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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이종산업 진출기

공연 예매 플랫폼 출시한 우리은행, 고객 넓히기 시동

②수수료 반값 앞세운 투더문…경쟁사 독주 시장 벽 넘을 수 있을까

노윤주 기자  2026-06-10 14:44:36

편집자주

은행이 이자 이익에만 기대는 시대가 저물고 있다. 수익원을 넓히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면서다. 금융업만 해야 한다는 은행 본업의 경계도 규제 완화로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 이에 은행은 알뜰폰을 시작으로 배달, 공연 예매까지 손대며 소비자의 일상을 파고든다. 단순히 수익을 좇기보다 그 이상의 효과를 겨냥한 행보다. 전통적 사업모델을 벗어나 신사업으로 뻗는 은행의 이종산업 진출기를 짚어본다.
우리은행이 공연 예매 플랫폼 투더문을 열었다. 저렴한 판매 수수료를 앞세워 대행사 없이 창작자가 직접 공연을 올릴 수 있게 했다. 대형 플랫폼을 이용하기 어렵던 신진 아티스트를 겨냥한 설계다.

또 다른 방점은 고객 확보에 뒀다. 플랫폼을 드나드는 이용자를 우리은행 고객으로 끌어들인다는 구상이다. 우리은행 계좌를 연결하면 예매 수수료를 반값으로 낮춰주고 있다. 다만 시장을 장악한 선발주자가 있는 게 변수다. 고객과 양질의 행사를 투더문으로 끌어오는 게 관건이다.

◇'우리' 지운 독립 앱…은행 색 덜어낸 플랫폼

우리은행은 1년간 준비한 끝에 올해 4월 공연·티켓 예매 플랫폼 '투더문(2TM)'을 선보였다. 연극이나 전시, 음악 공연 등의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로 은행의 본업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영역이다. 티켓 판매·중개업은 이미 은행 부수업무로 잡혀 있어 빠르게 정식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었다.

사업은 플랫폼사업부가 맡았다. 모바일뱅킹을 필두로 디지털 플랫폼 사업을 총괄하는 곳이다. 특히 올해는 우리은행이 삼성전자 모바일사업부 출신 정의철 디지털영업그룹장(부행장)을 외부서 영입한 첫해다. IT 기업 임원을 은행으로 데려오면서 인사 당시 큰 주목을 받은 만큼 투더문 결과물에도 관심이 쏠렸다.

이에 투더문은 자세히 보지 않으면 은행이 내놓은 서비스가 아닌 것처럼 완성됐다. 우리은행 모바일앱과 분리된 독립적인 앱, 웹을 통해 돌아간다. 전용 서버를 두고 유량 제어와 매크로 차단 솔루션도 갖췄다. 표가 몰리는 상황에서도 공정한 예매를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플랫폼 사업이라는 점에서 은행 색채가 줄어든 건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우리'라는 브랜드도 서비스명에서 지웠다. 대신 공연 티저 영상과 아티스트 인터뷰, 비하인드 콘텐츠 등으로 빈칸을 채웠다. 신진 아티스트와 중소 기획사에 홍보 채널과 예매 인프라를 내준다. 대행사나 기획사를 끼지 않아도 아티스트가 직접 행사나 전시를 올릴 수 있다.

◇신진 아티스트 위주로 채운 콘텐츠…상생 키워드 전면에

우리은행 투더문이 앞세운 무기는 수수료다. 시장의 평균 예매 수수료는 건당 2000원 안팎이다. 투더문은 이를 절반인 1000원으로 낮췄다. 고객이 우리은행 계좌를 연결하면 500원까지 내려간다. 표를 사는 이용자의 부담을 덜어준 것이다.

공연자에게도 플랫폼 이용 시 발생하는 비용을 절감해 줄 예정이다. 우리세이프정산이 거론된다. 결제대금을 은행에 예치한 후 판매자에게 대금을 지급하는 서비스로 소상공인 등에게는 정산 중계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다.

플랫폼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부담됐던 신진 아티스트와 팬까지 지원한다는 것이다. 저렴한 수수료가 발판이 돼 양질의 공연을 늘려 나가 이용자 증가까지 노린다는 구상이다. 향후에는 플랫폼을 드나드는 아티스트와 관객을 은행 고객으로 잇겠다는 전략도 담겨 있다.

관건은 자리 잡기다. 지난해 기준 공연 티켓 시장은 판매액 1조7000억원을 넘기며 전년보다 18.8% 커졌다. 뮤지컬, 무용 공연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티켓 판매 시장의 덩치는 빠르게 불고 있다.

하지만 시장 점유율은 콘크리트다. 인터파크를 운영하는 놀유니버스의 티켓 거래액이 지난해 1조2000억원대로 추산된다. 시장 점유율 약 70%를 차지하는 압도적 사업자가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NHN티켓링크 등이 스포츠 예매를 중심으로 나머지 점유율을 공고히 지키고 있다. 신진 아티스트를 내세운 후발주자 투더문이 넓힐 틈이 크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리은행 측은 수익성보다도 포용에 초점을 맞춘 사업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비금융 사업 확장도 당연히 염두에 두고 있지만 은행의 사회적 가치 창출에 더 무게를 뒀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큰틀에서는 비금융 사업 확대지만 무엇보다 상생에 초점을 맞췄다"라며 "수수료가 부담스러운 신진·중소 아티스트가 대행사 없이 직접 공연을 올려 관객과 만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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