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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역대급 투자·주주환원·차입…"추가 조달 없다"

CFO 직접 나서 부채 상환 언급, 자사주 6776억 유동화…짐펜트라·CMO 관건

김찬혁 기자  2026-03-26 08:12:58
총 차입금 3조1400억원, 그 중 87%인 2조7400억원이 단기차입금. 셀트리온의 공격적 투자 뒷단을 들여다보면 적극적인 레버리지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현금성 자산은 6900억원에 불과하다.

연간 영업활동으로 5000억원에 가까운 순유입 현금을 창출하지만 대규모 설비 투자가 수반되는 바이오시밀러 및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특성상 투자 규모 역시 만만찮다. 치열해지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셀트리온의 고군분투가 공격적 차입으로 이어진 배경이다. 작년 한 해 투자활동으로 순유출된 현금만 8800억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셀트리온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인 관리부문 총괄 신민철 사장은 더벨과 만나"추가 자금 조달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공격적인 투자와 부채 상환을 어떻게 병행할지는 결국 투자의 수익화라는 선순환에 달려있다.

◇차입금 1년 새 두 배, 투자 유출은 직전 2년 합산 추월

2025년 말 기준 셀트리온의 총 차입금은 3조1444억원으로 집계된다. 이 가운데 단기차입금은 2조7356억원이다. 전년도 말 총 차입금 1조6559억원에서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늘어난 차입의 대부분이 단기 차입이라는 점은 주목할 지점이다. 차입 확대에도 현금성 자산은 8149억원에서 6856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셀트리온은 작년 한 해 별도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으로 4276억원을 벌어들였다. 전년 7442억원 대비 40% 이상 급감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8475억원으로 전년 1조48억원 대비 줄었다.

투자활동 현금흐름 관점으로는 8776억원이 순유출되며 직전 2년 합산 4231억원을 두 배이상 웃도는 유출 규모를 기록했다. 자기주식 취득 등 재무활동 현금흐름으로 유출된 현금도 상당했지만 차입이 늘어난 데 따라 전체적으로는 3809억원 순유입으로 나타났다.

투자 현금 유출의 핵심은 브랜치버그 공장 인수였다. 셀트리온은 미국 의약품 관세 리스크 대응, 미국 현지 제품 공급과 위탁생산(CMO) 사업 확대 차원에서 2025년 9월 일라이릴리가 보유하던 미국 뉴저지 원료의약품 생산시설 임클론시스템즈 인수를 결정했다.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종속회사 셀트리온USA에 약 7824억원을 출자했으며 이 중 1차분 약 6556억원은 지난해 말 집행됐고 나머지 약 1269억원은 2026년 중 납입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무형자산 취득에 2217억원, 설비 등 유형자산 취득에 901억원을 투입했다.

또 셀트리온은 2025년 한 해 주주환원 차원에서 총 528만주의 자기주식을 취득했다. 별도 현금흐름표 기준 취득에 투입된 금액은 9073억원이다. 소각은 네 차례에 걸쳐 총 497만주, 약 8199억원어치를 진행했다. 현금배당 1538억원까지 더하면 2025년 한 해 주주환원에 쓴 돈만 1조원이 훌쩍 넘는다.

숨 돌릴 새 없이 셀트리온은 글로벌 시장 상황과 파이프라인 출시 속도에 따라 추가 생산시설 확보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24일 공개한 신규 투자 규모만 해도 2조원을 훌쩍 넘는다.

송도 4·5공장 신설에 1조2265억원, 미국 브랜치버그 공장 증설에 최대 7000억원, 충남 예산 DP 공장 신설에 약 3000억원이 각각 투입될 예정이다. 송도 신공장 착공과 브랜치버그 공장 증설이 본격화되는 올해부터 투자 현금 유출 규모는 한층 더 커질 전망이다.

◇자사주 유동화 6776억으로 9100억 단기 투자 재원 마련

셀트리온은 이 같은 투자 재원의 일부를 자사주 유동화로 조달한다. 이번 주총에서 승인된 유동화 대상 주식은 총 발행 주식의 1.4%인 322만6466주다. 2026년 1월 평균 종가 기준 약 6776억원에 해당한다. 나머지 911만주는 4월 1일 전량 소각한다.

조달 자금은 별도 계좌로 엄격히 관리하며 주총에서 승인된 목적에 한해서만 집행한다는 투명성 강화 방안도 함께 제시됐다. 투자 항목별로는 시설 투자에 8000억원, R&D에 1100억원이 배정됐다.


이번 자사주 유동화 자금은 셀트리온의 단기 투자 계획 9100억원의 핵심 조달처로 활용되며 나머지는 영업이익 등 내부 현금으로 보완하는 구조다. 당장의 재원 마련 그림은 갖췄지만 역시나 불확실성은 남는다. 공격적 투자와 부채 축소를 동시에 달성하려면 결국 수익화 속도가 관건이다.

CMO/CDMO 수주 확대와 '짐펜트라' 등 주력 제품의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가 레버리지 해소의 열쇠다. 주총 현장에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2026년 분기별 연결 영업이익 목표로 1분기 3000억원대, 2분기 4000억원대, 3분기 5000억원대, 4분기 6000억원대를 제시했다.

단순 합산 기준 연간 최소 1조8000억원이다.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1685억원 대비 약 54%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더해 셀트리온 이사회는 이번 주총을 통해 2023년 임기만료 이후 3년 만에 신민철 사장을 이사회로 복귀시켰다. 2012년부터 재무회계담당을 시작으로 재무관리본부장, 관리본부장을 거쳐 2019년부터 관리부문장을 맡고 있는 셀트리온 재무·관리 분야의 핵심 인물이다.

신 사장이 전면에 다시 나선 것은 공격적 투자 국면에서 재무·관리 총괄 역할의 무게가 그만큼 커졌다는 방증이다. 신 사장은 주총 이후 더벨과 만나 부채 축소와 투자 병행의 방향을 밝혔다.

신 사장은 "영업이익으로 투자를 충당하면서 부채를 줄여가는 방향을 가져가겠다"며 "자사주 유동화 자금은 설비 투자와 R&D에 반반 정도 쓰는 큰 그림만 현재 가지고 있고 이자율 등 상황을 고려해 효율적으로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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