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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큐온 M&A

발 빼는 EQT파트너스, 1조 매각 가능할까

①애큐온 6년 만에 다시 매물로, 사모펀드 철수 배경엔 '금리 상승·업황 부진'

유정화 기자  2025-11-13 07:45:35

편집자주

스웨덴계 사모펀드 EQT파트너스가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 매각에 착수했다. 국내 시장 내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 모습이다. 2022년 최대주주에 오른 EQT는 사업 구조 재편을 통해 애큐온의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약 6년 간의 사모펀드 체제에서 애큐온의 발자취를 살펴보고 매각 배경과 사업 전략 변화 등을 짚어본다.
스웨덴계 사모펀드 EQT파트너스가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 매각에 착수했다. 한국 시장 내 포트폴리오 재정비 작업에 나섰다는 평가다. 지난 10년간 2번의 대주주 교체를 겪은 애큐온은 또 다시 새로운 주인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장에선 애큐온의 거래가를 1조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알짜 매물로 꼽히는 만큼 몸값은 최대 1조4000억원까지 거론된다. 과거 베어링PEA가 애큐온캐피탈을 인수할 당시 적용된 PBR(주가순자산비율)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만 실사 과정에서 확인될 부동산PF 리스크나 대출채권의 질에 따라 조정 여지가 크다는 평가다.

◇리파이낸싱 난항 겪자 매각 추진, 포트폴리오 재편

금융권에 따르면 EQT파트너스는 보유 중인 애큐온캐피탈 지분 매각을 위한 원매자 물색에 나섰다. 매각 대상은 애큐온캐피탈 지분 96.06%과 애큐온캐피탈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애큐온저축은행 지분 100%다. 매각 주관사는 UBS와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EQT가 매각을 결정한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금리 상승에 따른 리파이낸싱 부담이 꼽힌다. 인수금융 금리가 낮았던 2022년과 달리 조달비용이 불어나면서 기존 조건과 유사한 자본구조 재조정(리캡)을 추진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리파이낸싱을 타진했지만 난항을 겪으며 결국 EQT가 매각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일정한 투자 회수 주기를 고려해 매각에 나서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면서도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뿐 아니라 최근 캐피탈과 저축은행 업황이 동반 부진하면서 투자 효율성이 떨어진 점도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캐피탈사와 저축은행을 둘러싼 업황은 밝지 않다. 올해 상반기 기준 AA등급 12개 캐피탈사의 순이익은 1조1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감소했다. 79개 저축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이 2570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대손비용 증가와 대출 성장 둔화로 수익성 회복세는 더딘 상황이다.

올 하반기부터 적용된 가계대출 규제도 저축은행 입장에선 악재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금리 신용대출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왔는데, 감독당국의 규제 강화로 성장 여력이 줄어든 상황"이라며 "이같은 외부 환경 변화도 EQT가 회수를 결정한 배경 중 하나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QT가 이번 매각을 계기로 국내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섰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실제 EQT는 국내 전사적자원관리(ERP)업체 더존비즈온 경영권을 품었다. 인수 대상은 김용우 회장 지분 21.5%와 신한투자증권이 보유한 지분 9.9% 등 총 31.4%다.

◇2019년 6891억원에 매각, PBR 1.25배 적용

애큐온의 지배구조는 아고라LP→애큐온캐피탈→애큐온저축은행으로 이어진다. 아고라LP는 2019년 홍콩계 사모펀드운용사인 베어링PEA(현 BPEA)가 애큐온캐피탈을 인수하면서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다. 2022년 EQT는 베어링PEA를 인수해 애큐온캐피탈의 실질적인 대주주가 됐다.

애큐온캐피탈은 약 10년 동안 두 차례 대주주 교체를 겪었다. 미국계 PEF 운용사 JC플라워부터 베어링PEA, EQT로 이어진다. 지난 2019년 베어링PEA는 JC플라워가 보유한 애큐온캐피탈 지분 90.45%를 약 6891억원에 인수했다. PBR은 1.25배가 적용됐다. 이후 JC플라워가 보유한 잔여지분을 확보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아고라LP 지분율은 96.06%까지 늘었다.

시장에서는 애큐온캐피탈 매각가를 1조원 이상으로 추산한다.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은 각각 업계 17위 캐피탈, 5위 저축은행이다. 두 금융사 모두 수익성과 건전성을 갖춘 알짜로 통하는 만큼 몸값으로 최대 1조4000억원까지 거론된다. 애큐온캐피탈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자기자본(9174억원)을 감안하면 약 1.5배 PBR이 적용되는 셈이다.

EQT 체제에서 부각된 ESG 성과 등 비정량적 지표가 애큐온의 밸류에이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령 애큐온캐피탈은 신용등급 A급 캐피탈사 가운데 드물게 ESG채권을 발행하는 곳이다. 두 금융사는 ESG 실무 협의체를 통해 ESG 추진 사항을 공유하고 있다.

다만 부동산PF 익스포저와 대출 포트폴리오의 리스크 수준이 밸류에이션을 좌우할 전망이다. 거래 구조와 매각 시점에 따라 EQT의 회수 실익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선 EQT가 매각 속도를 내 안정적 회수를 우선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애큐온캐피탈의 올 상반기 별도 기준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한 243억원, 총자산은 4조162억원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3.3%로 양호한 편이다. 같은 기간 애큐온저축은행의 자산 규모는 5조3698억원, 순이익은 98억원이다. 부실채권비율은 6.4%로 업계 평균인 9.5%보다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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