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서비스(KAEMS)가 첫 연간 순이익에 도전한다. 지난해 3분기 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그 토대를 마련했다. KAEMS는 한국항공우주(KAI)의 민항기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진출을 위해 출범한 회사이지만 그동안 한번의 흑자도 내지 못하고 적자 늪에 빠진 상태였다.
이번에 KAEMS의 첫 연간 흑자 가능성이 올라갔지만 적지 않은 사업 과제가 남아있다. 민항 MRO 사업 확대라는 목표 대비 민수 매출·수주 비중이 작아 이를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최근 3년간 KAEMS의 수주잔고 중 민항기 비중은 10%대에 머물고 있다.
◇LCC MRO 동반자, 제주·이스타 등 출자 2015년 국토부는 항공정비산업 육성방안을 발표하며 해외로 나가는 위탁정비 수요를 국내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자체 정비 능력이 부족한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해외 위탁정비 비중이 50%를 웃돌던 가운데 그 수요를 국내로 돌려 항공기 MRO 산업을 키우고 향후 이를 수출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수립했다.
2000년대 후반 군용기 MRO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KAI는 정부의 산업 육성 정책에 관심을 보이며 2016년 7월 MRO 전문업체 설립을 위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수차례에 걸친 수정·보완 작업을 거쳐 이듬해 말 회사는 정부지원 항공 MRO 사업자로 선정됐고 이 과정에서 제주항공 등 LCC 업체를 출자자로 확보했다.
정부의 지원과 LCC 업체의 참여로 힘을 합쳐 KAI는 2018년 KAEMS라는 MRO 전문 자회사를 출범했다. KAI가 현금 357억원, 토지·건물 등 현물 540억원을 출자해 지분 66.41%의 최대주주 자리에 앉았고 이외 한국공항공사(19.93%), 경남은행(5%), 부산은행(2%) 등이 현금출자에 참여했다. 지역 금융권 외에도 하이즈항공(1.78%), 제주항공(0.74%), 이스타항공(0.37%) 등 LCC 업체도 1% 내외의 지분을 확보했다.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등은 정비 물량을 점차 KAEMS에 맡기기 시작했고 이후에도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다른 LCC 업체도 하나둘 KAEMS를 찾았다. 덕분에 제주항공, 티웨이항공은 KAEMS의 주요 매출처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신규 자회사를 편입한 KAI도 이미 보유한 군수 창정비 물량을 KAEMS에 이관하며 KAEMS의 초기 사업 안정화를 지원했다.
KAI의 지원 아래 KAEMS는 점차 자체적인 수주 능력을 키우면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 업체와의 협력 구조까지 구축했다. 에어버스, 보잉 등 미국, 유럽 업체에 중정비·성능개량 정비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고 일본, 필리핀 등 아시아 항공사의 물량도 확보했다. 지난해 3분기 말까지 KAEMS는 군·민수 항공기 185대를 납품했고 가동률은 86.5%였다.
◇첫 순익 기대감, 민항기 수주 지속성 목표 KAI의 민항기 MRO 사업 확대라는 임무를 받고 출범한 KAEMS는 매년 매출 증가에 성공하며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 설립 후 단 한차례의 연간 순이익을 내지 못하며 수익성 측면에선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2019년 61억원에 불과했던 KAEMS의 연 매출은 2024년 607억원으로 5년 사이 10배가량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63억원에서 34억원으로 절반 정도 줄이는 데 그쳤다. 다만 2021년 320억원에 육박하던 순손실 규모를 10분의 1 수준으로 감축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4년간 순손실을 줄인 KAEMS는 이제 연간 첫 순이익 달성을 기대한다. 그 기반에는 KAI에서 넘어온 군수 창정비 물량이 있다. KAEMS의 사업별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2019년 18억원이던 군수매출 규모는 2024년 330억원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도 그 흐름이 이어졌을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말 KAEMS는 매출 537억원을 거뒀고 순이익은 3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민항기 MRO 사업을 주요 사업 목표로 내세우고 출범한 회사지만 매출의 상당 부분은 군수용에 의존하는 구조인 만큼 KAEMS는 지속적인 민수용 물량 확보를 목표로 두고 있다. KAEMS의 수주잔고 가운데 민항기 물량 액수는 100억원을 넘은 적이 없고 그 비중 역시 3년 연속 10% 초반대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전체 수주잔고는 지속해서 500억원을 웃돌며 탄탄한 미래 매출원을 확보한 상태지만 이중 군수·도장 사업 물량만 300억원이 넘어 군수용 쏠림 현상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KAEMS는 국내 인천·김해·제주공항 등에 정비사무소를 열고 국내외 15개의 항공사를 대상으로 운항정비 사업을 개시하며 민항기 수주 프로젝트를 확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