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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PBR 기업 전략 점검

LG헬로비전, 신사업 확장에도 낮은 몸값 '수익성 회복 관건'

PBR 0.25배, 방송사업 성장 정체…자본효율성·주주환원 여력 시험대

유나겸 기자  2026-11-04 15:32:24

편집자주

한국 자본시장의 고질적인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장기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의 명단을 공개하며 기업가치 개선을 유도하고 나섰다. 저평가 배경에는 낮은 자본효율성과 성장 정체, 소극적인 주주환원, 지배구조에 대한 불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더벨은 산업계 전반의 저PBR 원인을 분석하고 주요 기업의 대응 전략과 시장의 재평가 가능성을 짚어본다.
LG헬로비전이 사업구조 재편과 재무건전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저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IP)TV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으로 케이블TV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한 가운데 새로운 수익원으로 육성해온 렌탈과 지역기반사업도 축소되고 있다. 사업 다각화의 성과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기존 방송사업의 수익성까지 약화하면서 기업가치 재평가에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다.

설비투자 축소와 차입금 상환을 통해 재무 부담을 낮추고 있지만 이익 창출력 회복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영업이익이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떨어진 만큼 비용 효율화만으로는 저평가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본업의 현금창출력을 회복하고 자본효율성을 높여야 주주환원 여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가 고점 대비 90% 하락…신사업 부진까지 겹쳐

한국거래소가 2일 공표한 저PBR 기업 명단에 따르면 LG헬로비전의 PBR은 0.25배로 집계됐다. 시가총액이 장부상 순자산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LG헬로비전은 장기간 업종 내 PBR 하위권에 머무르면서 이번 공표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수치는 지난 9월 21일부터 10월 22일까지 20거래일의 일평균 시가총액을 기준일 현재 가장 최근 사업·반기보고서의 자본총계로 나눠 산출했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6반기 연속 또는 최근 7반기 중 6반기 동안 업종 내 PBR 하위 25%에 해당하는 기업 등을 공표 대상으로 선정했다.
*챗GPT가 생성한 이미지
주가 역시 장기간 하락세를 이어왔다. 2019년 2월 1일 장중 최고가인 1만2750원과 비교하면 4일 오후 장중 1321원으로 약 89.6% 하락했다. 주가가 당시 고점의 10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진 셈이다. 방송사업의 성장 정체와 수익성 악화가 장기화하면서 시장의 기업가치 평가도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저평가의 주요 배경에는 주력 방송사업의 성장 정체가 자리 잡고 있다. 케이블TV 시장은 IPTV와 OTT 중심으로 미디어 소비 환경이 재편되면서 구조적인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 가입자 기반을 유지하는 데 비용이 발생하는 반면 신규 가입자 확보와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확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LG헬로비전의 올해 3분기 방송, 인터넷, 알뜰폰(MVNO) 합산 매출은 18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다. 렌탈과 지역기반사업을 축소하면서 전체 매출에서 본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분기 65.5%에서 올해 83.4%로 높아졌다. 다만 본업 매출 자체가 줄어들고 있어 사업구조 재편이 성장성 회복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신사업 부진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렌탈 매출은 2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3% 감소했다. 미디어와 기업간거래(B2B) 등을 포함한 지역기반사업 매출도 169억원으로 68% 줄었다. 회사가 수익성이 낮은 판매 채널과 사업을 정리하면서 외형이 빠르게 축소된 영향이다.

문제는 신사업 매출이 줄어드는 동안 기존 방송·통신사업의 비용 부담은 크게 낮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3분기 영업비용은 22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5억원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매출 감소액인 723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프로그램사용료와 전송망경비, 시설설치비, 인건비, 상각비 등 본업 운영비는 1575억원으로 전년 동기 161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3분기 연결 매출은 22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억원으로 97.5%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사실상 0% 수준까지 떨어졌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8% 감소했다.

장부상 자기자본이 충분하더라도 이를 활용해 벌어들이는 이익이 적으면 시장에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 LG헬로비전 역시 주력 사업의 성장성 둔화와 낮은 이익 창출력이 맞물리면서 저PBR이 장기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 줄여 차입금 축소…저평가 탈피 조건은

LG헬로비전은 수익성이 악화하는 가운데 설비투자 축소와 차입금 상환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고 있다. 사업 확장에 필요한 신규 투자보다 기존 사업의 효율화와 현금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올해 3분기 자본적지출(CAPEX)은 103억원으로 전년 동기 254억원 대비 59.6% 감소했다. 3분기 누적 CAPEX도 526억원으로 전년 동기 756억원보다 30.4% 줄었다. 연간 CAPEX 역시 2024년 1125억원에서 지난해 934억원으로 감소하는 등 투자 축소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투자 규모를 줄이면서 현금 여력은 개선됐다. 올해 3분기 말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은 183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63억원 늘었다. 리스부채를 포함한 차입금은 같은 기간 252억원 감소한 558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순차입금은 3752억원으로 615억원 줄었다.

다만 이러한 재무 개선이 영업활동의 수익성 회복보다는 투자 지출 축소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올해 3분기 누적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8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8% 감소했다. 반면 EBITDA에서 CAPEX를 차감한 금액은 317억원으로 전년 동기 296억원보다 늘었다. 영업에서 창출한 이익은 줄었지만 신규 투자를 더 큰 폭으로 축소하면서 현금 여력을 확보한 셈이다.

주주환원 정책의 회복도 저평가 해소를 위한 과제다. LG헬로비전은 2014년부터 11년 연속 배당을 실시했지만 2024년 결산 배당을 중단했다. 당시 연결 기준 106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배당 여력이 약화됐다. 대규모 자산 손상차손이 반영된 영향이 컸다.

LG헬로비전은 앞서 2022년 연결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중장기 배당정책을 제시했다. 그러나 대규모 순손실 이후 기존 주주환원 기조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배당 재개와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순이익과 현금창출력 회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LG헬로비전은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과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등 고정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김영준 LG헬로비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사업 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사업 내실을 다지기 위한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비용 절감만으로 수익성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방송사업은 가입자 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프로그램사용료와 망 운영비 등 고정성 비용이 발생하는 구조다. 신사업 축소로 매출 규모가 줄어든 상황에서 본업 매출까지 감소하면 영업이익 회복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저PBR 탈피를 위해서는 재무건전성 개선을 넘어 본업의 이익 창출력을 회복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신사업 축소와 설비투자 감축으로 확보한 현금이 차입금 상환에 그치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 기반과 주주환원 여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기업가치 재평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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