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등 '빅딜(Big Deal)'은 기업의 운명을 가른다. 단 한 건의 재무적 이벤트라도 규모가 크다면 그 영향은 기업을 넘어 그룹 전체로 영향을 미친다. 그 영향은 긍정적일수도, 부정적일수도 있다. THE CFO는 기업과 그룹의 방향성을 바꾼 빅딜을 분석한다. 빅딜 이후 기업은 재무적으로 어떻게 변모했으며, 나아가 딜을 이끈 최고재무책임자(CFO) 및 재무 인력들의 행보를 살펴본다.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의 합자회사인 일본 지주사 라인야후가 라인게임즈를 매각목적보유로 회계처리를 했다. 앞서 라인야후는 카카오게임즈를 인수한 바 있는데 양사간 합병 혹은 라인게임즈의 매각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라인야후는 기존 라인게임즈 CFO 등을 카카오게임즈로 이동시키는 등 양사간 인사 교류도 마친 상태다. 업계에서는 라인게임즈가 카카오게임즈에 합병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게임즈는 아직까지 결정된 사항이 없다는 입장을, 라인게임즈는 외부투자를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 라인게임즈 매각목적보유로 회계처리
*라인야후의 최근 공시. 라인게임즈의 처분을 기정사실화했다. (출처: 일본 금융청)
라인야후는 지난 6월18일 공시에서 “올해 3월31일 시점을 기준으로 향후 라인게임즈가 라인야후의 자회사가 아니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에 라인게임즈의 자산과 부채를 매각목적보유로 분류된 처분그룹에 분류했다”고 밝혔다.
라인야후가 채택한 IFRS 회계기준에 따르면 어떤 자산을 매각목적보유 항목으로 옮기기 위해선 ‘경영진이 매각여부를 이미 확정했으며 1년 이내에 즉시 매각이 가능할 것’ 등의 조건이 붙어있다.
다만 매각목적보유라 하여 반드시 제 3자 대상 매각일 필요는 없고 합병, 영업양도 등 폭넓은 처분도 가능하다.
최근 라인야후는 카카오게임즈를 인수했다. 지난달 19일 카카오게임즈 최대 주주가 LAAA인베스트먼트(33.43%)로 바뀌었다. LAAA인베스트먼트의 지배구조 꼭대기에 라인야후가 있다. 라인야후측은 카카오게임즈에 제 3자 배정 유상증자로 2400억원, 전환사채로 600억원 등 총 3000억원을 공급했다. 여기에 더해 카카오로부터 구주 인수에 약 3000억원대를 지급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어 라인게임즈 핵심 C레벨들은 카카오게임즈로 자리를 옮겼다. 신권호 라인게임즈 CFO, 김태환 라인게임즈 부사장이 각각 카카오게임즈의 CFO와 공동 CEO로 최근 선임됐다. 두 인물 모두 M&A 등 자본시장 딜 전문가 출신이다. 더불어 라인게임즈 신규 공동대표에도 배영진 전 라인게임즈 CSO 겸 CFO가 최근 선임됐다. 그 역시 넥슨 투자실 등에 몸담았던 자본시장 분야 전문가다.
이같은 행보를 두고 시장에선 라인게임즈와 카카오게임즈의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의 출구를 마련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라인야후의 라인게임즈 처분 결정 공시와 이후 카카오게임즈로의 인사 이동 등 정황을 보면 양사의 합병은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앞서 카카오게임즈 신권호 CFO는 지난달 22일 임시주주총회 이후 질의응답에서 "(라인게임즈와 합병 관련)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발언했다. 라인야후 공시에 대한 질의에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도 "(신권호 CFO의 발언과 같은) 입장에는 변함 없다"고 답했다.
반면 라인게임즈측은 외부투자를 유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라인게임즈 관계자는 "라인야후가 (라인게임즈에 대한)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는 선에서 외부투자를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있다는 것을 전달한 상태이고 이를 라인야후측에서 회계처리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라인게임즈는 다양한 잠재적 투자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중"이라 말했다.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면서도 지배권은 외부 투자자에게 넘긴다는 의미로, 사실상 매각설로 풀이된다.
◇ 외부 매각이든 합병이든, 라인게임즈 가치산정 핵심 ‘영업권’
향후 라인게임즈 가치산정에는 영업권(のれん)이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라인야후가 산정한 라인게임즈 장부가액 자산가치는 218억엔(약 2083억원)이다. 이 가운데 영업권이 185억엔(약 1767억원)으로 사실상 대부분을 차지한다. 부채는 198억엔(약 1890억원)이다. 이로써 순장부가액은 약 20억엔(약 191억원)이며 영업권 185억엔을 제외할 경우 큰 폭의 마이너스로 돌아선다.
이 영업권은 라인게임즈의 IP 등을 기반으로 한 미래 수익성에 기반을 두고 있다. 다만 라인게임즈 영업권은 라인야후의 ‘미디어 사업 그룹 CGU(현금창출단위)’에 일괄 포함돼왔기 때문에 그동안 개별적인 손상검사는 받지 않았다.
라인야후 보고서에는 “라인게임즈의 공정가치(매각예정가액)가 장부가액보다 높다”고 명시했다. 다만 공정가치를 산출하던 시점까지 원매자는 없었다. 장부가액의 대부분은 영업권 자산이 뒷받침하고 있다.
라인게임즈 관계자는 "라인야후 자료에 표기된 공정가치는 매각 대상자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구체적 숫자라거나, 이 가격에 라인게임즈를 매각할 것이라는 라인야후의 의도가 반영된 가격이 아니라, 3월말 시점에서 회계처리를 위해 회계상 공정가치를 책정한 것"이라 말했다.
결국 라인야후는 라인게임즈가 실적 부진과 재무상태 악화에 빠졌음에도 그 영업권을 온전히 인정해 장부가액에 포함시킨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한 라인게임즈의 기업가치는 향후 합병 시나리오에서는 교환비율을, 매각 시나리오에서는 매각가를 산정하는 데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라인야후는 라인게임즈에 앵커PE 등 외부투자자로부터 RCPS/CB 등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유치했다. 2025년말 시점 기준 총 액수는 약 1700억원이다. 다만 5년 내 IPO 등 조건이 붙어있었다. 이후 라인게임즈는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 자본잠식에 빠져 상장은 사실상 불가능해졌으며 위 RCPS/CB의 트리거가 올해 도래한다.
*라인야후는 같은 공시에서 라인게임즈 영업권을 올해 1분기 말 기준 184억9400만엔으로 산정했다. (출처: 일본 금융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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