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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경영전략 수립에 필요한 의사결정을 이끌어 내는 주요 경영진 중 한 명이다. 투자와 자원의 배분, 내부통제 등을 관장하는 만큼 이사회와 사내외 겸직, IR 등의 활동도 활발하다. 이처럼 좁게는 재무부터 넓게는 기획까지 책임지는 CFO의 역할과 권한, 영향력을 THE CFO가 살펴본다.
이준형 케이뱅크 전략실장(전무)은 세 차례 도전 끝에 기업공개(IPO)를 성사시킨 주역으로 꼽힌다. 다만 상장 이후에는 전략형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수익성 회복과 업비트 제휴 유지라는 더 까다로운 과제를 풀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이 전무는 1973년 3월생으로 고려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KAIST)에서 테크노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직장 경력 대부분은 KT그룹에서 쌓았다. 1999년 KT에 입사했고 KT 그룹경영실 그룹전략팀장(상무)을 거쳐 전략투자실 전략투자2팀장을 지냈다.
이 전무는 회계·재무 실무를 거친 정통 CFO라기보다 전략, 자본 배치, 투자 판단에 강점을 가진 ‘전략형 CFO’에 가깝다. 이 전무는 재무 분야보다는 자본 배치와 인수합병(M&A), IPO 같은 굵직한 의사결정을 다뤄온 전략·딜 트랙레코드를 쌓아왔다고 볼 수 있다. 케이뱅크에도 경영기획실 실장(상무)으로 2023년 합류했다.
CFO를 맡게 된 건 2024년 말 이뤄진 케이뱅크의 조직 개편 때문이었다. 케이뱅크는 당시 이풍우 전 CFO의 임기 만료 이후 전략 담당 임원인 이 전무가 CFO를 겸직하도록 했다. 재무와 전략 총괄 겸임을 통해 IPO 추진력을 높이려는 포석이라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왔다.
CFO 역할을 맡은 이 전무의 최우선 과제는 IPO 성사였다. 케이뱅크는 2022년, 2024년 두차례에 걸쳐 IPO를 추진했지만 시장 악화와 수요예측 부진으로 공모 절차를 중단했다. 이 전무가 CFO에 부임한 직후인 2025년 초에도 IPO 재추진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비상계엄 사태 여파에 따른 증시 불안으로 시기를 뒤로 미뤄야 했다.
이 전무는 2025년 11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며 다시 IPO 시도를 주도했다. 그는 올 초 진행된 IPO 기자간담회에도 직접 나서서 “공모가가 지난번 대비 20% 하락한 가격에 결정됐다”고 설명하며 IPO 성사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이러한 노력 끝에 케이뱅크는 올 3월 초 코스피 입성에 성공했다.
IPO라는 숙원을 풀었지만 이 전무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다. 특히 작년 후퇴한 수익성 회복을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작년 말 기준으로 케이뱅크의 이자이익은 4815억원에서 4442억원으로 약 7.7% 감소했다. 순이자마진(NIM)은 1.91%에서 1.40%로 0.51%포인트 축소됐다.
이 전무는 수익성을 메울 카드로 소상공인을 겨냥한 소호(SOHO)대출을 내세우고 있다. 케이뱅크는 올해 1분기 소호대출 잔액이 2조7530억원으로 직전 분기대비 4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이 전무는 지난달 열린 1분기 실적 관련 기업설명회(IR)에서 “가계대출은 정부 가이드에 따라 작년 수준을 유지하고 나머지 분야는 소호에서 성장할 것”이라며 “소호대출 순증이 1분기 4000억원을 돌파했고 속도가 점차 빨라져 연간 2조원을 훌쩍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전략은 올 초부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케이뱅크는 올 1분기 이자이익 125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4%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NIM도 1.57%로 1년 전보다 0.16%포인트 상승했다.
업비트와 제휴 관계 유지도 이 전무가 풀어야 할 숙제다. 업비트와 제휴 관계는 케이뱅크 고객 기반과 예치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에 10월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재계약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려 있다.
이에 관련해 이 전무는 기업설명회에서 “업비트와 협력 관계는 더 강화되고 있다”며 “법인 고객 및 양사 협력사업이 많아 앞으로도 계약 관계는 잘 유지될 것이라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