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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인사 코드

'3사 총괄' HD현대건설기계 배연주, 합병 포석이었나

지난해 말 인사서 사이트솔루션·인프라코어 CFO 겸직, 재무 통합 선제적 조치

홍다원 기자  2025-07-04 11:02:37

편집자주

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THE CFO가 최근 중요성이 커지는 CFO 인사에 대한 기업별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HD현대그룹이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합병을 추진한다. 이 과정에서
HD현대 건설기계 3사(HD현대사이트솔루션·HD현대건설기계·HD현대인프라코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겸직하고 있는 배연주 전무의 역할에 이목이 집중된다.

HD현대건설기계 CFO를 맡고 있던 배 전무가 3사 재무를 총괄하게 된 것은 지난해 말부터다. 그에게 중간 지주사와 HD현대인프라코어 재무 역량을 함께 맡긴 것은 단순 겸직을 넘어 합병을 염두에 둔 전략적 조치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조선해양·건설기계 거친 '베테랑' CFO

합병 결정을 통해 HD현대건설기계는 존속법인, HD현대인프라코어는 소멸법인이 된다. 내년 1월 1일 합병기일에 맞춰 'HD건설기계'로 출범할 예정이다. 대신 중간 지주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역할은 유지된다. HD현대→HD현대사이트솔루션→HD건설기계로 이어지는 구조다.

현재 HD현대사이트솔루션 CFO와 HD현대건설기계·HD현대인프라코어 CFO를 맡고 있는 인물은 배 전무다. 기업 합병 과정에서 CFO 역할은 중요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이번 합병은 주력 제품이 겹치는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 통합으로 추가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각 사의 재무 상황을 파악해 원활한 합병을 이끄는 것이 CFO의 업무다. HD현대그룹은 HD현대인프라코어 흡수합병을 통해 HD현대건설기계의 재무 지표 개선과 자금 조달 역량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1969년생인 그는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해 성균관대 대학원 행정학 석사, 미국 시러큐스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성균관대 대학원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HD현대그룹 CFO 중 박사 과정을 밟은 인물은 그가 유일하다.

현대중공업그룹에서 다양한 재무 경험을 쌓은 베테랑이다. 1999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뒤 2009년 현대중공업 재무팀장을 거쳐 2012년 현대중공업 서울사무소에서 국제금융부 담당임원 상무보에 올랐다. 2017년 말~2018년 말에는 상무로 현대중공업 수출입금융팀과 재정지원팀에서 담당임원을 겸직했다.

2019년 6월 현대중공업 물적분할 뒤에는 한국조선해양에서 경영분석팀 담당 임원으로 일했다. 2020년 말 전무 승진과 함께 현대건설기계 경영본부장을 맡았다. 2021년부터는 경영본부가 재무부문으로 재편되면서 CFO 역할을 맡았다.

◇내년 출범 'HD건설기계' 인사는 미정

그가 3사를 총괄하게 된 것은 2024년 말부터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 CFO를 겸직하게 된 것과 동시에 자회사인 HD현대인프라코어 CFO로도 부임했다. 이를 통해 배 전무는 총 3사의 CFO로 자리하게 됐다.

당초 HD현대사이트솔루션과 HD현대인프라코어에도 전임 CFO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HD현대그룹에서 일찌감치 합병을 고려해 배 전무에게 총괄 CFO를 맡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배 전무는 중간 지주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 CFO로서 양 사의 재무 상황 및 업무를 파악해 왔다.


통합 이전부터 배 전무가 3사의 단일 CFO로서 재무 조직을 안정화시키는데 주력한 셈이다. HD현대건설기계가 존속법인으로 남는 만큼 HD현대건설기계의 CFO로 활동했던 그가 새로 출범할 HD건설기계 CFO를 이어 맡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HD건설기계가 내년 1월 1일 출범을 앞두고 있는 만큼 사장단 인사를 포함한 구체적인 조직 변화는 결정되지 않았다. 현재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조영철, 이동욱 공동대표를 두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최철곤 대표, HD현대인프라코어는 조영철, 오승현 공동대표를 각각 두고 있다.

3사의 사장단만 총 네 명인 셈이다. 새로운 합병법인을 이끌 대표 및 임원 인사는 연말 HD현대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 관계자는 "현재 이사회 결의를 통해 합병 결정을 한 것 외에는 결정된 것이 없다"며 "추후 사장단 인사 이후 임원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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