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이 보통주자본(CET1)비율 개선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CET1비율은 우리금융의 고질적 약점으로 꼽힌다. 2010년대 민영화 과정에서 비은행 계열사를 매각하고 지주사 체제를 해체한 탓에 수년간 보통주자본을 축적 규모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후 재차 계열사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CET비율 관리 난이도가 한층 더 높아졌다.
이같은 악조건을 딛고 우리금융은 CET1비율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키고 동양생명을 품으면서 종합금융그룹을 완성한 만큼 지주사 체제를 지탱할 자본 체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당초 목표로 했던 CET1비율을 조기에 달성하면서 균형잡힌 성장을 도모할 채비를 마쳤다.
◇'지주사 해체' 5년 공백…타사와 벌어진 격차 우리금융 보통주자본은 올 상반기 기준 29조4070억원이다. KB금융(48조6683억원), 신한금융(46조2986억원), 하나금융(37조7260억원) 등 함께 4대 금융으로 분류되는 곳들과 비교해 보통주자본 체급이 가장 낮다. 이 때문에 보통주자본은 우리금융의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타사 대비 보통주자본 규모가 작은 배경에는 지주사 체제 공백이 자리한다. 우리금융은 2014년 예금보험공사의 공적자금회수 과정에서 비은행 계열사를 매각하고 지주사 체제를 해체했다. 이후 민영화를 거쳐 2019년 지주사를 다시 설립하기까지 약 5년 동안 은행업에 의존해야 했다.
이 기간 우리금융 CET1비율은 후퇴했다. 지주사 해체 직전이었던 2014년 2분기 9.24%였던 CET1비율은 재건 첫해인 2019년 말 8.4%로 하락했다. 보통주자본은 13조3910억원에서 19조1350억원으로 늘었으나 위험가중자산(RWA)이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CET1비율이 하향 조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비은행 순이익을 자본으로 축적하지 못한 게 CET1비율 하향 조정에 결정적이었다. 은행업은 금융지주 순이익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RWA 증가를 감수해야 한다. RWA 증가는 CET1비율 하락 압력으로 이어진다. RWA 관리 부담이 덜한 비은행 포트폴리오 경쟁력 확보가 CET1비율 개선 첩경이지만 우리금융의 경우 구조적으로 불가능했다.
지주사 해체 여파로 우리금융과 다른 은행지주 CET1비율 격차가 벌어졌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 중 유일하게 12%대에 머무르고 있다. 13.5%를 돌파한 KB금융, 신한금융은 물론 13% 초중반대에 안착한 하나금융과도 차이가 있다. 영업 또는 밸류업 전략을 수립할 때 불리한 조건을 감수해야 하는 입장이다.
◇비은행 재건 작업, CET1비율 관리 부담 작용 2019년 지주사 체제를 재건하고 비은행 계열사를 재차 추가하는 과정도 CET1비율 관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M&A로 인해 피인수사 RWA가 그룹에 추가되면서 CET1비율 하락 압력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지주사 2기 체제 초반 캐피탈, 저축은행 등 RWA 관리 난이도가 높은 계열사가 추가돼 CET1비율 개선이 한층 더 어려운 과제가 됐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취임 후 추가된 우리투자증권도 RWA 관리가 녹록지 않은 계열사다. 증권사는 카드사와 함께 영업에 따른 RWA 증가폭이 큰 비은행 계열사로 꼽힌다. 우투증권이 증권업계 최하위권으로 출범해 공격적으로 세를 확장해야 하는 만큼 가파른 RWA 증가를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금융은 최근 CET1비율을 빠른 속도로 개선하고 있다. 지난해 말 12.1%를 기록해 12%대에 안착했고 올해 1분기 12.45%, 2분기 12.76%가 됐다. 당초 올해 연말 12.5%에 도달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일찌감치 목표치에 도달했다. 관리 목표치는 13%로 상향 조정했다. 우리은행이 RWA 감축을 감수하면서 자본비율 개선이 가능했다.
임 회장 체제에서 CET1비율 약점 해소라는 해묵은 과제를 해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임 회장은 취임 후 예보 잔여지분 매입, 자산운용사 통합, 증권업과 보험업 진출 등 등 오랜 기간 미뤄진 과제를 추진해 매듭지었다. 여기에 CET1비율 개선이 더해져야 균형잡힌 중장기 성장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