 지난 10년치의 합산 배당액을 넘어섰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배당으로 주당 2만원, 총 14조원가량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2016~2025년 10년간 SK하이닉스가 주주에게 지급한 합산 배당금 약 9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을 이번 분기에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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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SK하이닉스는 고정 DPS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배당을 집행했다. 2022~2024년에는 연 1200원, 2025년부터는 연 1500원으로 고정 DPS를 운영했다. 3분기 DPS 2만원은 분기 고정배당금(375원)의 50배가 넘는다. 이번에는 호실적을 반영한 주당배당금 1만원에 키오시아 투자이익을 나누는 특별배당금 1만원을 더했다.
올해 양사 배당금이 증가한 배경으로는 역시 개선된 영업활동 현금창출력을 꼽을 수 있다. 올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각사 별도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을 살펴보면 SK하이닉스는 영업활동으로만 82조3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창출했다. 지난해 연간 NCF(48조1000억원)를 이미 넘어섰다. 삼성전자 역시 상반기 NCF가 87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NCF(68조7000억원)를 뛰어넘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본사 자체적으로 현금창출력이 대폭 올라가면서 배당 여력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NCF에서 배당금지급액과 자본적지출(CAPEX)을 제외한 별도 잉여현금흐름(FCF)의 경우에도 상반기 말 SK하이닉스가 63조원, 삼성전자가 55조원을 기록해 순현금흐름 중심의 주주환원책을 펼치는 모습이다.
◇그룹 자금전략 맞물린 주주환원, 지분구조 따라가는 현금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은 지분구조에 따라 주주사의 자금 운용 전략에도 영향을 미친다. 주주환원 압박에서 벗어날 수 없는 주주사의 배당 여력을 뒷받침하고 나아가 대주주에게 올라갈 현금을 채우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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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삼성생명보험(보통주 기준 8.5%), 삼성물산(5.1%), 삼성화재해상보험(1.5%)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삼성물산이 삼성생명보험(19.3%), 삼성SDS(17.1%) 등 계열사 지분을 소유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계열사 지분이 가장 높은 곳도 삼성물산(22.0%)이다. 상반기 말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1.67% 수준이다.
삼성물산이 관계사 배당수익의 60~70%를 재배당하는 정책을 발표한 만큼 삼성전자의 배당 확대는 곧 대주주 오너가의 현금 확보로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물산 측은 3분기 삼성전자 배당도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올 상반기 말 기준 SK하이닉스 지분 20.5% 보유한 SK스퀘어 역시 SK하이닉스 현금배당을 주주환원에 활용한다. 회사는 앞서 경상 배당수입의 30% 이상을 주주환원에 투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이번 SK하이닉스의 대규모 배당 결정 이후 그 비중을 60% 이상으로 상향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 투자 수익을 특별배당으로 환원하는 가운데 SK스퀘어는 해당 특별배당 수입 전액을 주주환원할 추가 계획을 발표했다. SK스퀘어의 대주주(32.2%)인 SK에 올라갈 금액도 그만큼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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