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Value Match Up

파라다이스 vs 롯데관광, CB 전환 후 오버행 대응법은

②오버행 물량 적은 파라다이스, 물량 많지만 이자부담 해소 기대하는 롯데관광개발

홍다원 기자  2025-08-04 08:24:16

편집자주

기업의 가치는 어떻게 가늠할까. 장부는 명확하지만 미래에 대한 예측은 가변적이며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된다. 기업가치 평가에 한계가 있는 이유다. 따라서 주식이 거래되고 있다면 시장가치를 따르는 게 손쉽다. 그런데 시장은 종종 동일한 업종의 기업가치에 아주 다른 점수를 내린다. 라이벌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어떻게, 왜 움직였는지 THE CFO가 비교해봤다.
파라다이스와 롯데관광개발은 공통적으로 운영 자금 확보를 위해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다만 주가 흐름과 이자율 등에 따라 풋옵션(조기상환청구) 행사 여부는 엇갈렸다. 0% 금리로 CB를 발행한 파라다이스는 예상보다 주가가 하락해 투자자들이 풋옵션을 행사했다. 반면 다양한 금리 구조로 자금을 융통한 롯데관광개발은 투자자와의 합의 하에 이자율을 높여 풋옵션 청구 기간을 연장했다.

올해 두 기업의 주가가 오르면서 투자자들은 주식 전환으로 방향을 틀었다. 앞서 풋옵션 청구가 이뤄진 파라다이스는 남은 CB 잔액이 적어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가 적은 상황이다. 대규모 주식 전환으로 보통주 추가 상장까지 이뤄진 롯데관광개발은 오버행 우려가 높지만 시장에선 이보다는 이자비용 감소로 인한 재무 개선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파라다이스 CB 이자율 '0%', 조기 상환→주식 전환

파라다이스와 롯데관광개발은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CB를 발행해 자금을 융통했다. 파라다이스는 코로나19 시기에 선제적으로 CB를 발행했다. 영업 제한과 해외 여행객이 급감하면서 재무 구조 개선과 운영자금 확보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파라다이스는 2021년 8월 2000억원 규모 CB를 발행했다. 발행 목적은 각각 운영자금 1200억원, 채무상환용 800억원이었다. CB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모두 0%였다. 이자율이 0%였던 만큼 투자자들은 주가 상승에 기대를 걸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발행가액은 1주당 1만6819원이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파라다이스 주가가 내리막을 걸으면서 풋옵션 압박이 커졌다. 실제 전환가액은 1만5066원, 1만4363원, 1만4279원 등 세 차례에 걸쳐 내려갔다. 주가가 전환가를 밑돌자 투자자들은 풋옵션을 행사했다. 앞서 총 네 차례에 걸쳐 풋옵션이 이뤄졌고 2024년 6월과 10월 투자자들은 762억원 규모 풋옵션을 행사했다.


다만 올해 들어 파라다이스 주가가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의 선택이 달라졌다. 7월 11일 종가 기준 파라다이스 주가는 1만8780원을 기록했다. 전환가액인 1만4297원보다 높아 지난 7월 8일과 11일에 총 16만871주에 대한 주식 전환 청구가 들어왔다. 전환가 기준 약 23억원 규모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올해 4월까지만 해도 52억원 규모 풋옵션이 행사됐던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이 주식 전환으로 기조를 바꾼 셈이다. 주가 상승에 따라 투자자들이 보통주 전환 청구를 통해 시세 차익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7월 11일 기준 현재 파라다이스의 남은 CB 잔액은 214억원, 전환 가능 주식 수는 150만주다.

또한 파라다이스의 남은 CB 잔액이 전체 발행 금액의 10% 수준이기 때문에 추후 주식 전환이 이뤄지더라도 오버행 우려는 적을 것으로 해석된다.

◇'추가 주식 상장' 롯데관광개발, 오버행 우려에도 굳건한 실적

롯데관광개발은 파라다이스보다 더 적극적으로 CB를 발행해 왔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개발과 운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2019년 해외 CB 발행 등 2021년과 2023년에 걸쳐 CB를 발행했다.

파라다이스는 증권사와 운용사가 주요 CB 투자자인 반면 롯데관광개발 투자자에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도미누스)도 포함돼 있다. 또한 파라다이스의 CB 표면과 만기 이자율이 0%대인 반면 롯데관광개발의 CB 이자율은 0%, 4%, 8% 등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롯데관광개발 CB 발행액은 총 2324억원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제6회 해외전환사채(1113억원)과 제8-1회 사모전환사채(783억원), 제9-1회 사모전환사채(166억원), 제9-2회 사모전환사채(63억원), 제10-1회 사모전환사채(158억원), 제10-2회 사모전환사채(38억원) 등이다.


이중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CB는 제6회차(9월)와 제8-1회차(11월) 등이다. 특히 8-1회의 표면이자율이 0%인 만큼 주식 전환을 목표로 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올해 롯데관광개발의 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8-1회차에 투자한 도미누스는 풋옵션보다는 주식 상환에 무게를 싣고 있다.

롯데관광개발 CB 전환가액이 1만2762원이지만 이달 1일 종가 기준 롯데관광개발 주가는 1만6910원이다. 파라다이스 투자자들이 풋옵션에서 주식 전환으로 기조를 변경한 것처럼 롯데관광개발 역시 주식 전환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롯데관광개발은 대규모 주식 전환이 이뤄지는 만큼 지난 7월 25일 보통주 50만8240주를 추가로 상장시켰다. 올해 CB 전환으로 추가 상장된 주식 수만 총 283만5061주다. 이에 롯데관광개발은 파라다이스보다 오버행 부담이 큰 상황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오버행 우려보다는 이자 부담 완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의 재무 구조에 악영향을 끼치던 CB가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이자 지급 의무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간 롯데관광개발은 높은 이자비용 탓에 순손실을 기록해 왔다.

최근 실적 개선이 이뤄지는 데다 3분기 전망도 밝은 점이 주가 상승을 이끄는 요소로 꼽힌다. 실제 롯데관광개발은 7월 한 달 동안 총매출 58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381억원) 대비 54% 급증한 수치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지노 방문객 대부분이 중국인으로 중화권 신규 노선 취항 등에 따른 3분기 순이익 개선이 기대된다"며 "주가 상승에 따라 CB 전환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남은 CB 물량이 모두 주식으로 전환되더라도 현재 주가에서 30% 이상의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