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SK그룹은 단순한 거래 상대를 넘어 전략적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2017년 SK엔카 중고차 사업부(현 케이카) 인수를 시작으로 8년간 9건의 인수합병(M&A) 딜을 체결하는 등 공고한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한앤코가 2010년 설립된 이후 진행한 거래의 40% 이상이 SK그룹과의 거래일 정도로 그 비중이 압도적이다. 누적 투자규모는 9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견고한 동맹이 이뤄질 수 있었던 배경엔 SK그룹의 사업 재편이 있다. SK그룹은 그간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에너지 등에 자원을 집중하기 위해 비주력사업을 과감히 매각하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Portfolio Rebalancing)'을 추진해왔다.
리밸런싱을 위해 SK그룹은 그저 최고가를 제시하는 인수자 이상의 파트너가 필요했다. 거래를 빠르고 확실하게 진행할 수 있는 지을 수 있는 전문성, 매각 이후에도 인수한 기업의 성장을 꾀할 수 있는 역량, 그리고 때로는 매각 후에도 협력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한앤코는 SK그룹에 가장 이상적인 파트너로 부상한다. 둘의 파트너십은 SK그룹에 성공적인 사업구조 개편의 기회를, 한앤코엔 우량한 매물을 확보해 투자회수를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
이 문서는 한앤코가 어떻게 SK그룹과 신뢰의 초석을 다지고 ‘문제 해결사’로 부상했는지, 안정적인 투자 기회를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을 주요 거래들에 기반해 살펴본다. 한앤코 투자전략의 중요한 핵심축이다.
2. SK와의 동행: 주요 거래 연대기펼쳐보기 접기
한앤코와 SK그룹의 거래는 해운과 부동산 개발, 자동차, 에너지, 반도체 소재 등 다양한 산업을 넘나들며 규모와 영역을 더해왔다. 초기에는 단순 매각 형태였으나 이후 SK그룹이 매각 뒤 일부 지분을 계속 보유하는 공동투자 방식으로 진화하기도 했다.
2.1. 신뢰의 기반 다진 2018년펼쳐보기 접기
한앤코는 2018년 한 해 동안만 세 건의 거래를 SK그룹과 집중적으로 진행했다. 각각 다른 배경과 목적을 가진 거래들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만큼 신뢰를 공유하는 파트너로 발전할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 특히 케이카 인수는 양사간 협력의 물꼬를 튼 상징적 딜이다.
2.1.1.1. 인수전 막전막후펼쳐보기 접기
SK그룹은 2017년 SK엔카 직영사업부(중고차 오프라인 사업부)를 매물로 내놓는다. 앞서 2013년 정부가 중고차 판매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면서 사업 확대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재무적투자자(FI) 중심으로 경쟁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점쳤다.
실제로 그 해 9월 열린 예비입찰엔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집중적으로 참전했다. 한앤코를 비롯해 스틱인베스트먼트, 케이스톤파트너스, 메디치인베스트먼트 등 4곳이 나섰다. 이후 인수전은 메디치와 한앤코의 2파전으로 압축된다. 케이스톤은 숏리스트에서 탈락했고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중도 철회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거대 PEF 운용사인 한앤코와, 벤처캐피탈에서 중견 PEF로 성장한 메디치의 대결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결국 2017년 11월 경쟁호가방식(Progressive Deal)의 치열한 경합 끝에 승리는 한앤코에게 돌아갔다. 본입찰에서 한앤컴코는 메디치 측보다 수 백억원 높은 응찰가를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2.1.1.2. 케이카의 탄생펼쳐보기 접기
한앤코는 2018년 4월 특수목적법인(SPC) ‘한앤코오토서비스홀딩스’를 통해 SK엔카 직영사업부 인수를 마무리했다. 인수대금은 약 2100억원이다. 당시 이 사업부의 순자산가치를 1381억원으로 책정했지만 여기에 718억원을 영업권 명목으로 추가 계상해 프리미엄으로 지불했다.
또 인수를 마무리하자마자 한앤코는 2018년 5월 바로 500억원을 추가 투입해 CJ그룹 계열 렌터카 회사였던 조이렌터카를 사들였다. 그리고 두 회사를 합병해 ‘케이카(K-Car)’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출범시킨다. 한앤코가 분명한 성장전략을 가지고 딜에 접근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1.1.3. 계약조건에 담긴 신뢰펼쳐보기 접기
케이카 딜의 계약서에는 두 가지 비재무적 조건이 포함되어 있었다. 한앤코 측은 700명이 넘는 직원의 고용과 근로 조건을 5년간 유지한다고 약속했고, SK 측은 인수 이후 1년간 ‘SK’ 브랜드를 계속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했다.
대기업 입장에서 직원의 고용 안정은 인사 문제를 넘어 사회적 책임, 대외 이미지와도 직결되는 민감한 사안이다. 사업부 매각 후 구조조정이 이어질 경우 평판 훼손과 노사 갈등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앤코가 5년간의 고용 보장을 약속해 비재무적 리스크를 해소해줬다고 볼 수 있다.
또 1년간의 브랜드 사용 유예는 한앤코가 케이카의 사업 연속성을 보장받기 위한 안전장치로 풀이됐다. 갑작스러운 브랜드 변경에 따른 고객 이탈이나 자산가치 하락을 막고,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신뢰의 첫 단 추를 양측이 모두 성공적으로 꿰었던 셈이다.
2.2. 신뢰의 확산펼쳐보기 접기
2018년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후 한앤코와 SK그룹간 거래는 봇물 터지듯 이어진다. 2020년 SK에코프라임, 2022년 SK마이크로웍스를 거쳐 2024년 SK스페셜티 인수까지 굵직한 거래들이 연이어 성사됐다.
2.2.1. 친화경분야로 확대, SK에코프라임 인수펼쳐보기 접기
한앤코와 SK그룹의 협력은 친환경 에너지 분야로도 확대된다. 한앤코는 2020년 5월 SK케미칼의 바이오에너지사업부를 3825억원에 인수해 'SK에코프라임'을 설립했다. 이 거래는 한앤코의 3호 블라인드펀드를 활용한 첫 투자였다. 한앤코는 인수 후 2021년 바이오디젤 원료 제조업체 디에이치바이오를 인수하는 등 볼트온 전략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인수 4년 만인 2023년, 한앤코는 SK에코프라임을 싱가포르계 PEF인 힐하우스캐피탈에 매각하면서 엑시트에 성공했다. 매각가는 5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인수 당시 거래금액 상당 부분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한 만큼 자기자본 대비 수익률은 65%에 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2.3. 반도체사업 줄인수, 파트너십 심화펼쳐보기 접기
2024년을 전후로 한앤코와 SK그룹의 파트너십은 반도체 소재 분야에서 한층 더 활발해진 모습을 보였다. 한앤코는 SK그룹이 내놓은 반도체 관련 사업부들을 연달아 인수하며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단숨에 확장한다.
한앤코는 2024년 3월 SKC의 자회사인 SK엔펄스로부터 파인세라믹 사업부(현 솔믹스)를 3600억원에, 2025년 4월 CMP패드 사업부를 3346억원에 가져오면서 반도체 전공정 소재 포트폴리오의 기반을 다졌다.
두 회사의 공통점은 모두 반도체와 연관된 사업을 영위한다는 데 있었다. 솔믹스는 반도체 공정에 활용되는 파인세라믹스 소재인 알루미나, 실리콘, 실리콘카바이드, 쿼츠 등 부품을 공급하고 CMP패드 사업부는 반도체 웨이퍼 표면을 연마하는 사업을 한다.
또 2024년 11월엔 한앤코가 SK디스커버리 자회사인 SK플라즈마 유상증자에 1500억원을 투자, 지분 27.4%를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애초엔 경영권 인수까지 검토했었지만 해외 진출 역량 등을 감안해 지분투자로 방향을 틀었다고 알려졌다. 한앤코로선 SK그룹과 1년 동안 무려 세 차례의 거래를 하면서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구축한 셈이다.
2.4. SK스페셜티 ‘메가딜’ 성사펼쳐보기 접기
2025년 거래의 화룡정정은 세계 1위 특수가스 기업인 SK스페셜티 인수였다. SK그룹과 한앤코의 여러 거래 중에서도 가장 많은 금액이 오간 딜이다. 거래금액이 2조6000억원으로 한앤코가 투자한 기업 중 두번째로 규모가 컸다. 이 딜은 양측 모두에게 최적의 해법을 제공하는 상호 이익의 교차점에서 이루어졌다.
2.4.1.2. ‘우량 매물’ 가져간 한앤코, 파트너십 통한 리스크 관리펼쳐보기 접기
한앤코에게 SK스페셜티 인수는 투자 철학을 집대성한 거래라고 할 수 있다. SK스페셜티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 과정에서 쓰이는 삼불화질소(NF3), 육불화텅스텐(WF6), 모노실란(SiH4) 등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NF3 생산능력(캐파)은 연간 1만3500t수준으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높은 기술적 진입장벽, 핵심 고객사와의 유대를 바탕으로 안정적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었던 만큼 예측 가능한 현금 흐름을 보장하는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었다
또 2024년 약 4조7000억원 규모로 결성한 4호 블러인드 펀드의 투자전략을 추진하기 위해서도 SK스페셜티가 필요했다. 한앤코는 4호 펀드의 핵심 투자 전략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첨단 제조업 기업'에 대한 투자로 설정했었다. SK스페셜티는 이런 펀드 전략을 가장 분명히 구현하게 해준 매물이다. 출자자(LP)들에게도 약속한 투자 철학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SK그룹은 전략적 방향 전환을 위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았고, 한앤코는 글로벌 1위 기업을 인수해 투자 안정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완벽하게 일치하면서 대규모 딜이 성사됐다.
2.4.2. 인수 과정펼쳐보기 접기
SK스페셜티 매각은 초기부터 시장의 관심이 뜨거웠다. 한앤코를 비롯해 국내외 최상위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브룩필드자산운용 등이 잠재적 인수 후보로 거론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그러나 2024년 9월 30일 SK그룹은 한앤코를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당시 SK 측은 잠재매수자들의 제안가격과 인수의지, 인수조건 등을 다각도로 평가해 한앤코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혓다. 특히 SK스페셜티 이후의 고용 안정과 성장에도 초점을 뒀다. 이후 주식매매계약(SPA)은 2024년 12월 23일에 체결됐으며 거래는 당초 예정일이었던 2025년 6월 13일보다 두 달 이상 앞당겨진 2025년 3월 31일에 종결됐다.
거래금액과 구조는 시장 상황을 반영하면서도 양측의 장기적인 이익을 모두 담아내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매각 초기 시장에서는 SK스페셜티의 지분 100% 가치를 4조~5조원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한앤코 역시 약 4조3000억원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최종 단계에서 85% 지분에 대한 인수가격은 2조6000억원으로 낮아졌다. 이를 역산하면 100% 지분을 기준으로 한 기업가치는 약 3조1800억원 수준이. 초기 기대치보다 약 25%가량 조정됐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의 둔화, 에어프로덕츠코리아 등 동종 업계의 M&A 무산 등 시장 변화를 반영해 한앤코 측이 가격 인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부분은 한앤코가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지분 85%를 인수하고, SK가 15% 지분을 계속 보유하는 공동투자 구조를 채택했다는 점이다.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기 선택이었다.
2.4.3. 인수대금 조달펼쳐보기 접기
한앤코는 인수를 위해 4호 블라인드 펀드를 비히클(Vehicle)로 활용했다. 4호 블라인드 펀드는 한화로 4조7000억원 규모로 조성됐다. 이 금액은 블라인드 펀드 뿐만 아니라 코인베 펀드도 합친 금액이다. 4호 블라인드 펀드에 출자한 LP들이 코인베 펀드에 2000억원가량을 출자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수를 위해 코인베 펀드 출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재원을 마련해줬다는 후문이다. 2조6000억원 가운데 절반가량을 블라인드 펀드와 코인베 펀드에서 조달했으며 나머지는 인수금융을 활용했다.
당초 한앤코는 한도대출(RCF)을 포함해 최대 1조7000억원의 인수금융 조달을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1조3000억원으로 축소했다. SK스페셜티의 기존 부채를 인수금융으로 차환하지 않고, 회사 자체의 현금 창출 능력이나 별도의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내부적으로 해결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SK스페셜티 거래로 한앤코는 2024년 국내 최대 규모의 딜을 성사시킨 하우스로 등극했다. 2024년 2조원을 넘은 딜은 IMM PE의 에코비트 인수(약 2조원)와 MBK파트너스의 지오영 인수(약 2조원) 등이 있었다.
2.4.4. '언아웃 조항'의 의미펼쳐보기 접기
한앤코는 SK스페셜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계약서에 언아웃(Earn-Out) 조항을 삽입했다. 보통 언아웃은 거래 대상 기업이 미래에 특정 목표치를 달성할 경우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추가 금액을 지급하는 거래를 뜻한다.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가격 간극을 좁혀 딜을 빠르게 끝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매수자 측에서 회사의 장래 실적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경우, 미래에 정해진 조건을 달성하면 나머지 금액을 지급해주는 방식이다.
반면 SK스퀘어 딜의 경우 일반적인 언아웃과는 다른 점이 많았다. M&A 관계자들은 특히 거래에서 언아웃으로 설정한 금액이 인수가 대비 굉장히 낮다고 지목했다. 언아웃 금액은 인수가의 약 30~50% 수준으로 설정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SK스퀘어딜은 5%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실적 기준치를 달성하지 못하면 SK가 한앤코에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조건도 붙었다. 계약상 SK는 SK스페셜티의 2025년 경영 실적에 따라 최대 850억원을, 그리고 신사업 양산 매출이 발생하면 최대 680억원의 추가 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반대로 신사업 목표에 미달할 경우 반대로 SK가 한앤코에 약 170억원을 지급해야 하는 역지급 조건도 포함해 이해관계를 균형 있게 조정했다.
시장에서는 SK그룹이 딜을 빨리 끝내기 위한 장치보다는, 한앤코에 대한 신뢰 확인 차원에서 언아웃 조항을 삽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언아웃 비율이 낮아 금액적으로도 미미하지만 역지급 조건이 들어있다는 점 역시 이런 해석에 힘을 더한다.
2.5. 미래의 '잠재 딜'펼쳐보기 접기
SK는 2025년 4월부터 반도체 웨이퍼 계열사인 SK실트론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SK가 보유 중인 지분 70.6%다. SK실트론은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고성장세를 이어왔으며 단 한번도 적자를 내지 않은 알짜 계열사로 꼽힌다.
애초 2025년 6월 9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받을 계획이었으나 일정을 잠정 연기, 매각 절차가 길어지고 있다. 딜 프로세스가 길어지는 이유로 가격 이슈를 빼놓을 수 없다. SK는 SK실트론의 기업가치(EV)를 약 5조원 수준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순차입금을 제외한 지분가치는 3조원대 초중반에 이를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조단위 거래를 소화할 수 있는 PEF 운용사들은 기업가치를 더 낮게 보면서 눈높이 차이가 생겼다.
당초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와 스틱인베스트먼트(스틱)가 컨소시엄을 구상하면서까지 관심을 보였으나 IMM PE가 발을 빼면서 스틱도 인수 의사를 접었다. 함께 거론되던 MBK파트너스 역시 홈플러스 이슈 등으로 내부에서 성사 가능성을 낮게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외국계 PEF 운용사들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SK실트론이 보유한 12인치(300㎜) 실리콘 웨이퍼 생산 기술은 일종의 국가핵심기술인 만큼, 외국계가 경영권을 인수할 경우 산업통상자원부 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유력 후보군이 사실상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 한앤코가 꼽힌다. 결국 가격 협상이 SK실트론 매각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SK실트론은 2025년 실적이 전년 대비 부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3.1. 지분 공동 보유펼쳐보기 접기
한앤코와 SK그룹 거래에서 자주 보이는 형태는 '매각 후 재투자' 또는 '지분 공동 보유' 구조다. SK그룹이 경영권을 매각하면서도 일정 지분을 남겨둠으로써, 단순한 매도자와 인수자의 관계를 넘어 장기적인 파트너로 남을 수 있었다. 양측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거버넌스 장치로도 기능한다. SK디앤디와 SK해운, SK스페셜티 등이 모두 이런 방식으로 거래됐다.
SK스페셜티를 대표적으로 보면 한앤코가 85%의 지분만 인수하고 15%의 지분은 SK 소유로 남았다. 거래 과정에서 한앤코는 지분 전부를 매수하지 않고 SK가 지분 일부를 계속 보유하는 구조를 적극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앤코 입장에서 SK의 지분 보유는 가장 확실한 리스크 완화 수단이다. SK스페셜티의 핵심 고객사가 SK하이닉스인 만큼, SK가 주주로 남는다는 것은 SK하이닉스와의 안정적 공급관계를 보장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신호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장기공급계약보다 훨씬 강력한 구속력을 가지며, SK스페셜티의 현금흐름 창출능력을 어느정도 담보해줄 수 있다.
SK 측에서 봐도 아쉬울 게 없다. 지분 85% 매도만으로도 2조원대의 막대한 현금을 확보했고, 추후 SK스페셜티의 기업가치가 상승하면 15%의 지분을 통해 그에 따른 이익 공유가 가능해진다. 직접적인 운영부담 없이도 SK스페셜티 사업의 성과를 계속 향유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룹 내 반도체 생태계 내에서 SK스페셜티가 맡아온 연결고리도 유지할 수 있다.
3.2. ‘제한 경쟁’과 직거래펼쳐보기 접기
SK그룹과 한앤코 사이의 거래는 종종 완전한 공개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이나 제한적 경쟁 방식으로 이뤄졌다. SK디앤디와 SK해운, SK마이크로웍스, SK에코프라임, SK플라즈마, 솔믹스, SK엔펄스 CMP패드 사업부가 모두 수의계약 방식으로 이뤄졌고 SK스페셜티의 경우 제한적 경쟁입찰 형태를 취했다.
또 양측 거래의 가장 독특한 특징 중의 하나는 조단위의 초대형 딜에서도 ‘직거래’를 한다는 부분에 있다. 투자은행(IB) 등 중개자를 배제한다는 뜻이다. 가장 규모가 큰 SK스페셜티 매각도 별도의 IB 없이 양측이 집적 협상 테이블에 앉아 진행했다. 통상 IB가 가치평가, 프로세스 관리, 협상 등에 대해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M&A 업계의 관행에 비춰볼 때 이례적인 일이다.
이런 직거래 방식은 SK그룹과 한앤코에게 모두 이득이 된다. SK그룹으로선 막대한 자문 수수료를 절감할 뿐 아니라 거래과정에서 정보 유출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거래에 소요되는 시간을 아낄 수 있다. 한앤코 입장에서 역시 출혈 경쟁으로 인한 가격 거품을 피하고, 그 외에 고용 승계나 인수 이후의 사업 협력 등 비가격적 조건에 대해서도 더 유연한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구조다. 가격 극대화 등 공개 경쟁입찰이 가져올 수 있는 기회를 일부 포기하는 대신, 거래의 확실성이라는 전략적 가치를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4. 한앤코의 성장축, ‘동맹 모델’의 의미펼쳐보기 접기
한앤코와 SK그룹의 파트너십은 첫 단추였던 케이카 딜에서 시작해 수조 원대 규모의 전략적 동맹으로 발전했다. 초기 거래가 재무적 성공으로 증명되고, 다시 더 큰 규모의 반복적인 거래로 이어진 모습이다.
SK그룹과의 관계는 한앤코에게 명백한 하나의 성장축으로 자리잡았다. 딜 파이프라인에 대한 우선적인 접근, 수 차례의 거래에서 쌓은 신뢰를 특징으로 하는 동맹 모델로 정의할 수 있다. 경쟁이 치열한 사모펀드 시장에서 다른 운용사들과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관계 지향적인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