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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딜 그 이후

HD현대중공업·미포 합병, 재무안정성 강화 효과

합병 직후에는 영업이익률이나 EBITDA 마진 일시적으로 하락할 듯

안정문 기자  2025-09-02 08:24:52

편집자주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등 '빅딜(Big Deal)'은 기업의 운명을 가른다. 단 한 건의 재무적 이벤트라도 규모가 크다면 그 영향은 기업을 넘어 그룹 전체로 영향을 미친다. 그 영향은 긍정적일수도, 부정적일수도 있다. THE CFO는 기업과 그룹의 방향성을 바꾼 빅딜을 분석한다. 빅딜 이후 기업은 재무적으로 어떻게 변모했으며, 나아가 딜을 이끈 최고재무책임자(CFO) 및 재무 인력들의 행보를 살펴본다.
HD현대중공업이 조선 계열사 HD현대미포를 흡수합병한다. 그룹 내 조선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방산·특수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합병으로 단기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지만 재무안정성 측면에서는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별도기준 HD현대미포의 차입금은 100억대에 불과하지만 현금은 4700억원이 넘은 덕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8월27일 이사회에서 HD현대미포와의 합병을 결의했다. 합병비율은 현대중공업 보통주 1주당 현대미포 0.4059146주이며 신주 1618만9618주가 발행된다. 주주총회는 오는 10월23일, 합병기일은 12월1일, 신주 상장일은 12월15일로 예정됐다.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재무지표를 합산해보면 영업이익률과 EBITDA 마진 등과 같은 수익성 지표는 합병 후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합산에는 HD현대중공업의 연결, HD현대미포의 별도 기준 재무제표를 활용했다. HD현대미포 재무제표를 연결이 아닌 별도기준으로 적용한 것은 해외 법인 때문이다. 현대미포의 베트남법인 지분은 향후 신설될 싱가포르 법인에 출자될 계획이다.

올 상반기 실적을 합병 전후로 비교해보면 매출은 합병 전 7조9696억원에서 합병 후 10조3477억원으로 29.8% 증가하게 된다. 영업이익은 9052억원에서 1조418억원 15.1%,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1조631억원에서 1조2291억원으로 15.6% 증가하게 된다. 영업이익률은 11.4%에서 10.1%, EBITDA 마진은 13.3%에서 11.9%로 소폭 낮아진다.

HD현대미포의 수익성은 개선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HD현대중공업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다만 HD현대미포의 매출 규모가 HD현대중공업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전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재무안정성 지표는 합병을 통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차입금은 8485억원에서 8638억원으로 153억원만 늘어나는데 반해 현금성자산은 2조8360억원에서 3조3120억원으로 4760억원 늘어 순차입금은 -1조9875억원에서 4607억원 줄어든 -2조4482억원이 된다.


부채는 13조5587억원에서 16조5735억원, 자본은 6조1827억원에서 8조2893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3사는 이번 합병에 대한 보고서를 냈다. 세 신평사는 공통적으로 현대미포의 우수한 재무구조가 합병법인에 반영되면서 차입금의존도·부채비율 등 지표가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합병 절차상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도 중요한 변수다. 합병 과정에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반대 주주에 대해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측은 보유 현금 및 추가 자금조달을 통한 주식매수청구 대응이 필요하다.

두 회사의 현금성자산 규모가 이를 감당하기 힘든 수준은 아니다. 올 6월 말 기준 HD현대중공업의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은 2조8360억원, HD현대미포의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은 5548억원이다.

다만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행사로 인해 존속회사 및 소멸회사가 그 주주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주식매수대금의 합산액이 1조5000억원을 넘어서게 되면 합병계약은 해제된다. 합병 전 시가총액은 이날 개장 전 기준 HD현대중공업이 46조1620억원, HD현대미포가 8조1682억원, 합산은 54조3302억원이다. 1조5000억원은 2.8%에 해당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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