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 BC카드 대표 체제가 출범 후 첫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조직 정비에 나섰다. 눈에 띄는 점은 지난 5년간 이어온 외부 수혈 기반의 '신금융연구소'를 정통 커뮤니케이션 체제로 복구하고 그 수장에 내부 공채 출신 인사를 전면 배치한 것이다.
동시에 기타비상무이사직에는 KT 출신을 선임하는 관행을 이어갓다. 취임 직후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둔 인사라는 평가를 받는 동시에 내부 결속력을 다지기 위한 파격 성격도 일부 띠고 있다.
다만 내부에선 이번 인사가 본격적인 성과 중심의 인적 쇄신 전 단계라고 보고 있다. 케이뱅크 IPO 이후 재무적 불확실성을 해소한 BC카드가 이르면 오는 10월 조기 인사를 통해 김 대표의 청사진이 투영된 개편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신금융연구소 지우고 커뮤니케이션본부 부활…내부 공채 여성 임원 전면 배치 이번 조직개편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커뮤니케이션본부의 원상복구다. 2021년 말 최원석 전 대표 체제는 언론 홍보와 대관을 담당하던 커뮤니케이션본부에 데이터 분석 기능을 더해 CEO 직속의 신금융연구소로 개편한 바 있다. 당시 수장에는 현대캐피탈 정책담당 부사장 출신인 우상현 전 소장이 영입되며 외부 전문가 중심의 기조가 뚜렷했다.
김영우 대표는 이를 5년 만에 다시 커뮤니케이션본부로 격상시켰다. 특히 기존 부사장이 맡던 조직을 본부 체제로 개편하면서 초대 본부장에 내부 공채 출신인 김희정 상무를 선임했다. 김 상무는 BC카드 공채 출신 내부승진 여성 임원으로 직전까지 대관 업무를 총괄하며 정무적 감각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내부 출신이 커뮤니케이션본부 직속 임원으로 발탁된 건 BC카드 최초다. 그간 해당 본부 임원은 외부 출신이 선임되는 기조가 뚜렷했다.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BC카드를 이끌었던 서준희 전 대표 시절이 대표적이다.
당시 삼성 출신인 황창규 전 KT 회장은 그룹 계열사인 BC카드 사장에 삼성생명 전무부터 삼성증권 부사장, 에스원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삼성맨' 서준희 당시 삼성사회봉사단 사장을 낙점했다. 서 전 대표는 취임 후 커뮤니케이션 담당 임원 자리에도 삼성전자 구조조정본부 출신 인사를 앉히며 삼성 라인 중심의 외부 수혈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그간 BC카드가 외부 전문가 위주로 커뮤니케이션 진용을 구축했던 것과 달리 김영우 대표가 조직 내부를 꿰뚫고 있는 'BC맨'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안 해본 부서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 김희정 상무 기용은 김 대표가 내부 사정에 밝은 공채 라인을 통해 조직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기타비상무이사 KT 재무·영업통 재선임…그룹 직할 체제 공고화 등기임원 구성에서는 KT 그룹의 직할 통제 체제가 한층 강화됐다. BC카드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이현석 전 KT 커스토머부문장과 장민 KT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선임했다. 임기는 2027년 정기주총까지다.
이현석 이사는 KT 내 대표적인 디바이스 및 마케팅 전문가로 활동해 왔다. 지난해 진행된 KT 차기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내부 출신이자 유일한 현직 후보로 CEO 경선 숏리스트 7인에 포함되기도 했다. 장민 이사는 케이뱅크 경영기획본부장과 BC카드 경영기획총괄을 거친 재무 전문가다. 모회사 KT의 대표이사 후보에 이어 곳간지기를 BC카드 이사회에 전진 배치하는 관행을 유지했다.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재무적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사외이사 진용도 전문성을 보강했다. 재선임된 김범준 가톨릭대 회계학과 교수와 더불어 이번에 신규 선임된 이지환 KAIST 경영공학부 교수는 전략 및 경영 혁신 전문가로 꼽힌다. 이들의 임기는 각각 2027년과 2028년까지로 김영우 대표의 중장기 전략을 뒷받침할 전망이다.
현재 BC카드의 본부장 및 실장급 임원은 전무 3명, 상무 14명, 본부장 2명 및 그룹장 1명 등 총 20명 규모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를 본격적인 세대교체의 전초전으로 보고 있다. 취임부터 인사까지의 물리적 시간이 짧았던 만큼 김 대표가 아직 본인의 색깔을 온전히 드러내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 케이뱅크 상장 성공으로 재무적 불확실성을 완전히 해소한 만큼 BC카드는 올해를 홀로서기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 변수를 털어낸 만큼 올해 연말 인사가 예년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르면 10월경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사를 통해 김 대표가 구상하는 자체 카드 경쟁력 강화와 스테이블코인 등 신사업 방향성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사장직을 공석으로 비워둔 채 본부 체제를 강화한 것 역시 향후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김 대표의 친정 체제를 더욱 견고히 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