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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스튜디오드래곤의 주가가 공고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9일 종가는 4만9300원인데요. 지난해 8월 3만3000원대까지 내려앉았던 것에 비해 50%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다만 장기적인 흐름으로 봤을 때는 여전히 아쉬운 수준입니다. 스튜디오드래곤의 주가는 2021년부터 우하향 흐름을 보여왔습니다. 특히 2023년부터 하락폭이 가팔라졌는데요. 2023년 연초 8만원대였던 주가는 그해 말 5만원대까지 내려앉았습니다. 이와 같은 흐름은 지난해 9월까지 이어졌는데요. 연말 하락 흐름을 끊어내고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반등 흐름을 만들어낸 것은 외국인 투자자입니다. 지난 1년간 외국인 투자자는 108만주를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기관 투자자도 76만주를 순매수하며 힘을 보탰는데요.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는 181만주를 순매도했습니다.
◇Industry & Event 스튜디오드래곤은 2016년 CJ ENM의 드라마사업부문이 물적분할하며 설립된 기업입니다. 지분 54.38%를 보유한 CJ ENM의 자회사입니다. 드라마를 기획 및 제작해 방송사나 미디어 플랫폼에 유통해 수익을 거두는 콘텐츠 기업으로, 코스닥에는 2017년 상장했습니다.
스튜디오드래곤의 분할은 성공적이었습니다. 연결 기준 2016년 1544억원 수준이었던 회사 매출액은 2023년 7531억원까지 커졌습니다. 7년간 연평균성장률(CAGR)은 25.4%에 달합니다. 매출 성장뿐만 아니라 꾸준히 이익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실적은 실망스러운 수준입니다. 2024년 스튜디오드래곤의 매출액은 5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6.9%나 감소했습니다. 스튜디오드래곤의 출범 이후 이토록 큰 역성장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매출 감소로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34.8%나 줄었습니다.
올해 1분기는 더 심각합니다. 1분기 스튜디오드래곤의 매출액은 13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3%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7억원으로 80.1% 줄었습니다.
실적 부진의 원인은 주요 작품들의 흥행 부진입니다. 스튜디오드래곤 콘텐츠의 평균 시청률은 전년 대비 3.1%포인트(p) 감소했습니다. 특히 50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의 흥행이 실패한 영향이 큽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실적 흐름과 주가 흐름이 상반됐다는 점입니다. 스튜디오드래곤의 주가는 최대 실적을 경신했던 2023년부터 악화되기 시작했는데요. 방송광고 업황의 둔화로 제작 편수가 줄어들면서 실적 감소가 예고됐기 때문입니다. 2024년 실적 부진이 2023년부터 선반영된 셈인데요. 1분기 실적 부진에도 주가가 공고한 흐름을 보이는 것도 같은 이유로 풀이됩니다.
회사는 2분기부터 본격적인 반등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올해 2분기에는 1분기보다 7개 많은 16개 콘텐츠가 제작될 예정입니다. 특히 기대를 모으는 것은 글로벌 사업인데요. 지난 1분기에 이어 2개 글로벌 콘텐츠를 편성합니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8일 미국 콘텐츠 제작사 스카이댄스에 947억원을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Market View 국내 최대 드라마 제작사인 만큼 스튜디오드래곤을 다루는 증권사 리포트도 다양합니다. 지난 5월에만 10개의 증권사 리포트가 발간됐는데요. 이중 KB증권을 제외한 9개 보고서가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했습니다. 가장 높은 목표가는 DB증권이 제시한 6만5000원이고, 메리츠증권과 하나증권의 5만9000원이 가장 낮은 목표가입니다. 20%가량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평가한 셈입니다.
이기훈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성장 동력으로 중국의 '한한령 완화'를 꼽았는데요. 그는 "실적은 부진하나 한한령 완화 뉴스에 따라 (주가가) 움직인다"며 "한한령 완화시 예상 영업이익은 약 1000억원 내외로, 영업이익 기준 25~30배(PER)를 적용하면 적정 시가총액은 2.5조~3조원"이라고 제시했습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방영회차 감소, 제작비 500억원 규모의 별들에게 물어봐의 시청률 부진에 따른 전회차 시청 패널티(시청률 부진시 매체로부터 받는 방영권료 삭감) 영향으로 부진했다"며 "별들에게 물어봐의 매출이 1분기에 모두 인식됐지만 방영권료를 제외한 동시방영 판권은 2분기까지 상각이 진행돼 비용이 부담된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다만 "올해 25편의 콘텐츠 편성을 전망하고 있다. 2024년 대비 6편 늘었는데, 하반기 편성 콘텐츠가 16편으로 비중이 높고 제작 효율화도 하반기에 성과가 나타날 전망"이라며 하반기에 기대를 표했습니다.
증권사들이 예측한 스튜디오드래곤의 올해 매출액은 약 5900억~6500억원 수준입니다. 지난해보다는 성장할 것을 예상했지만 2023년에 비해서는 아쉬운 수치입니다.
◇Keyman & Comments 스튜디오드래곤의 핵심 키맨은 장경익 대표입니다. 경북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영화 투자배급사 뉴(NEW)와 그 종속회사 스튜디오앤뉴의 대표직을 역임했는데요. 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영화 '7번방의 기적', '부산행' 등을 제작한 인물입니다. 지난해 8월 자리에서 물러난 김제현 대표를 대신해 스튜디오드래곤의 방향타를 쥐게 됐습니다.
더벨은 스튜디오드래곤에게 최근 실적과 향후 계획 등을 묻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는데요.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실적 부진과 관련 "드라마 업황 부진에 따른 방영회차 축소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글로벌 오리지널 납품 등을 통해 편성 공백 영향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서 "올해 연간 라인업의 60% 이상이 하반기에 집중돼 있다. tvN 수목드라마 재개, 일본 등 해외 현지제작 본격화, OTT 오리지널 확대,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실적을 회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해외 진출 전략에 대해서도 내용을 공유했는데요. 그는 "최근 일본 드라마 시장에 직접 진출하면서 3개 국가(한국, 미국, 일본)에서 드라마 IP를 동시에 제작하는 스튜디오가 됐다"며 "해외 크리에이터와 K드라마의 강점을 결합시켜 K-드라마 산업의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