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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프로그램 리뷰

윈스, '조금' 열어 본 소각의 문…효과는 아직

[코스닥]작년 총 주주환원액 배당가능익 6%, 본체 '아프리카TV'와 격차 확대

김소라 기자  2024-03-26 13:06:22

편집자주

금융당국은 2024년 1월 상장사 주주가치 제고 독려 및 정책적 지원을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발표했다.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증시 대비 유독 낮은 한국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을 개선하겠다는 목적이다. 이와 맞물려 많은 상장사들은 대규모 주주 환원책을 내놓는 등 정부 정책에 부응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종목들의 주가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 더벨은 주요 상장사들의 밸류업프로그램에 대해 리뷰해보고 단발성 이벤트에 그칠지, 지속적인 밸류업이 가능할지 점검해 본다. 이 과정에서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되는 거버넌스에 미칠 영향과 개선방안을 살펴본다.
보안 솔루션 업체 '윈스'가 창사 이래 첫 주식 소각을 단행했다. 2011년 현재의 '아프리카TV'(구 나우콤)로부터 인적 분할돼 설립된 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올초 금융 당국이 내놓은 상장사 가치 제고 프로그램과 발 맞춰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개선에 팔을 걷었다.

다만 지표 면에서 아직 뚜렷한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비교적 최근 주식 소각을 마무리한 만큼 향후 밸류에이션 변화 추이를 좀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소각 규모 자체에 대한 아쉬움도 따른다. 주주 환원 재원으로 활용 가능한 잉여 자금의 일부분만 금번 자사주 정책에 배정했다. 현재 수익구조가 유지된다고 가정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주주 환원 규모 확대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된다.

윈스는 근래 자사주 소각 작업을 마쳤다. 이달 중순 기보유 자사주 22만주를 이익 소각했다. 이익 소각은 배당 가능 이익으로 주식을 소각하는 방식이다. 전체 발행 주식 수는 줄어들지만 자본금엔 변화가 없다. 윈스는 기보유 자사주 전액을 소각하진 않고 일부는 남겼다. 기보유분의 83%를 그대로 뒀다.


사실상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 동참에 의미를 뒀다. 현재 재무 여력 대비 이번 주주 환원 배정 금액이 유의미한 규모는 아니다. 윈스는 이번 자사주 소각과 더불어 추가 주식 취득 계획도 밝혔다. 이를 모두 합하면 총 48억2700만원이다. 이달 자체 추산한 배당 가능 이익이 1735억원인 점을 고려할 때 아주 일부만 자사주 정책에 배정했다. 구체적으로 최대 주주 환원 가능 여력의 약 2.8%다.

배당도 현상 유지했다. 전년과 동일한 수준의 현금 배당액을 결의했다. 연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약 10% 증가했음에도 배당 지출분엔 변화를 주지 않았다. 그 결과 지난해 기준 연결 현금 배당성향은 29.7%로 직전년도 대비 3%포인트 하락했다. 지출한 현금 배당액은 총 62억7200만원이다. 이를 고려한 지난해 전체 주주 환원 자금(자사주 매입·소각+배당)은 111억원이다. 배당 가능 이익의 6.4%다.

윈스는 중장기적으로 주주 환원 확대에 대한 의지는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윈스 관계자는 "경영진 단에서 자사주 소각, 배당 등 주주 정책과 관련해 강화 기조는 견지하고 있다"며 "배당성향 기준 내부적으론 현재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 보고 있고 주당 배당액을 한번 상향하면 다시 하향하기 어려운 만큼 정책 변경에 대해선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밸류에이션 면에서의 효과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윈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배가 안된다. 시가총액이 자본총계도 오롯이 반영치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피어그룹(비교 기업)과 단순 비교해도 열위다.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등 75개 소프트웨어 업종을 묶은 피어그룹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80.4배다. 반면 윈스 PER은 8.5배에 그친다.

다만 보안 업종 특성상 밸류에이션 반등이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추가 성장 여력이 타 산업 대비 제한적이란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통 매년 수익은 꾸준히 나오는 편이지만 성장성 측면에서 기대가 낮다 보니 주가는 장기간 제자리걸음인 경우가 많다"며 "정부 기조 등 외부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도 업황이 다소 영향을 받는 편"이라 설명했다.

본래 한 몸이었던 아프리카TV와의 밸류에이션 격차는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이날(26일) 기준 아프리카TV 시가총액은 1조4200억원이다. 윈스(1700억원) 보다 8배 이상 덩치가 크다. 아프리카TV PER과 PBR은 각각 23.2배, 4.8배로 나타난다. 윈스와 비교해 기업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 앞서 윈스는 지난 2011년 1월 '나우콤'(현 아프리카TV)으로부터 분할 설립됐다. 1996년 설립된 모체 '윈스테크놀로지'가 2007년 나우콤을 흡수 합병했고 이후 다시 보안사업부만 분리 설립된 게 현재의 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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