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생산(CMO)으로 조단위 현금을 벌어들이고 있다. 동시에 그에 상응하는 대규모 투자도 집행한다. 제2캠퍼스에 5~8공장을 건설하는 계획을 진행하는 와중에 제3캠퍼스 부지 확보도 한창이다.
돈 쓸 데가 많은 만큼 전략적인 금융조달은 필수다. 지난해부터 조달방식의 변화가 감지되며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공모사채 중심 구조로 전환했다.
단기차입을 줄이고 본격적인 공모사채 중심의 조달방식을 택하고 있다. 조단위 시설투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상환만기를 장기로 가져가면서 안정적으로 자금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단·장기 차입 상환 후 사채로 조달 일원화 2023년까지만 해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은행 차입을 주로 활용했다. 별도기준 단기차입금은 2200억원, 유동성 장기차입금 2087억원 정도였다. 유동성사채도 3797억원 존재했다. 은행권 대출과 시장성 조달을 혼재한 구조였다.
지난해부터 조달방식에 변화가 시작됐다. 재무관리를 위해 단·장기 차입금을 줄여나가고 대신 회사채를 적극 활용했다. 지난해 10월 80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하면서 리파이낸싱이 시작됐다. 8-1, 8-2 공모사채의 만기는 각각 2026년 10월, 2027년 10월이다.
예상보다 더 수요가 몰리며 당초 계획인 5000억원보다 3000억원을 더 증액했다. 덕분에 단기차입금 2200억원과 장기차입금 2117억원, 사채 3800억원 등 1년 내 만기가 도래한 총 8117억원을 모두 상환할 수 있었다.
사실상 은행성 차입 전량을 회사채로 대체한 셈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사채 및 차입금을 살펴보면 단·장기 차입금은 0원이다. 2021년 발행했던 5년물 공모채와 지난해 발행한 공모채만 약 9200억원어치 존재한다.
당시 1조2000억원가량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리파이낸싱을 선택한 건 조달 방식의 변화를 꾀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은행성 차입금은 공모채보다 이율이 더 높고 만기도 더 짧았다. 실제 지난해 단기차입금의 평균 이자율은 4% 중반대였던 반면 공모채 평균 이자율은 2~3%대에 머물렀다. 당시 시장금리 여건을 고려하면 공모채가 더 유리한 조건이다.
◇조단위 CAPEX 속 유동성 관리 필수, 1조 현금여력 유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조달 전략 변화는 대규모 자본적 지출(CAPEX)과도 연관있다. 2022년 이후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매입하는데 총 3조원을 썼을 뿐 아니라 5~8공장이 들어설 제2캠퍼스 투자에도 매년 조 단위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별도 기준 CAPEX는 2022년 9600억원, 2023년 1조원, 2024년 1조3238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7617억원의 대규모 자본적지출이 있었다.
들어오는 현금만큼이나 나갈 돈도 많다. 2032년 완공 목표인 제2바이오캠퍼스만 해도 총 7조5000억원이 투입된다. 지금까지 쓴 돈 외에도 앞으로 수조원이 더 지출될 전망이다. 연내 제3캠퍼스 부지 확보 가능성도 높다. 해당 부지 공급가만 2492억원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약 1조4000억원의 현금성자산을 갖고 있음에도 꾸준히 현금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조달 전략을 세워나가야 하는 배경이다. 최대한 단기차입 부담을 줄이고 장기 사채 발행을 통해 만기를 분산시키는 보수적 전략을 택했다.
현금성자산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함으로써 유동성 안정성을 강화하고 갑작스러운 자금수요나 위기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남겨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