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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글로벌전략 점검

우리카드, 인니에서 글로벌 확장 본궤도

②중고차·중장비·신차금융까지 포트폴리오 다각화…경영공백 해소로 조직 안정화

김보겸 기자  2025-06-02 14:04:33

편집자주

국내 카드사들에겐 글로벌이 선택이 아닌 필수다. 포화된 내수시장을 넘어서기 위해 수익원 다각화 돌파구로 해외 진출이 절실해졌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글로벌 불확실성은 아시아 저개발국 금융시장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쿠데타 같은 정치리스크와 지진 등 자연재해도 영업을 위협하고 있다. 위기와 기회가 교차하는 시점, 카드사들 해외사업 현주소와 미래 전략을 점검해 본다.
우리카드가 인도네시아 법인을 통해 글로벌사업 축을 바꾸고 있다. 앞서 진출한 미얀마 법인의 경영환경이 쿠데타 이후 악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인도네시아 법인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2022년 현지 금융사를 인수해 출범한 '우리파이낸스 인도네시아'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3년 만에 자산은 50% 증가한데다 순이익은 두 배 넘게 늘었다. 중고차와 중장비, 신차금융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더해 AI 기반 신용평가 시스템과 계열사 시너지까지 본격화하며 우리카드의 글로벌 전략 핵심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해외사업 첫 무대 미얀마, 쿠데타 악재로 인니 역할 커져

우리카드의 글로벌사업은 미얀마에서 시작됐다. 지난 2016년 우리카드는 자체 설립한 첫 해외법인 투투파이낸스 미얀마를 통해 동남아 시장 개척에 나섰다. 하지만 2021년 발생한 군부 쿠데타로 상황은 급변했다. 당시 투투파이낸스 미얀마의 순이익은 12억원으로 전년(36억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미얀마에서 자체법인 설립을 통해 진출했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전략을 달리 했다. 현지 금융사인 '바타비아 파이낸스'를 2022년 3월 약 1300억원에 인수하며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외국계 금융사의 신규 금융사 설립이 사실상 불가능한 인도네시아의 규제 환경을 고려한 결정이다.

인수 3개월 만에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 승인까지 받았다. 이는 한국 금융사 중 역대 최단기간을 기록한 사례다. 이후 출범한 우리파이낸스 인도네시아 지분 84.51%은 우리카드가 보유하고 있다.

초기 기반은 탄탄했다. 우리카드가 인수한 바타비아 파이낸스는 중고차 할부금융과 중장비 리스사업에 강점을 가진 회사로 인수 당시 1100여명의 임직원과 72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었다.

우리카드는 여기에 국내 신차 할부금융 노하우를 접목해 신차 할부금융 상품을 확대했다. 2023년에는 전기오토바이 할부금융 상품도 선보였다. 같은 해 하반기에는 뽄독인다, 시뎀뿌안, 마글랑 등 3개 지점을 차례로 신설하며 영업망을 확대했다. 2025년 현재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총 75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인도네시아 법인은 탄탄한 초기 기반을 토대로 빠르게 성장했다. 출범 당시 1622억원이던 총자산은 지난해 말 2457억원으로 증가했다. 3년 만에 외형이 51% 성장한 것이다.

자산 성장은 영업채권 확대로 이어졌다. 할부금융 등 캐피탈금융채권은 지난 2023년 1114억원에서 작년에는 1294억원으로 16% 증가했다. 금융리스채권은 같은 기간 251억원에서 345억원으로 37% 늘었다. 다만 일반대출채권은 35억원에서 12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수익도 늘었다. 2024년 영업수익은 328억원으로 전년(277억원) 대비 18% 증가했다. 다만 순이익은 56억원으로 2023년(69억원) 대비 19% 감소했다.



◇디지털 기반 신용평가로 현지 고객 접근성 확대

디지털 기반 신용평가로 신용정보가 부족한 현지 고객층에 대한 접근성도 높이고 있다. 우리파이낸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9월 AI 기반 금융사 PFCT와 협력해 AI 신용평가 시스템 '에어팩'을 도입했다. 고객의 전자상거래 내역과 공과금 납부 이력, 소셜미디어 활동 등을 분석해 대출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솔루션이다.

작년까지 이어졌던 경영공백을 해소한 것도 긍정적이다. 지난 2023년 서혁진 초대 법인장이 물러난 뒤 법인장 자리는 1년 반 가까이 공석이었다. 우리카드는 이헌주 현 법인장을 같은 해 6월 신임 법인장으로 내정했지만 OJK의 첫 번째 자격심사에서는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이후 두 번째 심사를 통과해 2024년 7월 공식 취임에 성공했다. 새로운 법인장 체제가 출범하면서 현지 영업과 대외 협업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우리카드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계열사 시너지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앞서 진출한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과의 시너지로 성장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화를 통해 기업금융과 리테일에서 고른 성과를 내고 있는 우리소다라은행과의 대출 연계, 고객 공유 등을 통해 향후 인도네시아 내 리테일금융 확대를 노리고 있다.

우리카드의 인도네시아 공략은 지주 차원의 전략이기도 하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말 인도네시아를 직접 방문해 우리파이낸스 인도네시아 및 우리소다라은행의 영업 현황을 점검하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8000만명으로 세계 4위 규모 수준의 시장이다. 2022년부터 3년 연속 연 5%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민간소비가 견조하고 금융소외층에 대한 접근이 중요한 시장인 만큼 우리카드의 금융모델이 현지에서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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