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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한국항공우주(KAI)의 100% 완전자회사인 에스앤케이항공은 한국형발사체인 누리호 발사 사업에 참여하며 국내 우주산업 밸류체인에 진입했다. 항공기 날개 상판(WTP)을 주력으로 생산하던 이 회사는 누리호 개발이 본격화한 2010년대 중반 우주발사체 구조물 계약을 체결했다.
지금은 KAI 우주사업 밸류체인의 한축을 담당하는 에스앤케이항공이 모회사에 편입된 기간은 길지 않다. 과거 합작사(JV) 형태로 출발한 이 회사는 KAI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한 투자를 본격화하던 시점에 완전자회사로 편입됐다. 이후 발사체 고도화 사업의 주체로 우주사업 확장의 일부를 담당하고 있다.
◇출범 15년만에 지분법 적용에서 완전자회사로 에스앤케이항공은 2005년 KAI와 공작기계 업체 에스케이이엠의 전략적 제휴로 출범했다. 에스케이이엠의 창업주인 백영종 대표와 그의 부인 김명주씨가 각각 지분 68.47%와 2.12%를 보유한 최대주주였고 KAI는 29.41%의 지분을 들고 있었다. 이 지분구조는 2019년 KAI가 백 대표와 김씨의 지분을 모두 매입하기 전까지 유지됐다.
완제기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KAI와 공작기계 전문 업체 에스케이이엠의 만남으로 출발한 에스앤케이항공은 2007년 생산에 착수한 이후 주로 에어버스에 들어가는 WTP를 납품했다. KAI의 하도급 생산 체제로 에스앤케이항공 매출의 대부분을 KAI와 거래에서 창출했다.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한 만큼 생산 첫해를 제외하곤 꾸준히 흑자를 유지했다.
KAI의 항공부품 전문업체로 지위를 확고히 하던 에스앤케이항공은 2010년 정부의 한국형발사체 사업 착수를 기점으로 포트폴리오를 우주로 넓혔다. 2015년 누리호 구조물 계약을 체결하고 이듬해 초도 물량을 납품하는 등 국내 우주산업의 강소기업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에 완제기 중심의 사업 구조를 다양화하기 위해 연관 산업을 검토하던 KAI는 지분법 적용 대상 회사던 에스앤케이항공을 아예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회사는 항공전자·군사장비 업체 타아스(현 에비오시스테크놀러지스)를 인수하고 민항기 유지·보수·정비(MRO) 업체 한국항공서비스를 출범하는 등 종속회사를 늘리던 상황이다.
에스앤케이항공도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한 인수 대상으로 떠오르며 KAI는 백 대표와 김씨의 지분 총 70.59%를 매입했다. 지분 취득에 들어간 금액은 약 130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분 매입이 2019년 말 완료되며 그해부터 에스앤케이항공은 KAI의 기업집단으로 편입됐다.
◇누리호 후속 양산계약 체결, 집단 내 수주잔고 부각 에스앤케이항공은 KAI 기업집단에 편입 후에도 우주 발사체 산업과 관련한 수주를 이어갔다. 2023년 5월 누리호 3차 발사에 성공한 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곧바로 4차 발사 준비에 돌입했고 에스앤케이항공은 4~6차 발사체 고도화사업에 참여했다.
2023년 말 수주 당시 총 104억원 규모였던 발사체 고도화사업 수주잔고는 발사 일정에 따라 현재 69억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누리호 4차 발사를 계기로 민간 우주산업 시대가 열릴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향후 에스앤케이항공의 수주 물량에도 발사체 관련 품목이 들어갈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말 에스앤케이항공의 수주잔고는 총 825억원으로 발사체 고도화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도 되지 않는다. 아직 WTP(476억원), 소형무장헬기(LAH·143억원) 등 기존 항공기 부품 제조 물량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다만 보유한 수주잔고 만큼은 KAI 다른 자회사를 압도하며 미래 성장 동력 측면에선 가장 앞서고 있다. 지난해 3분기 KAI의 연결회사로 신규 편입된 제노코 정도만 수주잔고 821억원으로 에스앤케이항공과 맞먹는다. 나머지 한국항공서비스(514억원), 에비오시스테크놀러지스(165억원) 등의 수주잔고는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