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은 지난 2년여 동안 한앤컴퍼니 체제를 거치며 공격적인 리밸런싱 전략을 추진했다. 이를 기반으로 운전자본 구조 개편과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전환 등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특히 운전자본에선 재고자산, 매출채권의 실제 절감으로 질적 개선에 성공했다.
재무, 실적 개선에 이은 다양한 주가 부양책도 남양유업과 한앤컴퍼니가 집중해온 영역이다. 다만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액면분할 같은 행보에도 주가는 기대치를 하회 중이다. 주주환원 부재보다 외부 거시 환경 영향이 더 큰 만큼 중장기적인 투자자 인식 제고 등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매입채무 의존 줄이고 재고자산·매출채권 감축 집중
한앤컴퍼니는 장기간의 소송을 거쳐 2024년 1월 남양유업을 인수했다. 남양유업은 한앤컴퍼니 인수 직후 전반적인 실적, 재무에서 리밸런싱이 필요한 상태였다. 과거 오너일가의 경영 논란에서 비롯됐던 기업 이미지 훼손과 더불어 이로 인한 실적 부진, 재무 상태 악화 등이 중첩됐던 탓이다.
경영권이 한앤컴퍼니로 이전된 이후 남양유업에 시행된 가장 대표적인 리밸런싱은 운전자본 개선이다. 남양유업은 유통기한이 짧은 유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사업 특성상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같은 운전자본을 긴밀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출 대비 과도한 운전자본은 각종 관리비용을 증대시키고 남양유업의 유동성을 경색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남양유업은 한앤컴퍼니 이전부터 매출 대비 운전자본 비중이 경쟁사보다 높은 수준에 속했다. 매일유업의 매출 대비 운전자본 비중은 10%대였다. 반면 남양유업은 2021년, 2022년 각각 25%대를 기록해 경쟁사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다. 인수 이전부터 자구책을 실시하며 비중을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개선이 필요했다.
한앤컴퍼니 인수 직후인 2024년 남양유업의 매출 대비 운전자본 비중은 22.7%로 더 낮아졌다. 지난해의 경우 소폭 상승하긴 했으나 23.1%를 기록해 여전히 인수 이전보다 더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고무적인 부분은 남양유업이 한앤컴퍼니 경영 체제에서 운전자본의 매출 대비 비중을 줄이는 것만 아니라 질적개선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인수 이전 남양유업의 운전자본 개선은 재고자산, 매출채권의 절감 없이 매입채무를 늘리는 방식이었다. 매입채무 증가는 남양유업이 거래처에 지급해야 할 현금을 이전보다 늦게 지급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경우 현금유동성이 개선돼 운전자본 대응능력이 커지지만 사업상 신뢰도, 신용도 하락 등을 감수할 위험이 존재했다.
반면 한앤컴퍼니 인수 이후 남양유업의 운전자본 리밸런싱은 명확하게 재고자산, 매출채권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2023년 말 연결기준 1858억원에 달했던 남양유업의 재고자산은 지난해 말 1632억원으로 줄었다. 매출채권 역시 같은 기간 1084억원에서 954억원으로 10% 이상 감소했다.
◇자사주 소각·액면분할 등 주가 부양책 병행, 시장 재평가는 아직
운전자본 개선과 더불어 본업의 수익성 회복 역시 남양유업이 한앤컴퍼니 경영체제에서 거둔 주된 리밸런싱 성과로 꼽힌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영업이익 52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5개 사업연도 중 2021~2024년 동안 경험했던 연속 적자에서 오랜만에 탈출했다. 이에 따라 2024년 3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순이익도 지난해에는 71억원으로 20배 넘게 증가했다.
수익성 회복은 매출원가와 판관비의 비약적인 개선에서 비롯됐다. 한앤컴퍼니와 남양유업은 볼륨을 일부 포기하는 대신 매출효율성 강화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최근 1~2년 새 매출원가와 판관비에서 각각 8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절감하며 가시적인 결과를 냈다.
비용 절감이 집중됐던 영역은 광고선전비와 기타판관비 영역이었다. 연결기준 2023년 426억원, 534억원에 달했던 남양유업의 광고선전비, 기타판관비는 한앤컴퍼니 인수 이후 가파르게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광고선전비는 196억원, 기타판관비는 249억원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한앤컴퍼니와 남양유업은 운전자본, 수익성 개선 외에도 이미지 훼손, 실적 부진으로 떨어졌던 주가 부양에도 집중하고 있다. 10분의 1 액면분할과 6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 병행, 특별배당 등이 대표적이다. 리밸런싱의 궁극적인 목적이 사업성 개선에 비례한 기업가치, 주주가치 회복인 만큼 적극적인 부양책으로 밸류에이션 반전을 꾀하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다만 앞선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남양유업의 주가는 기대치를 하회하고 있는 실정이다. 2023년 말 주당 6만여원 수준이었던 주가는 한앤컴퍼니 인수 이후 지난 2년간 우하향하며 주당 4만2000여원까지 하락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회사는 흑자 전환 이후 실적 개선과 수익성 강화, 지배구조 개선,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같은 주주환원 활동으로 시장이 평가할 수 있는 기업가치 증대에 집중하며 이를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며 "앞선 노력들이 단기 주가에 모두 반영되지는 않을 수 있지만, 지속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시장의 평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