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THECFO가 제공하는 ‘아카이브(Archive)’는 시장에서 벌어진 이슈의 발단과 결말을 기록한다. 기업의 현재를 만든 이정표적 사건은 왜 일어났으며 어떻게 전개됐을까. 사건의 방향성을 흔들어 놓은 주요 이벤트는 뭘까. 기사 한 건이 하나의 조각이라면 아카이브는 조각이 맞춰진 퍼즐이다. 거대 사건을 구성하는 수많은 사실관계를 아카이브가 담았다.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는 국내 게임 업계 큰손이다. 넷마블, 크래프톤 등 굵직한 게임사 2대주주 지분을 들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이어 SM엔터테인먼트에도 주요 주주로 들어갔다. 카카오그룹 우호 주주로 남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텐센트 투자 전략을 단순한 사업 협력으로 보는 건 단편적 분석이다. 텐센트는 최대주주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미디어 기업 내스퍼스(Naspers) 성장 궤도를 따라가고 있다. 내스퍼스는 독일 음식 배달 플랫폼 딜리버리 히어로(Delivery Hero) 최대주주로도 유명하다. '소유하되 경영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전략을 기반으로 글로벌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텐센트는 1988년 11월 마 화텅(MA Huateng) 최고경영자(CEO, 회장)와 쉬 천예(XU Chenye) 최고정보책임자(CIO) 등 중국 선전대학교 졸업생 5명이 공동 창업한 IT 기업이다. 텐센트가 1992년 2월 출시한 PC 메신저 'QQ'는 단숨에 중국 국민 메신저로 등극했다. 2003년 포털 사이트 QQ닷컴을 론칭하고, 2004년 홍콩 증시에 상장(IPO)했다.
마 화텅 텐센트 CEO(출처: 텐센트)
2009년에는 연간 매출 100억위안(약 1조9681억원)을 돌파한 뒤 2011년에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중국 본토 버전 Weixin·해외 버전 WeChat)을 선보였다. 2013년에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 위챗 페이(Weixin Pay)까지 내놨다. QQ와 위챗으로 소통하고 위챗 페이로 결제하는 IT 생태계를 구축한 셈이다.
텐센트는 2005년부터 글로벌 게임 기업을 M&A하며 몸집을 불리기 시작했다. 지금은 글로벌 게임 시장 판도를 흔드는 공룡 기업이다. 2024년 텐센트 매출 6603억위안(약 129조3264억원) 중 31%가 게임 사업에서 발생한다. 핀테크 사업(매출 비중 32%)과 함께 매출 주요 축을 담당한다. 나머지 수익원은 △마케팅 서비스(19%) △SNS(18%)다.
텐센트 국내 게임 개발사 지분 투자에도 돈을 풀었다. 2005년 고페츠(GoPets)를 시작으로 소수 지분 투자를 지속했다. 2010년에는 △아이덴티티 게임즈(Eyedentity Games) △GH 호프 아일랜드(GH Hope Island) △레드덕(Redduck) △넥스트플레이(Nextplay) △토핑(Topping) 등 7곳 주요 주주로 들어갔다. 2014년에는 CJ게임즈(현 넷마블)에 4877억원을 출자해 3대주주로 들어갔다.
텐센트는 2011년 ‘리그 오브 레전드’를 제작한 라이엇 게임즈(Riot Games) 경영권을 인수했다.(출처: 리그 오브 레전드)
텐센트가 인수한 대표적인 글로벌 게임사는 '리그 오브 레전드(Leage of Legends, LoL)'로 유명한 미국 '라이엇 게임즈(Riot Games)'다. 텐센트는 2008년부터 라이엇 게임즈에 투자했다. 2011년 라이엇 게임즈 지분 93%를 인수하고, 2015년에는 100% 종속기업으로 편입했다.
2024년 텐센트가 보유한 에버그린 게임 포트폴리오는 14개다. 각각 △Honour of Kings △Peacekeeper Elite △Peacekeeper Elite △Naruto Mobile △VALORANT △ Brawl Stars △Delta Force 등이다.
텐센트는 2025년 6월 말 기준 넷마블 지분 17.52%를 보유한 2대주주다. 싱가포르 자회사(HAN RIVER INVESTMENT PTE. LTD.)가 넷마블 지분을 들고 있다. 넷마블 최대주주인 방준혁 의장(지분 24.12%)은 텐센트 싱가포르 자회사, 3대주주인 CJ ENM(16.78%)과 주식 공동 보유 계약을 맺고, 이사 지명권을 줬다.
텐센트는 2025년 6월 말 기준 크래프톤 지분 14.88%를 보유한 2대주주다. 텐센트 홀딩스 100% 자회사인 홍콩 투자 법인(IMAGE FRAME INVESTMENT(HK) LIMITED)이 크래프톤 지분을 들고 있다. 크래프톤 최대주주인 장병규 이사회 의장(15.05%)은 텐센트 홍콩 투자 법인과 주식 공동 보유 계약을 맺고 있다.
텐센트는 2018년부터 샤오이 마 텐센트 게임즈 수석 부사장을 크래프톤 기타비상무이사로 보냈다. 샤오이 마 부사장은 3년 임기를 채우고 2021년 크래프톤 이사회에서 빠졌다. 텐센트는 추가로 이사를 지명하지 않고, 사업적인 측면에서 협력하는 우호 주주로 남아있다.
텐센트는 크래프톤이 개발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글로벌 파트너사다. 텐센트는 중국, 크래프톤이 직접 서비스하는 특정 국가를 제외한 지역에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퍼블리싱을 담당한다. 텐센트가 개발한 모바일 게임 '화평정영'은 크래프톤이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익 배분 구조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한다.
텐센트는 2025년 6월 말 기준 카카오게임즈 지분 3.88%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Aceville PTE. LTD이 카카오게임즈 지분을 들고 있다. Aceville PTE.LTD은 2018년 카카오게임즈 주식 321만8320주를 취득해 3대주주(지분 5.7%)로 합류했다. 2020년 9월 카카오게임즈가 IPO한 뒤 지분율이 5% 밑으로 떨어졌다. 카카오게임즈 이사회에는 기타비상무이사를 두지 않는다.
텐센트와 카카오게임즈는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2017년 넷마블과 텐센트가 개발한 MOBA(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 장르 모바일 게임 '펜타스톰'을 국내에 출시했다.
텐센트는 2012년 카카오에 투자했다. 텐센트 계열사인 MAXIMO PTE. LTD.가 그해 4월 카카오 B종 우선주 360만주를 720억원에 취득했다. 텐센트는 카카오와 주주 간 계약도 맺었다. 주요 내용은 △연말·분기말·월말 기준 연결 재무제표와 연간 예산·사업 계획서를 제공받을 권리 △사업·운영·회계 등에 대한 검사권(inspection right) △주식 상환·자사주 취득·청산·해산 등에 대한 승인권 △Maximo Pte, Ltd.의 사외이사 1인 지명권 등이다.
2025년 6월 30일 기준 카카오 5% 이상 주주 현황(출처: 카카오)
텐센트는 카카오가 2016년 3월 인터넷 전문 은행인 카카오뱅크를 출범할 때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카카오는 텐센트 홀딩스 외에 한국투자금융지주, KB 금융지주, 이베이(eBay)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2017년 텐센트 100% 자회사인 Skyblue Luxury Investment Pte.Ltd.가 카카오뱅크 지분 4%(640만주)를 보유했다.
2014년 10월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카카오를 흡수합병해 카카오를 출범할 때도 주요 주주로 남았다. MAXIMO PTE. LTD.가 보유한 합병 카카오 지분은 9.9%(보통주 559만9849주)였다. 2025년 6월 말 기준 MAXIMO PTE. LTD.가 보유한 카카오 지분은 5.97%(2639만6880주)다.
텐센트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이사회에 기타비상무이사를 보낸다. 2019년 9월 이주옥 텐센트 코리아 이사를 카카오페이지(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2020년 3월에는 어경란 텐센트 코리아 이사가 후임 기타비상무이사로 들어갔다. 2022년 11월에는 피아오 얀리 텐센트 게임즈 부사장이 후임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했다. 2024년 12월에는 차오 양 써니 로 텐센트 전무이사(Executive Director)가 후임 기타비상무이사로 들어갔다.
텐센트는 카카오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두고 다퉜던 하이브가 들고 있던 잔여 지분(221만2237주)을 인수했다. 2025년 5월 텐센트 뮤직 엔터테인먼트 그룹 100% 자회사(Tencent Music Entertainment Hong Kong Limited)가 하이브에 SM엔터테인먼트 주식 인수대금 2433억원을 지급했다.
Tencent Mobility Limited는 2016년 5월 YG엔터테인먼트 구주를 매입했다. 당시 양현석 프로듀서가 보유한 주식 23만6633주(104억원)와 양민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가 보유한 주식 4만7326주(21억원)를 장외매수했다. 이때 의결권 공동 행사 약정을 맺었다.
2016년 말 Tencent Mobility Limited가 보유한 YG엔터테인먼트 지분은 4.86%(80만3658주)다. 그해 7월 YG엔터테인먼트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51만9699주(229억원)를 추가로 취득했다.
텐센트 홀딩스 최대주주는 내스퍼스다. 내스퍼스가 네덜란드에 세운 자회사 프로서스(Prosus)가 텐센트 홀딩스 지분 23.5%(2024년 12월 말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내스퍼스는 2001년 3200만달러(약 370억원)에 텐센트 지분 46.5%를 인수해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텐센트 자금난을 해소해 준 구원투수다. 당시 텐센트가 개발한 QQ는 사용자가 많았지만, 무료 메신저라 별다른 수익 모델이 없었다.
내스퍼스는 1915년 신문사로 출발했다. 남아공에서 네덜란드어로 기사를 냈다. 1960년대 서적 출판, 1980년대 방송 시장에 진출하며 미디어그룹으로 성장했다. 이때까지 아파르트헤이트를 지지하는 친 백인 정권 언론사에 가까웠다.
투자 기업으로 변화 물꼬를 튼 건 쿠스 베커(Koos Bekker) 내스퍼스 이사회 의장이다. 쿠스 베커는 1997년 내스퍼스 CEO로 부임한 뒤 인터넷과 뉴미디어 관련 기업에 잇따라 투자했다. 내스퍼스를 종합 미디어그룹이자 글로벌 투자 전문기업으로 키웠다. 2025사업연도(3월 결산) 내스퍼스그룹 매출은 71억8100만달러(약 10조778억원), 조정 영업이익(Adjusted EBIT)은 1억3000만달러(약 1825억원)다.
쿠스 베커 내스퍼스 이사회 의장(출처: 내스퍼스)
2025년 3월 기준 내스퍼스 A 클래스 보통주는 대부분 Keeromstraat 30 Beleggings (RF) Limited(Keerom)과 Naspers Beleggings (RF) Limited (Nasbel)이 들고 있다. 양사 합산 지분율은 64.02%다. 의결권은 양사가 협의해 행사한다.
Keerom 주주는 2820명이다. 정관상 어떤 주주도 지배력 0.39%(50 votes) 이상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Nasbel 주주는 2580명이다. Nasbel 자회사인 Heemstede Beleggings roprietary Limited(Heemstede)가 모회사 지분 49%를 보유하는 상호 출자 구조다.
쿠스 베커는 내스퍼스 자회사 프로서스를 앞세워 텐센트 외에 딜리버리 히어로 등에 투자했다. 자회사 미디어(media)24는 내스퍼스 본업인 미디어 사업을 총괄한다. 자회사 테이크 어 랏(take a lot)은 남아공 전자상거래 사업을 담당한다.
내스퍼스는 투자 기업 경영에 간섭하지 않고 장기간 재무적 투자자(FI)로 남는 전략을 구사한다. '소유하되 경영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투자 철학을 지키고 있다. 쿠스 베커 의장이 텐센트 이사회에 들어가지만, 경영은 창업 멤버인 마 화텅 회장이 주도한다. 딜리버리 히어로 경영도 창업 멤버인 니클라스 외스트버그(Niklas Östberg) CEO에게 맡긴다.
국내 게임·엔터·콘텐츠 기업 주요 주주 지분을 확보하는 텐센트 투자 전략에는 내스퍼스의 성공 경험이 담겨 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 업종과 기업에 투자한 뒤 경영은 기존 경영진에게 맡기는 전략은 내스퍼스 포트폴리오 관리 전략과 닮았다.
[1] 텐센트 한자 표기인 騰訊 중국어 뜻은 '강력한 메신저'다.
[2] 마 화텅 회장은 중국 선전대학교에서 컴퓨터·응용공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3] 쉬 천예 CIO는 중국 선전대학교에서 컴퓨터 과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같은 전공으로 난징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4] 2024년 모바일 기기 기준 QQ 월간 활성 이용자 수(MOU)는 5억2400만명이다.
[5] 2024년 Weixin, WeChat 합산 MAU는 13억8500만명이다.
[6] 2014년 8월 넷마블게임즈, 2018년 3월 넷마블로 사명 변경.
[7] 2014년 말 넷마블게임즈(현 넷마블) 최대주주는 방준혁 이사회 의장(35.88%)이다. 2대주주는 CJ ENM(34.81%), 3대주주는 텐센트 계열사인 HAN RIVER INVESTMENT PTE. LTD.(28%)였다.
[8] 오랫동안 꾸준히 수익을 창출하는 게임. 모바일은 분기별 평균 DAU가 500만명, PC는 분기별 평균 DAU가 200만명을 넘고, 연간 총수입이 40억위안(약 7870억원)을 넘는 게임.
[9] 2025년 황득수 CJ ENM 엔터테인먼트부문 경영지원실장이 넷마블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10] 시프트업은 2024년 7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11] Aceville Pte. Ltd.은 2020년 9월 시프트업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의결권이 있는 누적적, 참가적 우선주 28만9787주(500억원)를 취득했다.
[12] 전환 후 기준 발행 주식 총수 0.5% 이상 보유 조건
[13] 전환 후 기준 발행 주식 총수 0.5% 이상 보유 조건
[14] A종 전환우선주와 B종 전환우선주 각 2/3 이상 찬성 요함
[15] 전환 후 기준 지분율 8% 유지 조건
[16] 2021년 3월 카카오M을 흡수합병하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사명 변경.
[17] 백인 우월주의를 내세운 남아공의 인종 차별 정책
[18] 쿠스 베커 의장은 2014년 3월 내스퍼스 CEO에서 물러났다. 2015년 4월부터 내스퍼스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 중이다.
[19] 내스퍼스그룹은 2017년 딜리버리 히어로에 3억1700만유로(약 4700억원)를 투자해 최대주주가 됐다. 2025년 7월 기준 딜리버리 히어로 최대주주는 지분 25~30%를 보유한 내스퍼스그룹이다. 딜리버리 히어로는 2021년 우아한형제들(배달의 민족)을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20]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CEO는 2011년 5월 딜리버리 히어로를 설립했다. 2017년 5월 딜리버리 히어로가 주식회사로 전환한 뒤 이사회 일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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