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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의 역사

안정문 기자  2026-04-23 14:56:58

편집자주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THECFO가 제공하는 ‘아카이브(Archive)’는 시장에서 벌어진 이슈의 발단과 결말을 기록한다. 기업의 현재를 만든 이정표적 사건은 왜 일어났으며 어떻게 전개됐을까. 사건의 방향성을 흔들어 놓은 주요 이벤트는 뭘까. 기사 한 건이 하나의 조각이라면 아카이브는 조각이 맞춰진 퍼즐이다. 거대 사건을 구성하는 수많은 사실관계를 아카이브가 담았다.

목차

1. 개요

1.1. ㈜엔진에서 카카오게임즈로

1.2. 통합 카카오게임즈 출범

2. 역대 대표이사

2.1. 남궁훈·조계현 대표

2.2. 한상우: 글로벌 피벗의 기로

3. M&A, 팽창과 그 대가

3.1. 초기 투자 포트폴리오 구축

3.2. 1.2조에 라이온하트 인수

3.3. 자회사의 변화

4. 역사적 IPO, 58조 증거금의 기록

4.1. 대한민국 IPO 역사를 쓰다

5. 퍼블리싱 연대기, 흥행과 실패의 교차

5.1. 가디언 테일즈에서 오딘까지…글로벌 역량 증명

5.2. 흥행작의 부재와 짙어진 어둠

5.3. 실적으로 본 퍼블리싱 성적표

6. 지배구조의 변천: 카카오에서 라인야후로

6.1. 텐센트와의 복잡한 계약

6.2. 라인야후로의 경영권 이전

최초 문서 작성일 : 2026년 4월23일

1. 개요접기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그룹 산하 게임 전문 자회사다. 2013년 ㈜엔진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해 2016년 카카오에 인수되고 다음게임을 흡수합병하며 오늘의 이름을 얻었다. 2020년 코스닥 역사상 전례 없는 청약 열기 속에 상장했고 이듬해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라는 초대형 흥행작을 등에 업어 연 매출 1조원 클럽에 올랐다. 시가총액은 한때 10조원에 육박했다.

그러나 후속 흥행작 부재와 무리한 인수합병의 후유증이 겹치면서 실적은 가파르게 추락했다. 2025년에는 적자를 기록했고 2026년 3월 카카오는 최대주주를 라인야후(LY주식회사) 산하 사모펀드에 넘겨주기로 결정했다.

이 문서는 카카오게임즈의 성장과 역대 최대 규모로 상장한 IPO 과정을 다루고 게임 개발사와 퍼블리셔로써의 성공과 실패, 카카오그룹과 시너지 및 M&A를 통한 지배구조의 변화 히스토리를 다룬다.

1.1. ㈜엔진에서 카카오게임즈로접기



카카오게임즈의 법적 전신은 2013년 8월 설립된 ㈜엔진이다. 남궁훈 전 대표가 이 회사를 인수해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오늘날 카카오게임즈의 역사가 시작됐다. 당시 '카카오 게임'이 있긴 했지만 이는 카카오가 직접 운영하던 사업 부문의 이름이었다. ㈜엔진은 별도 법인이었다.

당시 카카오가 직접 운영하던 게임 플랫폼 사업은 이미 500개 이상의 개발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방대한 게임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었다. 문제는 플랫폼이 커질수록 카카오 본사가 직접 관리해야 하는 운영 복잡성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점이었다. 단순한 채널링 플랫폼에서 직접 퍼블리싱까지 아우르는 종합 게임사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전문 법인이 필요했다. 엔진 인수는 그 밑그림의 첫 획이었다.

2016년 4월, 카카오는 엔진과 기존 게임 계열사 다음게임을 합병시켰다. 다음게임은 포털 다음이 오랜 기간 운영해온 PC 게임 플랫폼 사업체였다. PC 게임 플랫폼 운영 노하우와 인프라는 카카오게임즈가 흡수할 충분한 자산이었다. 합병 후 같은 해 7월 사명이 카카오게임즈로 바뀌며 독자적인 게임 전문 법인으로서 존재감을 갖추기 시작했다.

1.2. 통합 카카오게임즈 출범접기


2017년 11월 카카오가 직접 담당하던 게임 사업 부문 전체를 카카오게임즈가 흡수하면서 비로소 지금의 모습에 가까운 '통합 카카오게임즈'가 출범했다. 카카오그룹 내 유일한 게임 전문 자회사로서의 정체성이 이 시점에 확립됐다.

통합 출범 후 카카오게임즈의 사업 모델도 진화했다. 파트너사의 게임을 카카오게임 플랫폼에 입점시키고 수수료를 받는 채널링 방식을 탈피해 서비스와 운영·CS까지 직접 책임지는 직접 퍼블리싱 사업으로 체질을 바꿔나갔다. 초기 매출의 상당 부분이 채널링 수수료에 의존하던 구조를 개편한 것이다. 통합 첫 해인 2016년 약 1013억원이던 매출은 2017년 약 2013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같은 해 12월에는 '30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하며 해외 시장으로의 보폭도 넓혀가기 시작했다.

2. 역대 대표이사접기



2.1. 남궁훈·조계현 대표접기

카카오게임즈 초대 대표는 남궁훈, 조계현 전 대표다. 남궁훈 전 대표는 경영 총괄, 투자, 상장(IPO), 신사업(스낵게임, 라이프 M&O 등)을, 조계현 전 대표는 퍼블리싱 사업 부문을 총괄하며 주요 게임의 서비스와 마케팅을 이끌었다.

남궁훈 전 대표는 한게임 창립 멤버로 게임업계에 입문해 NHN과 카카오를 거치며 주요 게임 사업을 이끌었고 이후 카카오게임즈 대표를 역임하며 모바일·온라인 게임 사업 확장과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게임업계 대표 경영인이다.

각자대표 시절의 핵심 업적은 셋으로 압축된다. 채널링 중심에서 직접 퍼블리싱으로의 사업 구조 전환, 2020년 코스닥 역사상 전례 없는 기록을 세운 IPO 성공, 그리고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 출시된 2021년의 폭발적 성장이다. 상장 직후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그의 지분 가치는 단숨에 2000억원 수준으로 치솟았다.

2021년 11월, 남궁훈 전 대표는 카카오 본사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겸직하기 시작했고 같은 해 12월 카카오게임즈 대표직에서 공식 사임했다. 이후 카카오 대표이사에 올랐다.
각자대표였던 조계현 전 대표는 남궁훈 전 대표의 사임으로 2021년 12월부터 각자대표에서 단독대표가 됐다.

조 전 대표는 2006년 네오위즈게임즈 부사장을 거쳐 2011년에는 네오위즈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역임했다. 네오위즈게임즈 재직 시절에는 퍼블리싱 사업부 부사장으로 활동하며 국내 게임 퍼블리싱 사업의 기반을 다졌다.

2012년에는 위메이드크리에이티브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으며, 이듬해인 2013년에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사장으로 선임돼 사업 총괄을 맡았다.

2016년에는 퍼블리싱 플랫폼 기업 '엔진'(NZIN) 부사장으로 이동했다. 같은 해 4월 엔진과 다음게임의 합병으로 출범한 카카오게임즈에서 남궁훈과 함께 각자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2021년 12월 남궁훈 대표가 사임하면서 조계현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취임 직후인 2022년 카카오게임즈는 매출 1조1477억원, 영업이익 1758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오딘과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의 동시 흥행이라는 행운이 뒷받침됐다. 영업이익률 15.5%는 회사 역사상 최고 수치였다.

그러나 2023년에는 두 흥행작의 수명 주기가 정점을 지나면서 영업이익이 745억원으로 전년 대비 58% 급감했다. 조계현 재임 기간 동안 카카오게임즈는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를 총 1조2040억원에 인수하는 대형 M&A를 단행했다. 당장의 황금기를 뒷받침한 결정이었지만 동시에 회사 재무 부담을 키우는 씨앗이 됐다는 평가도 따랐다. 2024년 조계현은 한상우에게 대표직을 넘겼다.

2.2. 한상우: 글로벌 피벗의 기로접기

한상우 대표는 네오위즈게임즈 출신으로 텐센트코리아 대표를 지낸 뒤 카카오게임즈에 합류해 최고전략책임자(CSO)와 해외사업본부 본부장을 역임했다. 2024년 대표이사에 오른 그의 취임 화두는 글로벌 피벗이었다. 국내 MMORPG 편중에서 벗어나 장르를 다변화하고 해외 매출 비중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취임 이후에도 실적 반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신작 공백이 길어진 데다 숏폼을 비롯한 짧은 호흡의 엔터테인먼트 확장과 외산 게임 영향력으로 경쟁이 심화된 탓이었다. 결국 최대주주 교체라는 격변 속에서 한상우의 리더십은 무거운 시험대에 올라 있다.




3. M&A, 팽창과 그 대가접기



3.1. 초기 투자 포트폴리오 구축접기



통합 출범 이후 카카오게임즈는 단순 퍼블리셔를 넘어 게임 산업의 밸류체인 전체를 장악하려는 전략을 펼쳤다. 2017년 9월 골프 시뮬레이션 기업 마음골프를 인수해 카카오VX로 사명을 변경했다. 스포츠 게임과 레저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첫 신호탄이었다.

2018년은 투자 드라이브가 본격화된 해다. 2월에 텐센트·넷마블·액토즈소프트·블루홀(현 크래프톤) 등으로부터 총 14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같은 해 8월에는 '아키에이지' 개발사 엑스엘게임즈에 100억원을 투자하고 달빛조각사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와도 이 시점에 첫 인연을 맺었다. 2018년 50억원을 들여 지분 8.33%를 확보했다. 2019년에는 뉴질랜드 스튜디오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와 '패스 오브 엑자일' 국내 퍼블리싱 계약을 맺었다.

2020년 3월, 카카오게임즈는 엑스엘게임즈 지분 52.97%를 1181억 원에 취득하며 자회사로 편입했다. 송재경 대표가 이끄는 엑스엘게임즈는 국산 MMORPG의 상징인 '아키에이지'를 개발한 곳이다. 퍼블리싱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직접 개발 역량을 내재화하겠다는 의지를 처음으로 행동으로 보여준 딜이었다. 같은 달 세컨드다이브,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 패스파인더에이트 3사에 총 230억 원을 전략 투자하며 개발사 생태계를 확장했다.

3.2. 1.2조에 라이온하트 인수접기



카카오게임즈 M&A 역사의 정점은 단연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인수다. 2018년 넥슨 출신의 게임 개발자 김재영이 창업한 라이온하트는 2021년 6월 출시한 크로스 플랫폼 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 흥행에 성공했다. 출시 19일 만에 누적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고 구글·애플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17주 연속 유지했다.

카카오게임즈는 2018년 최초 투자 시점에 이미 콜옵션을 심어두었다. 카카오게임즈는 라이온하트의 실적에 따라 경영권을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2차 투자 계약에 포함시켰다. 콜옵션이란 특정 조건이 충족될 경우 미리 정한 가격 또는 산정 방식에 따라 상대방 지분을 추가 매수할 수 있는 권리다. 매수 의무는 없되 권리만 보유하는 구조이므로, 게임 흥행이 부진할 경우 행사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당시 "퍼블리싱과 투자를 병행하면서 콜옵션 조항을 추가해 퍼블리싱에 성공하면 해당 개발사를 계열사로 편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라이온하트는 이 전략의 사례였다. 약 190억 원의 초기 투자로 경영권 인수 선택지를 확보해 두고 오딘이 메가히트를 기록하자 콜옵션을 행사해 지배 지분을 굳힌 것이다.

카카오게임즈는 2018년 50억 원을 투자해 라이온하트 지분 8%를 확보했다. 이어 2020년 2차 투자를 통해 총 21.58%의 지분을 취득했다. 2020년 추가 투자 당시 13.27% 지분 확보 대가로 지출한 금액은 139억 원이었으며 두 차례 투자를 합산한 총 지분 취득 비용은 약 190억 원 수준이었다.

카카오게임즈는 2021년 11월, 유럽법인을 통해 라이온하트 지분 30.37%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선급금은 4500억 원. 기존 보유 지분 21.58%와 합산하면 지배 지분(51.95%) 확보였다.

그러나 최종 인수 금액은 달랐다. 계약 당시 오딘 서비스 1년간의 성과를 기반으로 최종 가격을 결정하기로 했는데, 오딘의 압도적인 흥행에 따라 잔금 7541억 원이 추가됐다. 2022년 6월 확정된 총 인수 금액은 1조 2040억 원이었다. 카카오게임즈가 라이온하트 전체의 기업가치로 평가한 금액은 약 4조 원이었다.

이 거래에는 잠재적 부담이 내포됐다. 인수 당시 창업자 김재영 의장과 맺은 계약에는 라이온하트 IPO를 추진하지 못할 경우 카카오게임즈가 김 의장의 지분을 매수해야 하는 풋옵션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풋옵션 리스크는 라이온하트의 IPO 시도가 가시화되면서 현실적인 위협으로 부각됐다. 라이온하트는 2022년 IPO를 시도했으나 2022년 10월 13일 상장을 철회했고, 이어 2022년 11월 2일에는 재상장을 고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카카오게임즈의 재무 여력이 줄어든 현재 이 조항은 언제든 터질 수 있는 잠재적 리스크로 거론된다. 카카오게임즈로서는 한숨을 돌린 셈이지만 업계에서는 "라이온하트가 언제든 IPO 재추진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은 카카오게임즈에게 시한폭탄일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3.3. 자회사의 변화접기



카카오게임즈는 인수만큼이나 자회사의 매각과 이탈도 적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프렌즈게임즈다. 2018년 카카오프렌즈 IP를 활용한 캐주얼 게임 개발을 목적으로 설립된 이 자회사는 '프렌즈팝', '프렌즈레이싱' 등 일부 성과를 냈지만 결국 게임 사업을 정리하고 블록체인 사업으로 업종을 전환해 '메타보라'로 사명을 바꿨다. 카카오게임즈가 블록체인·NFT 붐 시대에 올라탄 결과물이었지만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후 메타보라는 라인야후로의 경영권 이전 후 카카오 계열에서 제외되는 계열사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넵튠도 빠질 수 없다. 2018년 190억 원을 투자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2019년에 추가 출자까지 단행했던 카카오게임즈는 이 회사를 크래프톤에 매각하며 관계를 정리했다.

카카오게임즈가 2017년 스크린골프 업체 마음골프를 인수해 카카오VX로 이름을 바꾼 것은 게임 외 수익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었다. 카카오VX는 이후 스크린골프를 비롯해 홈트레이닝, 용품, 예약 등으로 골프 비즈니스를 확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골프 붐이 일었던 2022년에는 매출이 1800억 원에 육박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엔데믹 이후 상황은 반전됐다. 카카오VX의 매출은 2024년 1116억원으로 줄었고, 24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카카오게임즈가 2020년 카카오VX의 유상증자 500억원을 전액 도맡는 등 꾸준히 자금을 투입했지만 수익성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카카오게임즈는 2024년 12월 매각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듬해 4월 벤처캐피탈 뮤렉스파트너스가 잠재 인수자로 등장했으나 투자자 모집에 실패하며 거래가 무산됐다. 카카오게임즈는 5월 매각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결국 외부 매각에 실패한 카카오게임즈는 2025년 10월 카카오 그룹 내 이동 방식을 선택했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의 자회사 IVG에 카카오VX 지분 100%를 2100억원에 매각하는 구조로 거래를 마무리했다. 다만 매각에 앞서 기존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한 지분 34.8%를 1623억원에 먼저 사들인 뒤 전량을 넘기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카카오게임즈에 유입된 현금은 약 1562억원 수준에 그쳤다. 회계상 장부가액(약 971억원)과 그간 투입한 자금을 감안하면 사실상 손해에 가까운 처분이었다.

카카오게임즈는 확보된 자금을 기반으로 모바일게임 중심에서 벗어나 AAA급 PC·콘솔 대작 개발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인수에서 매각까지 꼬박 8년이 걸린 골프 사업은 그렇게 카카오게임즈의 역사에서 퇴장했다.

반면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는 살아남아 자체 개발 타이틀을 키워가고 있다. 2023년 9월 계열사로 공식 편입된 이 스튜디오는 '섹션13' 등 자체 게임을 개발하며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2026년 현재 카카오게임즈 산하에 남아있는 주요 개발 자회사는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엑스엘게임즈,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 엔글 등이다. 한때 열 손가락이 넘는 계열사를 거느렸던 포트폴리오가 크게 정리된 모습이다.

4. 역사적 IPO, 58조 증거금의 기록접기



카카오게임즈는 2018년 하반기 상장 계획을 처음 공개했으나 실적 부침과 시장 상황으로 거듭 지연됐다. 2018년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 상장 계획을 발표했던 남궁훈 대표는 이후 수차례 일정을 미뤄야 했다. 상장 지연이 길어지는 동안 IPO 몸값도 요동쳤다. '1조원 기업가치'에서 시작된 평가는 업황과 실적에 따라 5000억원으로 추락했다가 오딘 출시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다시 2조원을 넘어섰다.

마침내 2020년 6월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면서 본격적인 기업공개 절차에 돌입했다. 주관사들이 산정한 공모가는 2만4000원이었다.

4.1. 대한민국 IPO 역사를 쓰다접기


결과는 대한민국 IPO 역사가 새로 쓰이는 순간이었다. 수요예측 경쟁률 1479대 1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0년 9월 1~2일 진행된 일반 청약에 몰린 증거금은 58조5543억원 규모였다. 최종 청약 경쟁률은 1524.85대 1에 달했다. 청약 과부하로 삼성증권 HTS·MTS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1주도 배정받지 못한 채 전액 환불을 받아야 했다.

2020년 9월 10일 코스닥에 상장한 카카오게임즈는 시초가가 공모가(2만4000원)의 두 배인 4만8000원에 형성되자마자 상한가까지 치솟으며 6만2400원에 장을 마쳤다.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3위까지 올라섰다. 카카오그룹 최초의 자회사 상장이라는 상징성이 투자 열기를 증폭시켰다. 이 IPO를 통해 카카오게임즈는 약 3840억원의 실탄을 손에 쥐었다.

그러나 상장 직후의 주가는 오래 가지 않았다. 오딘이 출시되기 전까지 신작 공백이 이어지면서 주가는 공모가 수준으로 빠르게 되돌아왔다. 카카오게임즈의 주가가 다시 고점을 찍은 것은 2021년 오딘 출시 이후였다. 이 시기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시초가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진 주가를 보며 IPO 열기와 실제 기업 가치 사이의 괴리를 실감해야 했다.

5. 퍼블리싱 연대기, 흥행과 실패의 교차접기



카카오게임즈의 성장사는 곧 퍼블리싱 타이틀들의 성적표이기도 하다. 첫 번째 분기점은 2017년이었다. 크래프톤(당시 블루홀)과 체결한 '배틀그라운드' 국내 퍼블리싱 계약이 그것이다. 배틀그라운드는 PC 게임 시장에서 국민 게임에 가까운 인기를 누리며 카카오게임즈가 PC 플랫폼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전국 스크린골프 매장 2위 사업자인 마음골프를 인수해 카카오VX로 이름을 바꾸고 골프 서비스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이 시기의 기타 매출 성장은 카카오VX가 상당 부분 견인했다.

5.1. 가디언 테일즈에서 오딘까지…글로벌 역량 증명접기


2019년 3월에는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Grinding Gear Games)와 핵앤슬래시 게임 '패스 오브 엑자일' 국내 퍼블리싱 계약을 맺었다. 깊이 있는 빌드 설계와 방대한 콘텐츠로 하드코어 RPG 팬층을 빠르게 흡수했다. 출시 첫날 PC방 RPG 부문 1위에 오르는 성과를 기록했다.

퍼블리싱 역사에서 또 하나의 분수령은 2020년이다. 상장 직전인 7월, 콩스튜디오 개발의 '가디언 테일즈'를 국내외에 동시 출시했다. 메타 픽션과 코믹한 연출이 어우러진 이 게임은 국내는 물론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가디언 테일즈의 성공은 카카오게임즈가 단순히 국내 플랫폼 퍼블리셔를 넘어 글로벌 퍼블리싱 역량을 갖춘 회사임을 처음으로 시장에 보여준 사례였다. 같은 해 12월에는 크래프톤과 PC MMORPG '엘리온'을 출시하며 PC 게임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2021년은 오딘으로 설명된다. 모든 퍼블리싱 성과가 이 게임 하나에 집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같은 해 9월에는 일본 사이게임즈가 개발한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의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경주마를 의인화한 육성 시뮬레이션 장르라는 낯선 포맷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출시 직후 양대 마켓 1위를 석권하며 또 다른 메가 히트가 됐다. 오딘과 우마무스메, 두 게임이 동시에 매출 상위권을 유지한 2022년은 카카오게임즈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절이었다.

5.2. 흥행작의 부재와 짙어진 어둠접기


2023년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아키에이지 워', '에버소울',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 등 다수의 신작을 출시했지만 오딘과 우마무스메의 공백을 메우는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신작들은 출시 직후 일시적으로 차트에 진입하다가 빠르게 순위에서 이탈했다. 장기 흥행작이 나오지 않으면서 실적 하락의 속도는 더욱 가팔라졌다.

2024년 말 출시된 '패스 오브 엑자일 2'는 스팀 동시접속자 58만 명을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큰 화제를 낳았다. 그러나 카카오게임즈는 한국 지역 판권만 보유했고 개발사인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가 글로벌 서비스를 직접 담당했다.

5.3. 실적으로 본 퍼블리싱 성적표접기


2016년 통합 출범 첫 해 매출 1013억원에서 출발한 카카오게임즈의 성장은 가팔랐다. 2018년 매출 4208억원,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수혜와 가디언 테일즈·엘리온의 흥행에 힘입어 매출 4955억원, 영업이익 666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2021년은 앞서 말한대로 오딘의 해였다. 출시 첫 달부터 시장을 석권한 이 게임이 카카오게임즈를 연 매출 1조 클럽에 진입시켰다. 2022년은 역사상 최고의 해였다. 오딘과 우마무스메가 동시에 흥행 가도를 달리며 매출 1조1477억원, 영업이익 175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15.5%는 회사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후 실적은 우하향곡선을 그렸다. 2023년 매출 1조241억원, 영업이익 74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 58% 줄었다. 3년 연속 1조 클럽을 유지했지만 수익성 악화가 뼈아팠다. 2024년에는 매출이 6272억원으로 급감하고 영업이익은 19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2025년에는 연간 매출 4650억원, 영업손실 396억원으로 설립 이래 첫 본격적 적자 전환에 직면했다. 정점이었던 2022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3년 만에 5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에서 400억원에 가까운 손실로 돌변했다.

실적 악화의 구조적 원인으로는 오딘과 우마무스메 이후 뚜렷한 대형 흥행작이 없었다는 점, 자회사 인수에 투입된 막대한 자금의 이자 부담, 그리고 숏폼 등 대체 오락 콘텐츠의 부상으로 인한 게임 시장 구조 변화가 꼽힌다. 2023년 영업비용 중 개발사 지급 수수료가 약 40%에 달했다는 점도 수익성을 압박하는 구조적 요인이었다. 매출은 줄어드는데 비용 통제가 뒤따르지 못한 셈이었다.

6. 지배구조의 변천: 카카오에서 라인야후로접기



6.1. 텐센트와의 복잡한 계약접기



2018년 카카오게임즈는 텐센트의 자회사 에이스빌 피티이로부터 약 5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이 계약에는 동반매도청구권(태그얼롱)이 포함됐다. 카카오가 카카오게임즈 지분을 매각할 경우 텐센트도 동일 조건에 함께 팔 수 있는 권리였다. 이 조항은 훗날 카카오게임즈 매각 협상을 복잡하게 만드는 변수로 작용했다. 카카오는 결국 2026년 2월 이 태그얼롱 계약을 공식 해지하며 지분 구조 단순화에 나섰다. 잠재 인수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전제 조건을 미리 제거한 조치다.

6.2. 라인야후로의 경영권 이전접기



카카오게임즈의 새로운 최대주주는 일본의 '라인야후' 그리고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페트리코파트너스'다. 카카오의 카카오게임즈 매각설은 업계 안팎에서 꾸준히 흘러나왔다. 카카오가 3년전부터 주가 회복을 목표로 수익성 제고 작업에 나선 만큼 그 일환으로 적자 자회사들을 매각할 것이라는 말이 돌았다.

2024년 7월에는 크래프톤이 카카오게임즈 인수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계열사를 줄이려는 카카오와 풍부한 자금력으로 M&A 기회를 찾던 크래프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크래프톤과 카카오 양측 모두 "사실이 아니며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즉각 부인했다. 매각설은 이후에도 꺼지지 않았다. 카카오가 텐센트 자회사 에이스빌 피티이와 맺었던 태그얼롱(동반매도청구권) 계약을 해지하면서 인수 장벽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시장에서 나왔다. 카카오 측은 "통상적인 주주 간 계약 정비"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를 계기로 매각 가능성을 점치는 관측이 다시 불거졌다.

라인게임즈가 2022년부터 추진했던 자체 IPO가 연간 적자와 자본잠식으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막히자 카카오게임즈를 통한 우회상장 시나리오가 거론되기도 했다. 안팎의 불안감은 내부에도 번졌다. 카카오게임즈 노조 가입자 수가 전체 임직원의 과반을 돌파했는데 노조 측은 "매각설과 구조조정 가능성이 단기간에 조합원 급증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수년에 걸쳐 다양한 후보가 소환되고 부인되기를 반복한 끝에 결국 라인야후와 페트리코파트너스가 최종 낙점됐다.

구체적으로 페트리코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사모펀드가 엘트리플에이인베스트먼트라는 SPC(특수목적법인)를 통해 카카오게임즈를 인수하는 구조다. 라인야후는 사모펀드의 주요 출자자로 참여한다.

페트리코파트너스는 골드만삭스 출신 경영 전문가인 신대현 대표가 이끌고 있다. 1983년생인 신 대표는 골드만삭스에서 대성산업가스, 우아한형제들, 직방에 대한 투자를 성공적으로 이끈 인물이다.

페트리코파트너스는 2021년 출범 이후 커피프랜차이즈 커피베이, AI 반도체 스타트업 하이퍼엑셀 반도체 검사장비 제조사 티에프이 등에 투자한 이력이 있다. 올해에는 국내 굴지의 대형 게임사인 카카오게임즈까지 포트폴리오에 품는다.

구체적인 인수 구조를 살펴보면 엘트리플에이가 5월 내로 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카카오게임즈 신주 1700만주 이상을 확보하고 동시에 카카오가 보유한 카카오게임즈 구주 1800만주까지 함께 사들인다. 여기에 잠재 주식수가 430만주가량 되는 전환사채까지 인수한다. 전체 거래 규모는 6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거래가 계획대로 마무리되면 엘트리플에이는 카카오게임즈 지분 35%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서고 반대로 카카오는 지분이 37%에서 15% 아래로 떨어져 2대주주가 된다. 다만 카카오는 2대주주 지위로서 카카오게임즈 및 라인야후와 전략적 협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측은 이 결정에 대해 "게임 산업의 본질을 깊이 이해하고 대규모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파트너가 카카오게임즈의 경영을 맡는 것이 장기적 성장에 이롭다"고 밝혔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취임 이후 추진해 온 그룹 지배구조 효율화의 연장선이었다. 카카오는 132개였던 계열사를 1년 반 만에 94개로 줄이는 과정에서 게임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기로 결단했다. AI와 카카오톡 중심의 사업 재편에 집중하겠다는 선언이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매각을 카카오의 게임 사업에 대한 '단계적 엑시트'의 출발점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제기된다. 2024년 4분기부터 2025년 4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카카오게임즈를 계속 끌고 가기보다 외부 자본에 맡기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라인야후는 이번 인수를 통해 게임 개발·퍼블리싱 역량을 단번에 확보하게 됐다. 자회사 라인게임즈의 만성 적자와 사업 부진을 고려할 때, 카카오게임즈와의 통합 시너지는 라인야후에도 절박한 과제다. 3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수혈받은 카카오게임즈 입장에서는 재무 여력을 회복한 셈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배구조 개편 자체가 체질 개선을 보장하지는 않는 만큼 신작 파이프라인이 실제 매출로 연결되야 한다고 지적했다.
  • [1] 그 무렵 카카오톡 기반의 쿠키런, 윈드러너, 드래곤 플라이트 등의 게임이 흥행에 성공한 상황이었다.
  • [2] 2025년 카카오게임즈는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연간 영업손실 396억 원을 냈다.
  • [3] 또한 당시 전환사채(CB) 형태의 투자도 병행됐는데 카카오게임즈는 전환청구권 행사를 통해 보통주를 추가 취득하는 방식으로 지분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갔다.
  • [4] 최초 공시 당시 인수 선급금은 4500억 원이었으나 오딘 출시 후 1년간의 성과를 반영해 최종 가격을 확정하기로 한 계약 조건에 따라 2022년 6월 잔금 7541억 원이 추가됐다. 총 인수 대금 1조 2040억 원은 한국 게임업계 단일 M&A 거래 중 최대 규모 중 하나였다.
  • [5] 인수 당시 계약에는 라이온하트 IPO가 요건을 충족했으나 카카오게임즈가 반대할 경우, 또는 양사가 IPO를 하지 않기로 합의할 경우 김재영 의장과 이해관계인들이 카카오게임즈에 지분 매수를 청구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인수 당시 기업가치 기준으로 김 의장 측 지분가치는 1조5000억 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 [6] 2022년 1조 1477억 원이던 매출은 2023년 1조 241억원, 2024년 6272억원, 2025년 4650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은 2022년 1758억원에서 2023년 745억원, 2024년 191억원으로 감소하다 2025년 -39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 [7] 카카오는 게임 사업 외에도 다음(AXZ)을 업스테이지에, 카카오헬스케어를 차바이오텍에 매각하는 등 2025년 이후 비핵심 계열사 정리를 가속화했다. 정신아 대표 취임 이후 AI와 카카오톡에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기조가 일관되게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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