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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인수비용 떠안은 대한항공 차입금만 12조

⑥[차입금]한국공항, 2008년부터 순현금…사업색채 같은 아시아나IDT도 현금부자

최은수 기자  2025-06-19 15:08:18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기업의 영업·투자·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집계하고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에서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그룹의 재무적 변화를 살펴본다. 그룹 뿐만 아니라 업종과 시가총액 순위 등 여러 카테고리를 통해 기업의 숫자를 분석한다.
한진그룹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서 중추 역할을 담당한 대한항공의 2024년 말 차입금이 12조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비용을 주력 계열사로서 감당한 결과 2023년 약 4조8000억원에서 8조원이 늘어났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한진그룹 상장계열사는 양호한 차입금 기조를 나타냈다. 진에어는 2023년 이후 순현금 상태로 전환했고 한국공항과 아시아나IDT 모두 양호한 현금 보유고를 나타냈다.

◇대한항공, 순차입금 4조→12조 늘리며 아시아나 인수 매조지

THE CFO는 작년과 2023년 한진그룹의 상장 계열사에 대한 순차입금 및 순차입금/EBITDA를 집계했다. 대상 회사는 △한진칼 △대한항공 △한진 △진에어 △한국공항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총 8개사다. 이 가운데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아시아나IDT는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품으면서 새로 확보한 상장 계열사다.

상장 계열사 중에선 대한항공의 차입금 증가세가 가장 컸다. 2023년 기준 4조7720억원이던 대한항공의 차입금은 2024년 12조7325억원으로 늘었다. 차입금 증가세는 166.8%다. 한진그룹 8개 상장 계열사 가운데 가장 증가세가 컸다. 대한항공은 한진그룹 매출의 90% 가까이를 책임지는 핵심계열사다.


대한항공은 순차입금이 10조원을 돌파했지만 양호한 현금창출력을 가진 덕에 순차입금 상환 역량을 적정선에서 지키는 데 성공했다. 2023년 1.4배였던 대한항공의 순차입금/EBITDA는 2024년 3.3배로 약 1.9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 차입금 규모가 3배 가까이 늘어났지만 그에 맞춰 현금창출력도 상승한 일종의 선순환을 보인 셈이다.

2023년 순현금을 나타내기 시작한 진에어는 2024년 순현금 규모를 1000억원대까지 끌어올렸다. 순차입금/EBITDA 또한 음의 지표(-)를 나타내면서 안정적인 현금흐름 추이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앞서 대한항공과 진에어 모두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 난국을 딛고 반등을 시작했단 점을 현금흐름과 차입금 관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각 기업별로 살펴보면 에어부산의 경우 2024년 순차입금이 약 1000억원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났다. 에어부산 또한 2020년 초 LCC에도 찾아온 고유가와 여객 수요 급감 속에서 고민이 컸다. 다만 2023년 이후 확연한 현금창출력 증가세를 나타내며 차입 부담이 증가한 속에서도 1배 후반의 순차입금/EBITDA 추이를 지켜냈다.

◇그룹 현금부자는 '지상조업' 담당하는 한국공항·아시아나IDT

한진그룹 계열사 별 규모나 기여도로 보면 단연 현금창출력과 레버리지 모두 대한항공이 압권이다. 그러나 항공·물류업을 직격하는 각종 변수 속에서도 순현금 체제를 장기적으로 이어오는 계열사들도 짚어볼 만하다.

지상 항공조업을 주업으로 하는 한국공항은 안정적으로 순현금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961억원 규모의 순현금 추이를 나타냈다. 한국공항은 2008년부터 순현금으로 전환한 후 20년 가까이 순현금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공항은 항공기 지상조업을 주력사업으로 삼는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기해 글로벌 단위로 이동에 제약이 생기자 잠시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2020년 50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에 2021년부터 3년 동안은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다만 2024년부터 배당을 재개하면서 이제는 팬데믹을 전후한 긴축이 끝자락에 왔음을 시사했다.

아시아나계열에서 항공기 지상조업을 담당하는 아시아나IDT도 2021년부터 순현금 체제를 고수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점유율 차이가 크다보니 각 부대사업을 담당하는 한국공항과 아시아나IDT의 현금창출력에도 일부 차이를 보인다. 다만 안정적인 현금 확보 측면에선 두 회사가 그룹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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