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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배분 뉴노멀

SK하이닉스발 이익연동 보수 모델의 재무적 함의

⑤영업이익 10% 연동 구조, 성과급 15조 가능성…사이클 꺾일 시 FCF 부담

안정문 기자  2026-06-04 16:17:33

편집자주

기업이 번 돈은 어디로 흐를까. 잘 나가는 기업들의 공통된 특성은 합리적 자본배치에 있다. 지금 창출한 이익의 배분이 미래 안녕을 좌우한다. 최근 삼성전자가 부딪힌 성과급 이슈가 시장의 주목을 받는 배경이다. 그간 투자와 배당에 쏠려 있던 저울에, 임직원 이익공유가 새 중심축으로 부상했다. 뒤집힌 룰의 재무적 파장과 거버넌스 함의, 글로벌 흐름까지 SR(서치앤리서치)본부가 분석해본다.
SK하이닉스가 호실적을 거두면서 성과급(PS) 재원이 크게 불어났다. 이같은 이익 추세가 이어지면 이익 연동형 보상 구조의 재무적 파급력이 본격적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문제는 이 구조가 호황기의 현금 유출을 증폭시키는 동시에 불황기에도 재무 방어 여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점이다. PS지급 시기에 사이클 반전이 일어날 경우 이연 지급분에 따른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예컨대 2025년 실적을 바탕으로 한 PS의 80%인 3조7765억원은 올해 2월 일시에 집행됐다. 향후 사이클 반전이 일어날 경우 전년의 호실적에 따른 PS 지급이 재무 부담이 될 수 있다.

◇영업이익과 함께 팽창하는 성과급

SK하이닉스의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7조 2063억원으로 전년(23조4673억원) 대비 101.2% 급증했다. 영업이익과 정비례하는 PS 재원도 자동으로 4조7206억원으로 불었다. 2026년 1분기 영업이익은 37조6103억원으로 단순 연간 추정 시 PS 재원만 15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2024년 성과급(2조3467억원) 대비 6배를 웃도는 규모다. 이 구조는 영업이익 증가율을 성과급이 그대로 따라가도록 설계돼 있어 1분기 400% 영업이익 증가는 곧 성과급 재원의 400% 증가로 이어진다.

하이닉스는 2025년 임금협상에서 성과급의 기본급 대비 1000% 상한을 폐지하는 대신 8:1:1 법칙을 도입했다. 연간 성과급 재원의 80%를 다음 해 초에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1년씩 이연해 지급하는 구조다. 노사는 이를 10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2025년 PS(4조7206억원)의 80%인 3조7765억원이 올해 2월 한꺼번에 지출됐다. 이는 기본급 대비 2964%에 해당한다. 연봉 1억원 직원 기준으로 2월 지급된 성과급만 생산성 격려금 포함 1억6400만원에 달했다. 내년 2월에는 2026년 PS의 80%가 집행될 예정이다.

이달 임금협상에 돌입하는 SK하이닉스 노조는 삼성전자의 합의안에 준하는 내용을 회사 측에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2025년 합의된 영업이익 10%라는 성과급 재원은 10년의 기간이 지난 이후 유지될 지는 미지수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10년이 지난 이후 성과급의 재원 규모 등은 아직 논의할 시점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영업익 줄게 되면 FCF 대비 성과급 규모 확대

이익 연동형 구조의 재무적 핵심 쟁점은 두 가지다. 첫째는 잉여현금흐름(FCF) 대비 성과급 비중 문제다. 2024년 FCF는 약 5조원이었고 이 중 PS로 2조3467억원이 지출돼 FCF 대비 40~46% 규모를 기록했다. 2025년에는 FCF가 약 17조원으로 급증하면서 PS 비중이 27%로 낮아졌지만 이는 FCF가 함께 늘었기 때문이다. 절대 금액 자체는 사이클에 따라 계속 불어나는 구조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2~4년 주기의 호·불황 반복이 특징이며 최근 들어 이 주기는 짧아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성과급 재원을 영업이익 10%로 수정한 직후 사이클의 파고를 한 차례 경험하기도 했다. 2023년 별도 기준 영업손실이 4조 6000억원에 달했고 FCF도 2022년(-5조원)과 2023년(-4조 3000억원)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불황기에는 PS 재원이 자동으로 축소된다는 점이 이 구조의 안전장치로 거론되지만 FCF가 이미 마이너스로 전환된 국면에서 현금 방어 여력이 얼마나 남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둘째는 통상임금 편입 리스크다. SK하이닉스의 PS는 영업이익이 확정되는 순간 직원별 지급액이 기본급의 몇 %라는 공식으로 자동 산출된다. 예측 가능성과 고정성이라는 통상임금 요건에 근접한 구조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하이닉스 노조는 수년 전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한 바 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해석이 점차 근로자 친화적으로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통상임금 편입 시도가 재개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 통상임금이 확대되면 각종 시간외 수당 산정의 분모가 커져 추가 인건비 부담이 발생하고 평균임금 상승에 따른 퇴직급여 부채도 업황과 무관하게 적립 규모를 키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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