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는 올해 상장 후 첫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테크에 기반한 페이 사업에서 금융 서비스를 포함한 다각화가 성공해 연착륙을 마치면 본격적인 성장 가도에 올라설 전망이다.
카카오페이는 본업인 결제(페이) 외에 증권과 보험 등 금융 서비스 확장을 통해 시너지를 내기 위한 준비를 오래전부터 해 왔다. 카카오페이의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과정은 각종 인수합병(M&A)에서 두각을 보인 이성호 카카오페이 CFO가 함께해 왔다.
◇이성호 CFO, 산은 경험 통한 굵직한 M&A 중심
이성호 카카오페이 CFO는 1980년생이다.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했지만 커리어는 금융에서 쌓았다. 카카오 그룹 이전엔 KDB산업은행에서 약 5년간 일했다. 2016년 카카오에 합류할 당시엔 시너지전략팀을 맡고 있었는데 2018년 12월 카카오 재무총괄을 맡았다.
이후 카카오가 5명뿐이었던 C레벨 직급을 확대할 때 당시 재무기획실장에서 CFO로 공식 임명됐다. 이 CFO가 카카오에 몸 담은 기간이 길지는 않지만 입사 이후부터 상당한 신뢰를 받았단 뜻이다.
특히 이 CFO는 계열사 간 시너지 구축 업무도 담당해 왔다. 이를 통해서도 그룹에서 입지를 알 수 있다. 세부적으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블록체인 기업 두나무의 사외이사를 맡기도 했다. 카카오가 2015년 두나무에 투자해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이 CFO는 외부 활동이 드물고 공식 석상에서도 말을 아끼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재무는 곧 신뢰라는 철학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과 투자자의 눈높이가 높아진 걸 고려해 CFO의 역할 또한 수치 관리를 넘어 그룹 신뢰를 관리하는 일이라는 기조를 확인할 수 있다.
이 CFO의 장점은 금융업 경력을 토대로 복잡한 거래 구조와 자금 조달 방식을 빠르게 이해하는 데 있다. 2017년 이후 카카오가 공격적인 M&A로 몸집을 불릴 때마다 중심에 이 CFO가 있었다는 평가다. 인수대상 기업 실사, 거래 구조 설계, 재무적 투자자(FI)와의 협상 등에서 재무 역량을 입증했다.
카카오페이 분사와 상장 과정에서도 실무를 주도했다. 2017년 카카오페이 법인 분리 후 알리페이 모회사가 참여한 투자 유치, 2021년 IPO를 통해 안정적 재무 구조를 확보하는 과정에 이 CFO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상장 과정에서 불거진 규제 이슈, 기관 수요예측 난항 등 변수에도 불구하고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투자·재무 결실 시작…규제·소비자보호 등 변화 대응도 필요
카카오 공동체 내에서 이 CFO는 계열사 간 투자 구조 설계, 전략적 투자자(SI)·재무적 투자자(FI) 협상 등 주요 투자안건에서 의사결정 라인으로 활동했다. 단순한 재무관리자를 넘어 ‘딜메이커’로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해온 셈이다. 특히 블록체인·핀테크·모빌리티 등 신사업에서도 투자 검토와 자금 조달을 동시에 주도하며 그룹의 성장 전략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했다.
알리페이와의 협업 등으로 실적 개선이 시작됐다. 카카오페이는 2025년 1분기 상장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4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93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두 배 이상 확대됐다. 해외 결제 서비스 확장이 외형 성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 CFO는 수익성 외에도 금융소비자 보호, 금융당국 규제 등 외부 환경에 변화에도 대응해야 한다. 단기 자금 운영을 넘어 장기 사업 모델 안정화, ESG 경영 반영 등 새로운 과제가 늘었다. 자회사 재정 안정화를 위한 대응도 필요하다. 최근 카카오페이가 손해보험 자회사 카카오페이손보에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시장에서는 공격적 확장에서 수익성과 안정성 간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글로벌 진출과 신사업 다각화에 필요한 대규모 자금을 어떤 방식으로 조달할지도 중장기적 시험대다.
이 CFO는 카카오 합류 이후 줄곧 주요 딜과 자금 조달의 중심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제는 글로벌 투자자 설득과 지속가능성 지표 반영까지 요구되는 단계다. 공격적 성장기를 지나 안정적 체질 구축기로 넘어가는 카카오페이에서 그의 재무 전략이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