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금융지주 RWA 매니징 점검

우리금융, '기업금융 명가 재건' 전략 새판짠다

①기업대출 위주 자산 구성, 높은 자본비율 관리 난이도…'중기 대출' 옥석가리기 핵심

최필우 기자  2025-06-12 11:28:50

편집자주

시중은행지주가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금융 성장을 목표로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던 1~2년 전과 달리 올해는 자본비율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밸류업이 은행권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위험가중자산(RWA) 매니징을 대출 성장보다 우선시하게 된 영향이다. 앞으로는 순이익 규모보단 밸류업 성과로 CEO와 경영진에 대한 평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금융지주 보통주자본(CET1)비율 관리 핵심인 RWA 매니징 현황과 중점 과제를 사별로 살펴봤다.
우리금융이 위험가중자산(RWA) 관리까지 염두에 둔 '기업금융 명가 재건' 전략을 추진한다.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의존도가 높아 RWA 관리에 만전을 기하지 않으면 자본비율 관리가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지난해 성장에 치우친 영업 전략으로 보통주자본(CET1)비율 관리에 애를 먹은 경험을 반복하지 않는다는 목표다.

위험가중치가 높은 중소기업 대출 관리가 관건이다. 우리은행은 전통적으로 대기업 영업에 강점을 갖고 있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면 중소기업 고객층을 두텁게 만들어야 한다. 신성장 산업군에 속한 유망 기업, 지금은 여건이 좋지 않으나 기술력을 확보한 법인 고객을 가려내는 게 관건이다.

◇전통의 기업금융 강자, CET1 관리는 난항

우리금융은 은행 의존도가 높은 계열사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2019년 지주사 체제를 복원하고 최근 우리투자증권, 동양생명을 그룹사로 추가했으나 은행업과 균형을 맞출 만한 외형을 갖추지 못했다. 우리은행 신용 RWA가 그룹 전체 자본비율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구조다.


우리은행은 전통적으로 기업금융 중심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원화대출금 현황을 보면 기업대출 183조원, 가계대출 144조원을 기록했다. 기업대출 비중이 56%로 절반을 웃돈다. 대기업 영업을 주력으로 삼던 옛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합병으로 우리은행이 출범한 영향이다.

통합 우리은행이 출범한 이후 소매금융을 꾸준히 강화했으나 점유율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옛 주택은행과 국민은행 합병으로 소매금융 절대 강자 지위를 확보한 KB국민은행, 옛 신한은행과 조흥은행 합병으로 리테일과 기업금융 조화를 이룬 신한은행과 경쟁이 만만치 않다. 후발주자 하나은행도 꾸준히 개인 고객 저변을 넓히고 있다.

기업금융 중심 포트폴리오는 우리금융의 CET1비율 관리 난이도를 높였다.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이 CET1비율 13%대에 안착한 것과 달리 우리금융은 12%대에 머무르고 있다. 연말 기준으로 12%를 넘어선 것도 지난해 말이 처음이었다. RWA 증가 부담이 덜한 소매금융 자산과 달리 법인 대출은 위험가중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영향이다.

지난해 기업금융 영업에 제동이 걸린 것도 위험가중자산 증가 부담을 견디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2023년 220조원이었던 우리금융 RWA는 2024년 235조원으로 6.8% 성장했다. 지난해 4분기 우리은행 KPI에 변화를 주면서 RWA를 감축해 CET1비율 12%대 달성이 가능했다. 외형 성장 일변도 전략은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교훈을 얻었다.


◇중소기업 영업이 돌파구, 양보다 질 높인다

지난 1분기 RWA는 233조원이다. 지난해 말에 비해 2조원 감소했다. 통상적으로 금융그룹은 RWA 성장을 전제로 계열사를 경영한다. RWA 역성장은 자본비율 개선에 도움이 되지만 실적 부진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이 CET1비율 개선에 얼마나 절실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중소기업 영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존 전략은 계승하기로 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취임 후 기업그룹과 중소기업그룹을 통합하고 중소기업 영업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했다. 소매금융 점유율 확대에 한계가 있고 이미 상당한 규모를 갖춘 대기업 영업에만 의존해서는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중소기업 대출 양보다는 질에 초점을 맞추는 게 지난해와 다른 점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영업조직 KPI에 리밸런싱(감축) 항목을 두고 있다. 대출을 확대 뿐만 아니라 감축도 실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비우량 역마진 여신을 줄이는 게 핵심이다.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 제공된 대출을 줄이면 RWA 관리가 한결 용이해진다는 점을 고려했다.

신규 대출을 제공할 때도 RWA를 염두에 둔다. 우량여신, 보증서담보대출, 기술금융 요건을 충족시키는 중소기업 중심으로 기업 고객을 확대한다. 현재는 신용등급이 다소 낮아도 중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을 갖춘 기업을 선별하는 작업에 힘을 주고 있는 것이다. 고객사 부실 발생으로 대출 위험가중치가 높아질 가능성도 원천 차단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 정진완 행장이 취임하고 기업그룹을 재편하면서 중소기업 영업을 강화하는 기조는 한층 더 강해졌다"며 "양적 성장을 중시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영업의 질을 중시하고 RWA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