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2025년 정기 신용평가 점검

장르·플랫폼 편중에 게임사 연이어 등급 하향

하반기 전망도 안갯속, 업체별 실적 차별화 예상

이시온 기자  2025-07-09 16:44:20

편집자주

2025년 정기 신용평가가 마무리됐다.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지난달까지 업황과 실적을 고려해 신용등급 조정을 마쳤다. 석유화학·건설업을 중심으로 장기화된 업황 부진에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까지 더해졌다. 전반적으로 등급 하방 압력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더벨은 채권시장이 주목하는 기업과 그룹, 넓게는 산업의 신용등급 변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신작 불확실성과 비우호적 영업환경 등으로 인해 엔씨소프트, 컴투스 등 국내 주요 게임사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됐다. 편중된 장르와 플랫폼으로 인해 단기간 내 실적 완화가 어려운 가운데, 장르 및 플랫폼 다변화에 따른 게임사간 실적 차별화 양상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9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정기평정에서 엔씨소프트와 컴투스 등 국내 게임사들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넷마블은 'A+' 등급을 유지했으나, 비우호적 시장 환경에 아웃룩(전망)은 '부정적'을 유지 중이다.

국내 게임사 신용등급이 하락한 이유로는 장르 및 플랫폼 편중, IP(지식재산권) 진부화 등에 따른 실적 부진이 지적된다. OTT 및 숏폼 콘텐츠 등 게임을 대체할 수 있는 여가수단 선호도 상승에 따른 게임 이용시간 감소 등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줬다.

◇장르·플랫폼 다양화 실패로 등급 하향

한국신용평가(한신평)와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엔씨소프트의 신용등급을 'AA-,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엔씨소프트는 게임 시장 변화의 타격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은 기업 중 하나다.

엔씨소프트는 2022년까지 리니지, 리니지M, 리니지2M 등 모바일 MMORPG를 통해 외형을 확대해왔는데, 최근 모바일 게임 시장은 상대적으로 몰입도가 낮은 캐주얼, 방치형 게임 등으로 트렌드가 변화하는 중이다. 또한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 위메이드의 '나이트크로우' 등 모바일 MMORPG 경쟁작들이 다수 등장하며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이에 2022년 2조5000억원을 넘었던 엔씨소프트의 매출은 지난해 기준 1조5000억원대까지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1000억원을 넘기며 적자전환했다. 한신평은 "구조조정에 따른 인건비 부담 감소, 효율적 마케팅비용 집행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비우호적인 모바일 MMORPG 시장 업황과 신작 스케줄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컴투스도 등급 하향이 이뤄지면서 한국기업평가(한기평)와 나신평에서 모두 'A-, 안정적'으로 평가됐다. 이번에 나신평이 등급을 조정하기 전까지는 두 신평사의 평가가 서로 다른 등급 스플릿 상태였다.

컴투스 역시 주력 IP인 '서머너즈 워'의 힘이 빠지며 일부 신작의 흥행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하향 조정의 주된 논거였다. 여기에 위지웍스튜디오, 마이뮤직테이스트, 컴투버스 등 미디어 콘텐츠 자회사가 적자를 지속하는 있는 점도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등급 하향 피한 넷마블, 신작 성과 불확실성 여전

넷마블의 경우 한신평과 한기평에서 모두 'A+, 부정적' 등급을 유지하며 등급 하향을 피했다. 다른 게임사들과 마찬가지로 모바일 플랫폼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고 적극적 해외 투자 등을 통해 매출 발생 지역을 분산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컴투스는 지난해 기준 80% 넘는 매출이 북미 등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2023년 '세븐나이츠 키우기'를 시작으로 지난해 '나 혼자만 레벨업' 등이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며 이익창출력을 회복 중이다. 여기에 올해 5월 출시한 '세븐나이츠 리버스'가 흥행에 성공하며 회복된 이익창출력을 일부 유지할 수 있게 된 상황이다.

넷마블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한신평이 제시한 '영업이익률 4% 초과' 및 '순차입금/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4배 미만' 등 등급전망 '안정적' 복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넷마블의 영업이익률과 순차입금/EBITDA 지표는 각각 8%와 2.6배다.

다만 한신평은 "게임 포트폴리오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모바일게임 시장의 경쟁강도가 여전히 높아, 중기적인 이익창출력 회복세 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한기평은 별도의 상향 조정 요인을 밝히지 않았다.

◇하반기 업황도 비우호적…장르·플랫폼·매출 지역 따라 실적 차별화

신용평가 업계는 올해 정기평정에서 국내 게임사들에 여러 차례 지적된 기존 IP 및 게임의 진부화와 모바일게임 시장의 비우호적 업황으로 인해 게임 업계 전반의 하반기 수익성 개선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장르, 플랫폼, 매출 지역 등의 차이에 따라 게임사별 실적 차별화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기평은 "크래프톤과 넥슨의 경우, 주력 IP의 경쟁력과 해외시장에서의 흥행 호조 등을 통해 견고한 이익창출력을 유지하며 업계 내 수위권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라며 "반면 흥행성과의 불확실성이 큰 모바일게임 의존도가 높고 해외 확장기반이 제한적인 업체들은 일련의 신작 출시 계획 등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의 불확실성이 완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