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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s Partner

넷마블 빅딜 마지막 단추 채워준 '하나은행'

①도기욱 대표 CJ게임즈 재직 시절부터 협력, 코웨이·스핀엑스 인수자금 공급기여

박동우 기자  2023-09-12 15:17:19

편집자주

최고재무관리자(CFO)에게 금융기관은 자금 조달을 위해 상대해야 하는 대상이다. 한 기업에서 CFO가 바뀌면 금융기관들과의 관계도 바뀔 수 있다. 각 CFO별로 처한 재무 환경이 다르고, 조달 전략과 가치관도 다르기 때문이다. 더벨은 기업의 조달 선봉장인 CFO와 금융기관과의 관계를 취재했다. 나아가 CFO에서 시야를 기업으로 넓혀 기업과 금융기관의 관계를 집중 조명한다.
넷마블과 하나은행이 파트너십을 형성한지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활약하는 도기욱 대표가 넷마블 전신인 CJ게임즈에 재직하던 시절부터 협력 관계를 다졌다.

빅딜(Big Deal)의 마지막 단추를 채워준 금융기관이 하나은행이다. 코웨이, 스핀엑스 등 굵직한 인수·합병(M&A) 건마다 자금 공급자로 기여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조달 분야에 그치지 않고 게임 콘텐츠, 디지털 금융 등 사업 협력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넷마블 'M&A전략' 이행 촉매로 활약

넷마블과 하나은행이 처음 연을 맺은 시기는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넷마블은 CJ ENM의 자회사로 'CJ게임즈'라는 간판을 달고 있었다. CJ게임즈는 CJ ENM에서 물적분할한 이래 2년차를 넘겼지만 영업손실을 계속 겪는 등 경영상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 넷마블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직무를 수행하는 도기욱 대표는 당시 CJ게임즈 경영지원실장을 맡아 자금 조달과 예산 수립 업무를 총괄했다. 경영난을 타개하는 취지에서 외부에서 운전자금을 수혈할 필요성이 대두됐고 하나은행과 100억원 한도로 여신 약정을 맺는 수순으로 이어졌다. 2013년에 단기 대출을 실행해 81억원을 끌어다 썼고 현금흐름을 개선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CJ게임즈가 2014년 CJ넷마블을 흡수 합병하며 '넷마블게임즈'로 사명을 바꾸고 2018년 지금의 '넷마블'로 간판을 다시 교체한 뒤에도 하나은행과 협력은 이어졌다. 넷마블 경영진이 인수·합병(M&A)을 발판 삼아 외형을 확장하는 전략을 이행하는데 하나은행이 촉매 역할을 해냈다.

2020년 2월에 가전제품 렌탈 전문기업 코웨이를 인수하는 국면에서 일부 실탄을 공급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넷마블은 웅진씽크빅이 가진 코웨이 지분 25.1%(1851만주)를 사들이는데 1조7400억원을 집행해야 했다.

도 대표는 자체 자금과 외부 차입을 병행하는 방침을 택했다.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 등을 더한 유동성이 2019년 말 별도 기준으로 1조792억원으로 추가 자금 확보가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이 이자율 3.05%를 책정해 5500억원을 빌려줬다.

넷마블은 하나은행에서 차입한지 5개월 만인 2020년 7월에 차환을 단행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초저금리 환경이 조성된 만큼 이자비용 절감을 노린 결정이었다. 하나은행(2500억원), 크레디트스위스은행(1000억원), 미즈호은행(1000억원), 씨티은행(500억원) 등으로 대출금을 분산했고 금리를 1.8~2.11%로 낮췄다.


◇자금조달 공조 넘어 사업제휴 징검다리

창사 이래 최대 자금을 투입했던 딜(Deal)인 '스핀엑스(SpinX)' 인수 건에서도 하나은행의 기여가 돋보였다. 스핀엑스는 소셜카지노 게임 서비스에 특화된 홍콩 기업이었다. 2021년 10월에 스핀엑스 경영권을 확보하는데 21억9000만달러(2조5600억원)를 투입했다.

인수대금 전액을 가용 실탄으로 마련키 어려웠던 만큼 차입처를 물색했고 하나은행을 낙점했다. 넷마블은 1년 만기로 외환 자금 14억달러(1조6787억원)를 대출했다. 상환이 어려워질 가능성에 대비해 보유한 엔씨소프트 지분 195만주를 담보로 제공했다.

스핀엑스 인수를 마무리한 뒤 넷마블은 하나은행에서 빌린 자금을 갚는데 주력했다. 2022년 10월에 만기가 도래하자 3억6500만달러를 상환하는 동시에 잔액 10억3500만달러를 차환했다. 보유 중이던 하이브 주식 753만813주(지분율 18.2%)를 새로운 담보물로 설정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하나은행과 협의해 달러화 차입금을 모두 원화로 차환했다.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차단하는 취지였다. 2023년 6월 말 기준으로 하나은행에서 빌린 인수금융 실탄 잔액은 1조800억원으로 상환 만기는 2024년 6월까지다. 책정된 이율은 5.85%로 종전에 설정한 금리 6.76%와 견줘보면 0.91%포인트 낮추는데 성공했다.

자금 조달을 둘러싼 공조는 사업 제휴로 한층 진화하는 모양새다. 도 대표가 CFO 역할에만 국한하지 않고 경영전략 수립까지 담당하는 대목이 작용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하나은행과 사업적 시너지를 증대하는 취지에서 다각도로 검토해 협력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넷마블과 하나은행은 2021년 5월에 전략적 제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10월에 모의투자 게임 '투자의 마블'을 선보였다. 올해 9월에도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메타버스 게임 '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 내에 하나금융그룹 전용 서비스를 구현하기로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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