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 발행, 자산 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폴란드를 중심으로 생산거점을 정비 중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단기에 대규모 차입을 일으켜 비주력 사업장을 정리하고 있다. 사업 재정비를 뒷받침할 자체적인 수익·현금 창출력이 떨어지자 본사 차입을 최대한 활용하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국내공장도 생산을 중단하고 생산거점을 폴란드로 일원화해 북미·유럽 공략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KIET는 이달 초 기업어음 발행과 금융기관 차입 등을 통해 각각 1000억원, 총 2000억원 규모의 단기차입금을 조달했다. 회사는 조달자금을 타법인 출자 증권 취득 및 차입금 상환 등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활용처는 곧바로 구체화했다. SKIET는 지난 27일 타법인 주식·출자 증권 취득 결정과 처분 결정 등을 각각 공시하며 그 대상으로 중국 생산법인인 'SK하이테크배터리머티리얼즈(장쑤)'로 명시했다. 중국법인의 채무상환을 위해 2443억원을 출자하고 동시에 해당 법인을 중국 분리막 업체인 셈코프에 매각한다는 내용이다. 본사 차원의 차입을 통해 자회사 채무부담을 줄이고 해당 자회사를 매각해 투자금 일부를 회수하는 방식을 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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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ET는 2019년 SK이노베이션에서 분사한 이후 폴란드 투자에 집중하면서 중국법인에 대한 출자는 별도로 진행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4월 채무상환 및 운영대금 지원을 목적으로 863억원을 처음으로 출자했다. 이달 중순까지도 중국 자회사 활용 방안을 고심하던 SKIET는 매수 기업이 구체화하자 이달 추가 출자를 단행하며 매각 전 자회사의 정상화를 지원했다.
이차전지 소재인 분리막을 생산하는 SKIET는 전기차 산업의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자 생산거점을 폴란드 신공장으로 옮기는 작업을 추진했다. 역외 판매가 어려운 중국공장(총 생산능력 6억8000만㎡)과 노후화한 국내 증평공장(4억7000만㎡)이 정리대상으로 거론되곤 했다.
이번에 중국법인을 매각하고 추가로 오는 11월 말까지 증평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며 회사는 폴란드 중심의 생산거점 재편을 일단락한다. 현재 폴란드공장은 3억4000만㎡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 중이며 올 하반기 3억4000만㎡의 생산능력을 추가한다. 시장 상황을 보며 내년에 8억㎡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춘 설비를 신규 가동할 계획이다. 주요 판매 후보지로는 유럽 역내뿐 아니라 북미 등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사업장 정리에 따른 단기간의 매출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내 생산을 중단하는 증평공장은 지난해 연결 매출(2619억원) 기준 45%를 담당하던 곳이며 중국법인도 9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창출하던 자회사로 2023년에는 400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본사로 올려보내기도 했다.
핵심 거점으로 떠오른 폴란드법인이 지난해 순이익 흑자전환(406억원)에 성공했으나 올 1분기 다시 순손실(-324억원)을 내는 등 사업장 안정화 기간이 필요한 상태다. 배당 등의 방식으로 본사에 현금을 보낸 적도 없다. 결국 SKIET 자체적으로 지속적인 사업운영 재원을 마련하려면 별도의 자금 조달 방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회사는 오랜 기간 지속된 업황 부진으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겉으로 드러나는 차입 지표 자체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 중이다. 글로벌 투자 주체인 SKIET 별도 기준 차입금의존도는 1분기 말 20.4%로 지난해 말 대비 1.8%포인트(p) 내려갔다. 단기차입금의존도도 7.1%로 10% 이내 수준에서 관리하고 있다. 이달 초 2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단기차입으로 두 지표 모두 동반 상승할 수밖에 없으나 중국법인 매각 자금(4억위안·888억원)을 활용해 해당 차입금을 일부 상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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