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컴퍼니는 국내를 대표하는 바이아웃 사모펀드(PEF) 운용사다. 중후장대 산업 위주로 굵직한 트랙레코드를 쌓아왔다. 최근에는 SK그룹 카브아웃 거래를 잇달아 확보하며 대기업 재무파트너로서 위상도 한층 높아졌다.
한앤컴퍼니의 포트폴리오 기업 운영 키워드는 ‘신뢰’로 요약할 수 있다. 실제 경영을 맡은 집행임원들을 믿고 충분한 기회를 주는 모습이다. 이는 최고재무책임자(CFO)도 마찬가지다.
쌍용씨앤이, 남양유업 등 포트폴리오의 CFO로는 해당 기업에서 경험이 풍부한 인물을 중용했다. SK스페셜티, 케이카 등에서는 기업을 바꿔가며 한앤컴퍼니와 장기간 호흡을 맞춘 인물들이 CFO로 활동 중이다.
◇쌍용씨앤이 CFO 10년 재임, 남양유업도 기존 인력 활용
한앤컴퍼니는 포트폴리오 기업을 운영하는 핵심 인력을 쉽게 교체하지 않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한 번 선임한 인력과 신뢰를 중시하면서 충분한 기회를 주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앤컴퍼니의 이러한 전략은 쌍용씨앤이를 보면 잘 드러난다. 한앤컴퍼니는 2016년 쌍용씨앤이를 인수했다. 인수 당시 선임한 인력들은 지금도 대부분 집행임원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두만 쌍용씨앤이 CFO도 한앤컴퍼니 인수 직후인 2017년 초 전무로 승진해 CFO 역할을 맡았다. CFO 재임 기간이 10여년에 이른다. 그는 1985년 쌍용씨앤이에 입사한 이후 40여년 동안 기획, 자금 업무를 맡아왔다.
김두만 CFO는 한앤컴퍼니 인수 이후 2번의 승진에 성공해 현재 직급 사장에 올랐다. 홍사승 회장을 제외하면 이현준 사장과 함께 쌍용씨앤이 내 직급이 가장 높다. 한앤컴퍼니가 김두만 CFO의 성과에 만족했다는 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김현락 남양유업 재경본부장(CFO)도 내부 출신으로 한앤컴퍼니 인수 이후 권한이 커진 인물로 꼽힌다. 김현락 CFO가 상무로 승진해 미등기임원에 합류한 건 2025년 1월이다. 김현락 CFO는 직전에 남양유업 기획재경실장을 맡았다.
◇정광섭·배무근, 한앤컴퍼니의 핵심 CFO 역할
한앤컴퍼니는 한 번 손발을 맞췄던 CFO와 장기 동행하는 경향도 뚜렷하다. SK스페셜티, 케이카 등 핵심 포트폴리오 CFO들이 대표적 사례다.
정광섭 SK스페셜티 경영지원본부장(CFO)은 한앤컴퍼니의 SK스페셜티 인수가 완료된 직후인 2025년 4월 선임됐다. 정광섭 CFO는 직전까지 한온시스템 CFO로 근무했다. 한앤컴퍼니가 한온시스템을 한국앤컴퍼니그룹에 매각하고 SK스페셜티를 인수하자 바로 자리를 옮겼다.
정광섭 CFO가 한앤컴퍼니와 처음 손발을 맞춘 건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온시스템 CFO를 맡았고 이후에는 한앤컴퍼니가 인수한 대한한공씨앤디서비스 CFO, 마이셰프 대표(CEO)도 지냈다.
배무근 케이카 경영지원부문장(CFO)도 한앤컴퍼니와 인연이 깊다. 한앤컴퍼니는 2012년 자동차 부품업체 코아비스를 인수했다. 배무근 CFO는 2014년 코아비스 CFO로 부임해 4년 동안 근무한 뒤 케이카 CFO로 자리를 옮겼다. 한앤컴퍼니 포트폴리오 CFO만 11년째 맡고 있는 셈이다.
배무근 CFO가 부임할 당시 케이카는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었다. IPO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면서 배무근 CFO도 임무를 완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앤컴퍼니는 배무근 CFO의 성과에 상응하는 보상도 마련했다. 배무근 CFO에게는 케이카 주식매수선택권 29만8605주가 부여됐다. 배무근 CFO는 최근 우리사주조합 출연 등의 방식으로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