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메가캐리어를 완성한 올해부터 본격적인 사업 시너지를 얻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2025년을 기점으로 '10대 총수 그룹'으로도 복귀했다. 상장사는 5곳에서 8곳으로 늘었으며 전반적인 그룹 수익성도 빠른 개선세를 보인다.
올해 1분기까지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연환산하면 8곳의 상장사 가운데 5곳이 두자릿수를 나타냈다. 마침 2023년 진에어, 2024년엔 아시아나항공이 차례로 재무구조 개선 차 빅배스(big bath·대규모 손실 처리)를 단행한 것도 반등의 동력으로 작용한다.
◇ROE 으뜸 한진칼…신규 합류 아시아나계열은 하위 THE CFO는 작년과 2023년 한진그룹의 상장 계열사에 대한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집계했다. 대상 회사는 △한진칼 △대한항공 △한진 △진에어 △한국공항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총 8개사다. 이 가운데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아시아나IDT는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품으면서 새로이 확보한 상장 계열사다.
이들 가운데 2024년 말 기준 ROE가 가장 높은 곳은 지주사인 한진칼이다. 16.61%로 상당히 양호한 ROE를 나타냈다. 통상 지주사는 사업 대신 자회사 관리 및 투자, 배당금으로 수익을 인식한다. 이 상황에서 꾸준히 두자릿수가 넘는 ROE를 나타냈단 건 자회사 등에서 양호한 배당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뜻이다.
역시 꾸준히 두자릿수 ROE를 기록중인 대한항공의 경우 직전 5년 간 배당성향이 10배가량 증가했다. 대한항공의 사업 성과는 당초 2020년 초반엔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이 심화하며 잠시 흔들렸다. 그러나 한때 치솟았던 유류비기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고 여행객이 반등을 시작한 점, 중국향 물류 증가 등이 겹치며 빠르게 본 궤도로 돌아왔다.
대한항공 자회사인 한국공항도 2024년 말 기준 11.30%로 양호한 ROE를 나타냈다. 한국항공은 항공기가 공항에 도착하고 출발하기까지 필요한 지원 활동 일체를 담당하는 항공기 지상조업을 주업으로 한다. 항공기가 주기장에 들어오도록 돕는 항공기 유도, 항공기 토잉(Towing), 급유, 수화물 운반과 탑재 등을 포함한다.
이밖에 객실청소와 항공기 외부 세척도 지상조업의 일환이다. 앞서 대한항공과 한국공항 역시 해외여행 수요 회복과 중국발 전자상거래 활성화에 힘입은 물동량 증가에 직접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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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캐리어 꾸린 한진그룹 '시너지 전파' 시작 ROE만 놓고 보면 올해 그룹에 합류한 아시아나항공 계열 상장사의 2024년 성과가 비교적 부진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빅배스를 거치며 2024년 음의 ROE(-45.55%)을 기록했고 에어부산, 아시아나IDT도 ROE가 한자릿수에 머물렀다. 2023년 빅배스의 막바지에 자리한 진에어(-1.01%)와 물류 사업을 두고 고전하는 한진(-0.02%) 등이 비교적 고전했다.
그러나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얻은 효익도 많다. 먼저 올해 2월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이 마무리됨에 따라 세계 9위권 메가캐리어를 구축한 게 대표적이다. 더불어 한진그룹의 공정자산총액은 2024년 39조원에서 2025년 58조원으로 뛰었다. 국내 10대 그룹(포스코·농협 등 동일인이 법인인 경우는 제외)에도 다시 올라섰다.
특히 계열사 사이에선 메가캐리어 원년을 맞이한 데 따른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도 주목할 사안이다. 올해 1분기 실적을 연환산한 수치이긴 하나 항공사업과 관련이 있는 계열사들의 ROE는 일제히 2024년 대비 상승했다. 반면 지주사인 한진칼, 물류를 담당하는 한진의 1분기 성과는 작년 만 못하다.
더불어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역시 2024년 대비 올해 1분기 큰 폭의 ROE 상승세를 나타냈다. 앞서 메가캐리어 구축에 따른 시너지가 인수사인 한진칼 계열사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