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은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을 연 5% 수준으로 제한하는 동시에 우리투자증권의 성장을 뒷받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우투증권은 최근 인수가 확정된 동양생명과 함께 그룹 비은행 포트폴리오 핵심이다. 위험가중치가 높은 자산을 주로 취급하는 업종 특성상 증권사 성장에 따른 RWA 증가는 필연적이다.
5년내 업계 10위권을 노리는 우투증권의 성장 목표를 고려하면 RWA 관리 부담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금융은 우투증권 출범을 위해 임원진을 대대적으로 영입해 그룹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은행의 RWA 한도를 줄이는 방식으로 우투증권에 힘을 실어주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우투증권 RWA, 그룹 내 2%…KB·신한은 10% 수준 우리금융은 지난해 말 기준 그룹 RWA 236조원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이 RWA 192조원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우리카드 19조원, 우리금융캐피탈 12조원 순이다.
우투증권 RWA는 5조원으로 그룹 내 비중이 2%에 불과하다. 업계 최하위 증권사였던 한국포스증권을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출범해 자산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포스증권 M&A는 자산을 키우기보다 증권업 라이선스를 확보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보강하는 차원이었다.
증권업은 위험가중치가 높은 자산을 다뤄 금융지주 내 비은행 계열사 중 RWA가 큰 편이다. KB금융에서는 KB증권이 KB국민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신한투자증권은 신한은행, 신한카드에 이은 3순위다. 신한카드가 카드업계 1위 사업자고 신한투자증권은 중위권 플레이어임에도 양사의 차이가 크지 않다.
다른 금융지주 RWA 현황을 보면 우리금융의 증권 계열사 RWA 비중은 낮은 편이다. KB증권 RWA는 40조원으로 그룹 RWA의 11%를 차지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34조원으로 10% 비중이다. 우리금융이 증권업 성장을 염두에 둔 자본 배분 전략을 쓴다면 우투증권도 전체 RWA의 10%를 차지하는 수준까지 증가할 수 있다.
우투증권이 5년 내 업계 10위권 도약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RWA 증가는 당연한 수순이다. 현재 신한투자증권이 증권사 자산 규모 8~10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우투증권이 10위권에 합류하려면 신한투자증권 수준의 자산과 RWA를 쌓아야 하는 셈이다. 양사 RWA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7배가량 차이가 난다.
◇1분기 그룹 RWA 역성장…전사적 리밸런싱 조짐 우리금융은 우투증권의 RWA 증가를 마냥 독려할 수 만은 없는 입장이다. 밸류업 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그룹 차원의 연간 RWA 성장률을 5% 수준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5%는 명목 GDP 상승률과 비슷한 수준으로 효율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병행할 수 있는 성장률로 여겨진다. 우리금융은 우투증권의 RWA까지 포함해 그룹 성장률을 맞춰야 한다.
우리금융은 지난 1분기 RWA 233조원으로 전년 대비 3조원(0.6%) 감소했다. 목표로 삼고 있는 보통주자본(CET1)비율 12.5% 도달 시점을 앞당기는 차원에서 우리은행의 자산을 리밸런싱 한 게 그룹 RWA 감축에 영향을 미쳤다. 우리은행은 신용등급이 낮아 위험가중치가 높은 자산 위주로 감축을 도모하고 있다.
우리은행 내부적인 조율 뿐만 아니라 그룹 차원의 RWA 리밸런싱이 이뤄질 조짐이다. 우리은행의 RWA 성장 속도를 늦춰 확보한 여력을 우투증권 지원에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우리은행은 RWA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고환율 기조가 지속되면 기업금융 영업 활성화에 신중을 기한다는 입장이다. 우투증권은 조직 개편과 인력 영입을 완료한 만큼 비즈니스를 본격화해야 하는 시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투증권이 옛 대우증권 출신 인력을 대대적으로 영입한 상태여서 머지 않은 시점에 비즈니스를 본궤도에 올려 놓아야 한다"며 "RWA 한도가 넉넉히 부여되지 않으면 사업을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어 우투증권 출범을 주도한 지주 차원의 전폭적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