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신용·경제 사업분리를 기점으로 농협은행이 출범한 지 13년이 지났다. 농협은행은 견조한 성장으로 농협금융지주의 핵심 기둥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고민이 깊다. 범농협 차원의 비상경영체계가 가동되고 은행 대업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 동력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올해 임기를 시작한 강태영 행장도 디지털, 비이자 사업 강화를 주문하며 미래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농협은행을 움직이는 강 행장 체제 키맨들의 면면과 과제를 짚어본다.
이재홍 준법감시인 부행장(
사진)은 올해부터 농협은행의 내부통제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농협은행 부행장 중 유일한 외부 출신 인사로 금융당국과 법무법인 경력을 두루 갖췄다. 준법감시인 직무가 독립성 확보와 함께 법률 및 내부통제 부문에서 전문성이 필수로 요구되는 만큼 경험이 풍부한 인물을 영입했다.
농협은행이 강태영 행장 체제로 접어들며 금융사고 제로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지만 여전히 시재금 횡령 등 잇따른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시스템 부실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신임인 이 부행장의 역할과 책임감도 커지고 있다. 이 부행장은 내부통제가 일회성이 아닌 연속적인 과정인 만큼 지속적인 재정비와 인프라 강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행장 중 유일한 외부 인사…금융위·김앤장 거친 법률·내부통제 전문가 이재홍 부행장은 올해 농협은행 준법감시인으로 신규 선임됐다. 부행장 중 유일한 외부 출신 인사다. 농협은행은 부행장급의 준법감시인을 선임할 때 항상 외부 법무법인 경력이 있는 인사를 선호해왔다. 준법감시인은 전문적인 법률 지식과 감사 역량이 필요한 직무라는 판단에서다. 내부 출신을 우선적으로 선임해 온 시중은행과는 다른 점이다.
이 부행장은 특히 민과 관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점이 높이 평가됐다. 이 부행장은 1969년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농경제학사와 동 대학 행정학 석사를 졸업했다. 1998년 제42회 행정고시 재경직에 합격해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에서 약 10년간 근무했다. 다수의 금융사의 경영 현황을 살피고 소통하며 내부통제를 감독한 경험이 풍부하다.
이후에는 미국으로 가 시애틀대학교 법학대학 석사 과정을 졸업하고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2009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선임됐다. 금융당국 업무 경험을 보유한 만큼 법무법인에서 금융 분야 변호사로 활약했다. 변호사로 활동하며 여러 금융 협회 세미나에 참석해 금산분리 법과 제도 개선 등에 대한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이 부행장이 외부에서 기른 법률적 전문성과 내부통제 역량, 이해관계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농협은행의 준법감시인으로서 근무하면서도 수월하게 직무에 임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 부행장은 "외부에서의 다양한 경력이 이러한 점에 도움이 되고 있고 향후 농협은행 문화를 내면화해서 내부통제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순탄치 않은 금융사고 제로화…시스템 개선, 책임 강화 노력 농협은행은 강태영 행장 체제로 접어들며 금융사고 제로화를 목표로 삼았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올해에도 지점에서 시재금 횡령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며 시스템 부실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앞서 농협은행이 내부통제 강화 추진 과제를 발표하며 기존의 취약점을 전면 재정비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사고는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직의 내부통제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이 부행장의 책임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 부행장은 "시재금 사고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직원 교육 외에도 준법제보 활성화, 출납 절차 개선 등 프로세스 개선방안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적 감시를 보완하기 위해 시재를 통합 관리하는 자동화 장비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 그 외에도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시스템적 통제체계를 마련하고 조직문화를 혁신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부행장은 내부통제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지속적인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내부통제는 일회성 절차가 아닌 연속적인 과정이라는 점에서다. 내부통제 강화가 추진 과제 발표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감시와 정비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다. 현재 농협은행은 거래 모니터링 및 자점감사 모니터링 등 내부통제 인프라를 개선 중에 있다.
올해 감독당국 주도로 도입한 책무구조도 부문에서도 고도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 5월 책무구조도 대응을 위한 3단계 전산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책무관리 중심 내부통제 환경을 지원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책무명세·정보·관리의 3단계 시스템 구축을 통해 임직원 책무 배분, 책무정보 제공, 책무이행 증적 관리를 시스템화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