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구조 개선에 주력해 온 SK온의 현금흐름 구조가 달라지고 있다. 2024년 말부터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앤텀 등 알짜 계열사를 연이어 흡수한 결과다. SK온은 배터리 중심 사업 구조에서 석유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혔고 재무 체력을 끌어올렸다.
올해 1분기 SK온의 연결 기준 현금흐름표에 따르면 순손실 규모가 대폭 감소했다. 배터리보다는 석유 사업에 투자했고 재무 활동에서는 차입 구조를 장기화했다. 블루오벌SK의 유상감자를 통해 2조원이 넘는 현금도 회수했다. 향후 SK온은 추가적인 SK엔무브 합병을 발판으로 불확실성을 견디기 위한 재무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재무 리밸런싱' 이자지급 줄고 배당 늘었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통합 SK온(SK온·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앤텀)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됐다.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2024년 1분기 -3151억원에서 올해 1분기에는 -515억원으로 그 규모를 줄였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순손실 감소다.
같은 기간 4732억원이던 순손실은 2537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이자비용에서 차이가 발생했다. SK온은 2024년 1분기 2348억원을 이자 지급을 위해 사용했다. 올해 1분기에는 재무 구조 개선 노력과 차입 장기화 영향으로 이자비용이 534억원으로 감소했다.
비용 부담은 줄었고 배당금은 늘었다. SK온은 2024년 11월 1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주식회사를 흡수합병했다. 지난 2월 1일에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앤텀도 흡수합병했다. 이를 통해 배터리 통합 법인이 출범했다.
따라서 통합 전 SK온이 받은 배당금은 2024년 1분기 0원이었지만 1년 새 1482억원으로 증가했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합병 전인 2023년 SK이노베이션에 8000억원의 배당금을 올려보낸 알짜 계열사였다. 합병 이후 SK온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배당 수익을 챙기게 됐다.
합병 이후 투자 활동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오히려 SK온의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감소하면서 보수적인 기조로 돌아섰다. 2024년 1분기 투자 활동으로만 2조원이 유출됐던 것과 달리 올해 1분기에는 5668억원이 빠져나가는 데에 그쳤다. 취득한 유형자산 규모가 줄어든 데에 따른 것이다.
SK온은 2024년 1분기 유형자산 취득으로 2조3114억원을 지출했다. 반면 올해 1분기에는 1조2094억원이 빠져나갔다. 특히 본업인 배터리보다는 합병을 통해 영위하게 된 석유 사업 부문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SK온 사업부문별 재무 정보에 따르면 배터리 사업의 유무형 자산 규모는 2024년 말 대비 올해 1분기 큰 차이가 없다. 2024년 31조6936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는 31조8578억원이었다. 오랜 적자를 지속했던 배터리 부문은 투자 규모도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반면 석유 사업의 유뮤형 자산은 2024년 11월~12월 156억원에서 올해 1분기 9324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올해 들어 투자활동으로 추가 유입된 금액도 있다. SK온은 정부 보조금으로 5313억원, 사업 결합으로 970억원이 각각 유입됐다.
◇재무 합병 효과 '가시화'…단기차입 의존도 9%p 하락 특히 합병 이후 눈에 띄는 것은 재무 구조 개선이다. SK온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앤텀에 이어 최근 SK엔무브까지 품으면서 안정적인 재무 지표를 구축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앞서 두 기업의 합병 결과물이 현금흐름표에 나타나고 있다.
SK온은 차입 장기화에 주력하고 있다. 차입금 중 장기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 이자비용 절감은 물론 단기적인 자금 압박 없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향후 원활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도 만기 분산이 중요하다.
따라서 현금창출력이 높은 계열사를 흡수해 단기 차입금 의존도를 줄였다. 배터리 사업은 업황에 따른 변동성이 큰 만큼 이를 버틸 수 있는 재무 체력을 구축한 셈이다. 올해 1분기 SK온의 재무활동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단기차입금이 2조3512억원 줄었다. 전년 동기에는 단기차입금이 1260억원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단기차입금은 줄었지만 사채 및 장기차입금은 크게 증가했다. 2024년 1분기 2조1301억원을 기록했던 장기차입금은 올해 1분기 6조5805억원으로 4조원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른 SK온의 단기차입금 의존도는 24.2%에서 14.9%로 9.3%p(포인트) 하락했다.
또한 종속기업 블루오벌SK의 유상감자도 이뤄졌다. SK온은 유상감자를 통해 2조4876억원의 현금을 회수했다. SK온 기준으로는 현금 유입이지만 이는 연결 기준 현금흐름표이기 때문에 표기상 블루오벌SK의 현금 유출로 반영됐다.
향후 SK온의 재무 통합 효과는 이어질 전망이다. SK온은 SK엔무브 합병에 더해 2조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결정했다.
한 신용평가사 연구원은 "배터리 부문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SK온은 자회사 합병으로 영업실적은 물론 차입 부담을 완화시키는데 주력해 왔다"며 "SK엔무브와의 합병 또한 재무 안정성 강화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