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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소부장 실적 리뷰

스마트폰 밖 승부수 퀄컴…국내 기업 수요지도 바뀐다

선제 투자에도 비용률 20% 목표…칩 판매 QCT 세전이익률 30% 유지

허인혜 기자  2026-07-01 15:30:53

편집자주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반도체 시장이 역사적 호황기에 접어들었다. 반면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 업체들의 체감 온도는 엇갈리고 있다. HBM 투자가 확대되면서 낙수효과를 기대했지만 고객사 투자 지연과 재고조정, 중국향 매출 둔화 등 복합적인 영향에 기업별로 극과 극의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더벨은 국내외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을 분석해 반도체 생태계의 현황과 미래를 점검해봤다.
글로벌 초대형 반도체 기업 중에서는 시장의 변화에 따라 큰 비용을 지출하고라도 대전환을 준비하는 곳이 있다. 퀄컴은 스마트폰용 반도체 주력 기업에서 데이터센터와 자동차·산업용 인공지능(AI)을 아우르는 종합 컴퓨팅 기업으로 정체성을 확장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2029년에는 스마트폰이 반도체 사업인 QCT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약 3분의 1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국내 소부장 실적의 방향을 가늠하려면 현재 고객사의 설비투자뿐 아니라 글로벌 팹리스(Fabless)가 어떤 제품에 연구개발비를 먼저 투입하고 언제 양산을 준비하는지도 눈여겨봐야 한다. 퀄컴의 중장기 계획은 AI 투자가 고객 맞춤형 반도체 등으로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전환에 따른 개발 비용도 적지 않게 내다봤지만 그럼에도 높은 이익률과 현재보다 낮은 영업비용을 자신한다.

◇비핸드셋 매출 400억달러…스마트폰 비중은 3분의 1

퀄컴은 반도제 제조 공장(Fab)은 운영하지 않고 설계와 개발에 초점을 맞춘 반도체 팹리스 기업이다.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통신칩을 주력으로 공급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스마트폰 관련 부문이 핸드셋, 데이터센터와 자동차·산업용 장비, 사물인터넷(IoT) 등의 스마트폰을 제외한 영역이 비핸드셋이다.

출처=퀄컴 인베스터데이 중장기 가이던스
6월 24일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제시한 2029회계연도 비핸드셋 매출 목표는 400억달러다. 1년 반 전 자동차와 IoT를 합해 220억달러의 목표치를 제시한 바 있다. 이번에 데이터센터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추가되면서 목표가 늘었다. 2025회계연도부터 2029회계연도까지 비핸드셋 매출의 연평균 성장률 목표치는 40%로 설정했다.

세부적으로는 데이터센터 매출 150억달러 이상, 자동차 100억달러, IoT 140억달러 이상을 목표로 제시했다. 퀄컴은 다변화를 통해 2027년 스마트폰 매출 비중을 칩 설계와 판매 사업인 QCT의 절반 아래로 낮추고 2029년에는 약 3분의 1까지 축소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사업의 절대 규모를 줄이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퀄컴은 현재의 메모리 수급 환경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스마트폰 매출도 향후 연평균 약 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센터와 자동차·산업용 반도체를 더 빠르게 키워 스마트폰의 상대적인 비중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실적을 보면 체질 변화의 필요성이 나타난다. 퀄컴의 2026회계연도 2분기 전체 매출은 105억99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 감소했다. 이중 스마트폰용 반도체의 매출이 60억2400만달러로 13% 줄었는데 자동차 매출은 38%, IoT 매출은 9%가 늘었다. 주력인 스마트폰 부문의 매출이 쪼그라들자 QCT 세전이익률도 30%에서 27%로 낮아졌다.

퀄컴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메모리 공급 제약과 가격 상승에 대응해 생산계획을 조정하고 재고를 줄인 점을 스마트폰용 반도체 매출 감소 원인으로 꼽았다. 주력 제품과 공정에 따라 글로벌 초대형 기업 사이에서도 성과가 갈렸다. 마이크론에는 메모리 가격 급등이 영업이익률 80%라는 기록적인 수익성으로 돌아왔지만 퀄컴에는 고객사의 생산 조정과 반도체 구매 축소로 영향을 미친 셈이다.

◇데이터센터 150억달러…선제 투자에도 이익 자신감

신성장축으로 꼽은 데이터센터의 매출 목표치를 연도별로 보면 퀄컴의 청사진이 더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2027회계연도 데이터센터 매출은 고객 맞춤형 반도체가 끌어갈 것으로 진단했다. 글로벌 시장에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짓고 운영하는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 기업 두 곳이 각각 1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려줄 것으로 기대했다.

맞춤형 반도체(ASIC)인 만큼 개발비용 등이 추가로 지출돼 마진은 낮을 수 있다. 실제로 매출총이익률로 비교해보면 전체 퀄컴 평균보다 다소 적지만 영업이익률에 기여할 만한 수준이다. 퀄컴이 이미 갖춘 설계자산과 지식재산권(IP) 등을 활용하면 고정비용을 낮추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센터 매출이 가시화된다면 AI 가속기와 서버 CPU는 개발비용이 먼저 투입된다. 퀄컴은 2027회계연도에 두 제품의 매출 확대에 선행해 연구개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자 비용은 이미 증가하고 있다. QCT 세전이익률이 전년 동기 30%에서 27%로 낮아진 데도 비용 증가가 영향을 줬다.

2026회계연도 2분기 연구개발비는 24억63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억4700만달러, 11.1% 늘었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에서 23%로 높아졌다. 무선·집적회로 기술 개발비와 임직원 관련 비용, 주식보상비가 증가한 영향이다.

판매관리비는 같은 기간 7억600만달러에서 8억9800만달러로 27.2% 증가했다. 퀄컴은 데이터센터 사업을 위해 대규모 생산설비를 직접 구축하기보다 연구개발과 기업 인수에 자본을 집중하고 있다. 팹리스의 장점을 활용해 설비 고정비는 외부 생산업체에 맡기고 내부 비용은 설계기술과 인력 확보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비용률 20% 안팎까지 낮춘다…세전이익률 30% 유지 목표

다변화에 나선 만큼 투자비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연구개발비와 인수비용을 계속 부담하면서도 비용률을 낮추려면 매출을 더 빠르게 늘려야 한다.

회사는 지난 5년간 다변화 사업에 투자하면서도 매출 증가율이 영업비용 증가율을 웃돌았고 매출 대비 영업비용 비중을 31%에서 23%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향후 목표는 19~20%다.


퀄컴은 데이터센터 사업을 포함하더라도 QCT의 장기 세전이익률 목표를 30%로 유지했다. 특허 라이선스 사업인 QTL의 장기 세전이익률 목표도 70%로 제시했다. 현재 27%까지 내려온 QCT 수익성을 회복하는 것도 과제다.

퀄컴의 2029년 가이던스는 데이터센터 매출 150억달러 규모 자체보다 이를 키우면서도 전체 비용률을 낮추겠다는 약속이다. 4년 사이 결과가 퀄컴의 수익성뿐 아니라 향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투자 방향을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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