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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정원주 부회장의 '부채비율 100% 약속' 중요해진 이유

④중흥그룹 누적 투입자본 1.6조…대우건설 재무구조 개선과 '배당 활용' 자금 회수 연동

이재빈 기자  2025-02-17 07:24:48

편집자주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금융 재구조화에 나섰다. 그동안 인수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은 '승자의 저주'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였다. 조만간 만기를 앞둔 가운데 재구조화를 통해 이자비용을 최소화하는 게 핵심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더벨은 중흥의 대우건설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진행 상황과 의미, 향후 과제 등을 짚어본다.
대우건설의 재무건전성 개선은 중흥그룹에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특히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 부채비율 100% 달성 전까지 배당을 받지 않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문제는 지난해 부채비율이 전년 대비 상승했는 점이다. 영업손익 흑자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금유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외부 차입에 의존한 결과로 풀이된다.

건설업을 영위하는 중흥그룹의 입장도 다르지 않다. 대우건설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현금 창출력이 저하된 상태다. 여기에 대우건설 인수와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투입한 자금이 묶여있다. 대우건설의 배당이 절실해지는 이유다. 이와함께 대우건설의 주가 하락도 잠재적인 위험 요인으로 남아있다.

◇대우건설, 1년새 차입금 1.3조 증가…부채비율 상승세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은 2021년 산업은행과 대우건설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부채비율 100%가 달성되기 전에는 배당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독립경영을 약속한 만큼 목표 재무비율을 달성하기 전까지는 대우건설의 자금을 중흥그룹을 위해 사용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셈이다.

인수 후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은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였다. 인수 직전인 2021년 말 225.1%였던 부채비율은 2022년 말 199.1%, 2023년 말 176.8%를 기록했다. 대우건설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총 1조5144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해 자본을 확충하는 한편 부채를 꾸준히 줄이면서 거둔 성과다. 연도별 순이익 규모는 2021년 4849억원, 2022년 5080억원, 2023년 5215억원 등이다.

문제는 2024년 말 수치다. 부채비율은 192.1%로 잠정 집계되면서 전년 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금 규모가 3조6175억원으로 전년 말(2조3402억원)보다 54.6% 급증한 것이 원인이다.

차입금 증가는 매출채권 회수가 지연된 영향이 크다. 이로 인해 내부적으로 자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외부 차입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부채비율이 상승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현금흐름에서도 이같은 양상을 엿볼 수 있다. 2024년 말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다만 같은해 3분기 말까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조4155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말과 2023년 말 수치는 각각 마이너스(-) 4231억원과 마이너스(-) 8328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으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마이너스 폭이 유독 더 컸다는 얘기다.

원가율 상승도 부채비율 개선의 발목을 잡는 원인이다. 영업이익률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추가 차입 압력을 키우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2021년 85.7%였던 대우건설의 매출원가율은 2022년 88%, 2023년 89.6% 2024년 91.2%로 높아지는 추세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지난해 말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를 신규 선임했다. 김 대표는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사위로 2021년 대우건설 인수단장을 맡아 합병 과정을 총괄했다. 이후에도 고문과 총괄부사장 등을 역임하며 중흥그룹과 대우건설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했다.

현재 김 대표의 역할은 재무건전성 제고의 키맨으로 전해진다. 장남 정 부회장이 해외사업 발굴 등 매출 확대와 수익 다변화라는 임무를 맡고 있다면, 김 대표는 살림꾼으로서 회사의 재무를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김 대표는 취임 후 재무와 전략 기능을 합친 재무전략본부를 출범시키는 등 건전성 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흥, 3년간 인수 관련 누적 투입 자금 1.6조…2027년부터 계열사 차입금 만기도래

중흥그룹 입장에서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이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긍정적이지 않은 현상이다. 건설경기 침체로 인해 자체적인 현금창출능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배당을 통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기가 미뤄지는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에 투입한 자금은 총 2조670억원이다. 1조2000억원의 인수금융을 제외하면 초기에 투입된 현금은 약 8670억원에 달한다. 인수에 투입된 자본 규모는 늘어나는 추세다. 중흥그룹이 인수금융을 꾸준히 상환해 왔기 때문이다. 앞서 중흥그룹은 3000억원 규모 브릿지론을 상환했다.

여기에 이번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4500억원을 인수금융 대주단에 추가 상환하는 점을 고려하면 총 1조6000억원이 넘는 자본이 투입된다. 그럼에도 인수 후 3년간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은 배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가 현재까지는 사실상 무수익 투자인 셈이다.

중흥그룹이 앞으로 상환해야 하는 채무의 규모도 상당하다. 리파이낸싱되는 인수금융 3500억원 외에도 중흥토건이 지난해 그룹 계열사들로부터 조달한 장기차입금 1조1430억원의 만기가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도래할 예정이다. 중흥토건 입장에서는 대우건설로부터 배당을 받을 경우 자금줄에 숨통을 틔울 수 있는 셈이다.

대우건설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13일 종가 기준 대우건설의 주가는 3580원으로 집계됐다. 중흥그룹의 인수가격인 주당 9800원의 36.5% 수준에 불과하다.

대우건설 주가 하락도 중흥그룹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중흥그룹은 인수금융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 주식 전체를 담보로 제공했다. 담보물은 중흥토건이 보유한 1억6874만4967주(40.6%)와 중흥건설이 보유한 4218만6242주(10.15%) 등이다.

인수금융 시장에서 담보가치 하락은 악재로 인식된다. 담보유지비율 조항이 있을 경우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하락하면 차주가 추가 담보를 제공하거나 현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추가 담보나 현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대주단이 담보로 맡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긍정적인 요소는 현재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금융에 담보유지비율에 관한 약정이 없는 점이다. 다만 담보물의 시장가치가 크게 하락함에 따라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대주단이 추가 담보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인수금융 대주단 관계자는 "대우건설 주가가 최초 인수금융 대출약정 체결 당시보다 크게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경영권 프리미엄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추가담보를 요구하지 않았지만 향후 주가 낙폭이 커지면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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