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그룹이 지주회사와 핵심 사업회사의 동반 저평가에 직면했다. 삼양홀딩스와 삼양사의 시가총액은 각각 보유한 주요 상장사 지분가치에 못 미친다. 담합 제재의 불확실성과 해외기업 인수에 따른 자금 부담도 기업가치 회복의 변수로 남아 있다. 저평가를 해소할 추가 밸류업 방안은 아직 내부 검토 단계다.
◇지주·자회사 동반 저PBR…보유 지분가치 밑돈 시총 한국거래소가 최근 공표한 저PBR 기업 명단에 따르면 삼양홀딩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3배, 삼양사는 0.29배로 집계됐다. 두 회사가 속한 유가증권시장 필수소비재 업종의 하위 25% 기준값(0.38배)을 모두 밑돈다.
지주사와 주요 사업회사가 함께 명단에 오른 사례로는 삼양그룹 외에 한솔홀딩스·한솔제지, 코오롱·코오롱글로벌 등이 있다.
보유 자산과 비교하면 저평가는 더 두드러진다. 지난 6월 말 기준 삼양사는 JB금융지주 주식 2703만5041주(지분 14.36%)를 보유하고 있다. 2일 종가로 환산한 지분가치는 6867억원이다. 같은 날 삼양사 시가총액인 4466억원보다 54% 높다.
삼양사는 1969년 전북은행 설립 당시 설립 출자자로 참여해 지분을 보유해왔다. 2017년에는 계열사 삼양바이오팜이 보유하던 JB금융 지분 8.39%를 인수해 주요 주주에 올랐다.
삼양홀딩스 역시 상장 자회사들의 지분가치 합계보다 시가총액이 낮은 상태다. 삼양홀딩스는 삼양사 지분 61.83%와 삼양엔씨켐 지분 59.97%를 보유하고 있다. 2일 종가 기준 두 상장 자회사의 지분가치는 4318억원으로 삼양홀딩스 시가총액(4099억원)을 웃돈다.
국내 지주사의 시가총액은 보유 지분가치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 삼양홀딩스도 비상장 자회사와 투자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시가총액은 두 상장 자회사 지분가치 합계에도 못 미치고 있다.
◇할인 키운 담합 과징금·재무 부담 할인 폭을 키운 요인으로 담합 과징금이 거론된다. 삼양사는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 1117억원으로 흑자를 유지했지만 과징금 관련 손실 등이 반영되면서 연결 당기순손실 3024억원을 냈다. 올해 부과된 설탕과 밀가루 담합 과징금은 각각 1303억원, 948억원이다. 현재 납부명령의 집행은 정지된 상태지만 향후 소송 결과에 따른 부담은 남아 있다.
삼양사에 부과됐던 과징금 중 가장 규모가 컸던 전분·전분당 담합 과징금 2103억원은 자진신고자 감면제도(리니언시)를 적용받아 지난 8월 부과명령 등이 전액 면제됐다.
다만 공정위는 판매가격 담합과 별개로 전분당 입찰 및 부산물 가격담합 혐의에 대한 심의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삼양사를 포함한 6개사를 대상으로 밀가루 부산물 가격담합 혐의에 대한 심의 절차도 개시됐다.
해당 사건의 위법 여부와 제재 수준은 별도 판단 대상인 만큼 기존 과징금 면제만으로 관련 불확실성이 모두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재무부담도 커진 상태다. 삼양사의 연결 부채비율은 2024년 말 70%에서 지난해 말 103%로 높아졌다. 과징금 관련 부채 인식과 사채 발행 등에 따른 부채 증가, 순손실로 인한 자본 감소 등이 겹친 영향이다. 올해 6월 말에는 차입금이 작년 말보다 4786억원 늘면서 부채비율이 127%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2020억원에서 6314억원으로 늘었다. 지난 7월 일본 향료기업 소다아로마틱 인수를 앞두고 자금을 확보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삼양홀딩스의 연결 부채비율도 작년 말 99%에서 지난 6월 말 116%로 높아졌다.
본업은 회복세다. 삼양사의 올해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은 6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다. 삼양홀딩스의 연결 영업이익은 897억원으로 37.5% 증가했다.
삼양사의 연결 지배주주 기준 ROE는 2023년 7.6%, 2024년 7.5%였지만 과징금 관련 손실이 반영된 2025년에는 대규모 순손실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본업이 흑자를 기록했음에도 영업외 손실이 순이익을 끌어내린 영향이다.
이에 제재 관련 불확실성을 줄이는 동시에 기존 사업과 신규 투자에서 안정적으로 순이익을 확보하는 것이 재평가의 과제로 꼽힌다.
◇자사주 소각·배당 지속…추가 밸류업 방안 '아직' 삼양그룹은 자사주 소각과 배당을 통해 주주환원을 이어왔다. 삼양홀딩스는 지난해 8월 주주환원 목적으로는 처음으로 자사주 28만주를 소각했고 이달 30일 36만4246주를 추가 소각할 예정이다. 삼양사도 같은 날 자사주 29만6259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배당은 지난해 적자에도 유지했다. 2023~2025년 결산 기준 보통주 주당배당금은 삼양사 1750원, 삼양홀딩스 3500원이었다.
삼양홀딩스는 별도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성향 30~40%를 지향한다는 배당정책을 두고 있다. 삼양사는 이익 변동에 따라 배당금을 비례적으로 조정하기보다 안정적인 현금배당을 유지하면서 점차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기존 주주환원 정책에 더해 저PBR을 해소할 추가 방안은 아직 검토 단계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밸류업을 위해 내부적으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