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이 올 상반기 빠른 속도로 보통주자본(CET1)비율을 개선하고 속도 조절에 돌입했다. 일찌감치 목표치였던 12.5%를 달성한 데 이어 13%도 가시권에 들어왔지만 현 수준에서 안정적인 관리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새 목표인 13% 도달 시점은 내년으로 정해졌다.
CET1비율 개선 속도를 한 템포 늦춘 건 영업 활성화에 따른 위험가중자산(RWA)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과 올 상반기 우리은행이 RWA를 감축하면서 그룹 CET1비율 개선을 견인했으나 하반기에는 기업금융 영업에 재시동을 걸어야 한다. 우리투자증권도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시점이 됐다.
◇신규 주주환원 발표 없이 '정중동' 행보 
우리금융이 발표한 2025년 상반기 경영 실적에 따르면 2분기 CET1비율 12.76%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12.13% 대비 63bp 개선됐다. 지난 1분기 12.45%와 비교해도 31bp 올랐다.
우리금융의 CET1비율 개선 속도는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당초 우리금융은 2024년 12.3%, 2025년 12.5%에 도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1분기 연말 목표였던 12.5%에 근접했을 뿐만 아니라 2분기에는 초과 달성에 성공한 것이다.
CET1비율 개선에 탄력이 붙자 시장에서는 13% 조기 달성에 대한 기다감도 조성됐다. CET1비율이 높아질수록 우리금융이 주주환원 규모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다른 은행지주에 비해 낮은 CET1비율에 머무르고 있는 탓에 주주환원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
하지만 우리금융은 CET1비율 관리 템포를 조절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매분기 30bp가량 개선한 올 상반기 흐름을 이어가면 연말 13%에 충분히 도달할 수 있으나 12.5~13% 수준의 CET1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동양생명 자회사 편입 조건부 승인을 위한 CET1비율 제고 작업이 일단락 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 하반기 새로운 주주환원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CET1비율을 당분간 현 수준에서 유지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다른 은행지주의 경우 하반기 2000억~8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내놓았으나 우리금융은 신규 계획이 없다. 대폭 개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대적인 CET1비율이 낮고 하반기 추가 개선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규제, 기업금융 영업 불가피…증권 RWA 증가도 감수 우리금융은 동양생명 인수를 위한 자본비율 개선을 최우선시했던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는 영업에 자본을 투입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룹 주포인 우리은행이 상반기 RWA 감축을 감수하면서 그룹 CET1비율 개선을 뒷받침했으나 하반기에는 영업을 활성화해야 한다.
하반기 가계대출 영업이 어려워진 것도 CET1비율 레벨 상승이 힘든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 당국은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부동산 가격 급등을 막는 차원에서 주택담보대출 제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담대는 담보 존재로 RWA 위험가중치가 낮아 은행권 이자이익을 극대화해준 상품이다.
대신 생산적 금융 차원에서 중소기업 대출을 활성화해달라는 게 금융 당국 입장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수년간 중기 대출에 힘을 실어왔다. 올 상반기 RWA 리밸런싱 차원에서 기업대출 잔액을 줄이기도 했으나 금융 당국 방침을 따르려면 하반기 영업을 재개할 필요가 있다. 중기 대출은 위험가중치가 높아 CET1비율 관리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우투증권이 올 상반기 투자매매업 인가를 받고 영업을 본격화하는 것도 CET1비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투증권은 지난해 출범했으나 라이선스를 추가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면서 사실상 올 하반기부터 비즈니스를 가동하고 있다. 증권사가 취급하는 자산은 위험가중치가 높아 그룹 CET1비율 상승을 제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