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한앤컴퍼니 투자전략

①구조조정을 노려라

고진영 기자  2025-05-29 08:20:16

편집자주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THECFO가 제공하는 ‘아카이브(Archive)’는 시장에서 벌어진 이슈의 발단과 결말을 기록한다. 기업의 현재를 만든 이정표적 사건은 왜 일어났으며 어떻게 전개됐을까. 사건의 방향성을 흔들어 놓은 주요 이벤트는 뭘까. 기사 한 건이 하나의 조각이라면 아카이브는 조각이 맞춰진 퍼즐이다. 거대 사건을 구성하는 수많은 사실관계를 아카이브가 담았다.

목차

1. 개요

2. 쌍용C&E 사례

2.1. 인수 배경

2.2. 인수 과정

     2.2.1. 경쟁 구도 및 주요 협상 내용

     2.2.2. 인수자금 조달

     2.2.3. 인수가격 및 지분구조

2.3. 인수 후 개편 및 구조조정

     2.3.1. 비핵심 자산 매각

     2.3.2. 볼트온과 환경사업 전개

          2.3.2.1. 시멘트 경쟁력 강화

          2.3.2.2. 환경기업 도약

2.4.2. 재무 및 운영성과

2.5. 투자 회수 전략

     2.5.1. 상장폐지 추진

     2.5.2. 컨티뉴에이션 펀드 활용

3. 에이치라인해운 사례

3.1. 한진해운 벌크전용선 사업부 인수

     3.1.1. 인수 배경

     3.1.2. 인수 과정

3.2. 현대상선 벌크전용선 사업부 추가 인수

     3.2.1. 인수 배경 및 과정

3.3. 한앤코-하나금융그룹 공동투자체제 전환

3.4. 지배구조 개편

3.5. 운영성과

     3.5.1. 선대 확장 및 현대화

     3.5.2. 장기운송 기반 사업구조

     3.5.3. 차입부담 확대

3.6. 투자 회수 전략

     3.6.1. IPO 추진과 무산

     3.6.2. IPO 무산 이후 배당 확대

4. 한앤컴퍼니의 구조조정 투자전략 및 영향

4.1. 역발상과 볼트온, 금융기법

4.2. 시장 활성화

최초 문서 작성일 : 2025년 5월 29일

1. 개요접기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는 한상원 대표가 2010년 5월 설립했다.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등과 함께 국내 사모펀드 시장을 이끄는 주요 운용사로 꼽힌다.

국내외 사모펀드 중 한국 투자 자금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3년 금융감독원 통계 기준 한앤코의 펀드 약정액은 13조6052억원으로 국내 1위를 기록했다. 벤처 투자보다는 일정 수준의 시장 지위를 확보한 국내 기업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시멘트, 해운, 자동차부품 등 제조업에 집중 투자해 굴뚝산업 강자로 불린다.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

특히 대기업들의 구조조정으로 시장에 나오는 비주력 사업이나 대대적 운영 개선이 필요한 업체들을 적극 인수해왔다. 대기업들이 경기 침체, 또는 사업 재편을 이유로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매물을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가치에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후 기업 회생을 이끌어내고 산업 사이클이 개선되거나 턴어라운드가 이뤄졌을 때 높은 투자수익을 얻는 방식이다.

이 문서에서는 쌍용C&E, 에이치라인해운 등 한앤코가 대기업 구조조정을 기회로 인수한 대표적 기업들의 투자 사례를 검토함으로써 한앤코의 운용 전략을 분석해본다.

2. 쌍용C&E 사례접기



2.1. 인수 배경접기


쌍용C&E는 쌍용그룹의 모체다. 1962년 쌍용양회공업으로 시작해 국내 최대 시멘트 제조 회사로서 확고한 시장 지위를 점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쌍용그룹은 1986년 동아자동차(現 쌍용자동차) 인수를 기점으로 무리한 사업 확장을 추진하다가 외환위기 등 외부 충격과 맞물려 경영난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쌍용자동차, 쌍용정유(現 S-Oil) 등 핵심 계열사들이 매각됐고 그룹은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았다. 모기업이었던 쌍용C&E 역시 그룹 해체의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쌍용C&E 동해공장. 연간 115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시멘트공장이다.

이 과정에서 쌍용양회는 채권단 관리 아래 놓이게 됐다. 2000년 부실기업을 일괄 퇴출할 때 '조건부 회생' 판정을 받는 등 유동성 위기가 지속됐지만 주채권은행인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워크아웃은 피했다. 결국 2대 주주였던 일본 태평양시멘트(Taiheiyo Cement Corporation)가 경영에 일부 관여하는 형태가 됐다.

그러다 한앤코의 인수 검토 시점인 2015년을 전후해 시멘트 산업은 공급 과잉과 단가 하락이라는 도전에 직면한다. 당시 국내 시멘트 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불황이 계속됐다. 산업 내 인수합병이 이어진 배경이다. 2015년 삼표시멘트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하고 2017년 한일시멘트가 현대시멘트를 인수, 2018년엔 아세아시멘트가 한라시멘트를 인수하면서 8개에서 5개로 축소됐다. 쌍용C&E 역시 2015년에 매물로 나왔다.

2.2. 인수 과정접기


한앤코의 쌍용C&E 인수는 시멘트 사업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려는 전략적 목표 아래 추진됐다. 이미 대한시멘트를 비롯해 시멘트 회사들을 포트폴리오로 보유하고 있었던 만큼 시너지 창출, 원가 절감 등을 위한 볼트온(Bolt-on) 전략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2.2.1. 경쟁 구도 및 주요 협상 내용접기


당시 쌍용양회는 채권단 공동관리 하에 있었기 때문에 매각협의회가 매각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일본 태평양시멘트도 2대 주주(32.36%)로서 일부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었다. 태평양시멘트는 경영권 상실을 우려해 한앤코의 쌍용C&E 인수에 반대했으며 자신들의 주식매수 협상권을 무시하고 공개 매각을 강행할 경우 법적 조치를 불사하겠다는 경고 서한을 발송하기도 했다. 태평양시멘트와의 협상이 인수 성사에서 중요한 요소였기 때문에 한앤코의 지분 확보는 단계적으로 이뤄졌다.

2015년 12월 29일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매각협의회가 보유하고 있는 쌍용C&E 지분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앤코를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과 신한은행, 서울보증보험, 한앤코시멘트홀딩스 등으로 구성된 쌍용양회 채권단이 보유한 주식 3705만1792주(지분율 46.14%)다. 여기에 한앤코 보유 지분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실제 인수하는 지분은 36.8%였다. 본입찰에는 한앤코와 한일시멘트가 참여해 경쟁을 벌였는데, 한앤코가 한일시멘트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해 우선협상자 자리를 꿰찼다.

2.2.2. 인수자금 조달접기


한앤코의 쌍용C&E 인수금융(Loan) 조달은 NH투자증권과 하나은행, 농협은행, 그리고 현대증권(중순위 담당)이 공동 주관사를 맡았다. 선·중순위를 통틀어 한앤컴퍼니에 인수금융을 제공하는 대주단에는 농협중앙회·농협생명·농협은행 등 NH 계열 금융사 및 NH투자증권 론펀드, 신협중앙회, 새마을금고, 군인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현대증권 등 크고 작은 기관들이 대거 포함됐다. 중앙회 및 연기금, 공제회 비중이 큰 점이 특징. 시중은행들이 연초 BIS(국제결제은행) 비율 관리에 나선 것이 출자자 구성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이었다.

인수금융은 △텀론 4500억원 △신디케이트론 이자 지급을 위해 설정되는 RCF 1300억원 △전환사채(CB) 등 메자닌 자금 2000억원 등 3개 트랜치(tranche)로 나뉘었다. 국내 금융기관들이 참여한 신디케이션 규모가 총 7800억원이다.

2.2.3. 인수가격 및 지분구조접기


인수는 2016년 마무리됐으며 한앤코시멘트홀딩스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이뤄졌다. 채권단과의 계약에서 한앤코가 지불한 대금은 8837억원이다. 그러나 같은 해 6월 한앤코는 일본 태평양시멘트가 보유 중이던 쌍용C&E 지분까지 모두 확보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분 32.36%를 주당 1만7500원씩, 총 4548억원에 사들이는 조건이었다. 총 1조4000억원 규모가 인수에 투입된 셈이다.

당초 태평양시멘트는 한앤코의 쌍용양회 인수에 반대 입장을 고수했었다. 우선매수권을 인정해 달라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본안소송이 각하 판결을 받고 경영권 행사도 어려워지면서 보유지분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잔여 지분 인수와 유증을 거치면서 한앤코의 쌍용C&E 지분율은 77.4%로 올랐다.

2.3. 인수 후 개편 및 구조조정접기


한앤코는 시멘트 사업에 집중하면서 쌍용머티리얼 등 비시멘트부문을 팔고 자회사인 쌍용해운과 쌍용자원개발은 흡수합병했다. 동시에 원가절감 노력을 통해 경영효율화를 추구했다. 주택공급 감소 등으로 받을 수 있는 내수부문 타격을 수출 증가로 일부 보완하는 한편, 원가절감 등 비용 통제로 타개해 나가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것이 전력비와 유연탄 콜옵션 절감 노력 등이다

2.3.1. 비핵심 자산 매각접기


쌍용C&E는 2016년 12월 쌍용머티리얼 지분 52.1%를 OCI 계열사인 유니온에 약 800억원 받고 매각했다. 이듬해엔 쌍용에너텍을 극동유화에 팔았다. 매각대금은 약 555억원이다. 이후 2020년 6월 쌍용정보통신을 261억원에 매각한다.

또 3년 뒤인 2023년 쌍용레미콘까지 매각했다. 거래 상대방은 정선골재그룹 계열사인 장원레미콘이다. 이 거래로 쌍용C&E는 잔여 지분을 추가로 넘길 수 있는 풋옵션을 포함해 44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쌍용C&E는 시멘트 분야 실적 감소를 레미콘 사업부문 이익으로 방어해왔지만 재무 개선과 종합환경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딜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2.3.2. 볼트온과 환경사업 전개접기



2.3.2.1. 시멘트 경쟁력 강화접기

비시멘트 분야를 줄줄이 정리한 것과 달리 2017년 6월 쌍용C&E는 동종업체인 대한시멘트를 인수하면서 시멘트사업 덩치를 불렸다. 대한시멘트는 국내 슬래그시멘트 1위 업체로 한앤컴퍼니 제1호 사모투자전문회사가 지분 100%(보통주 121만5565주)를 보유 중이었으며 쌍용C&E가 2650억원에 인수했다. 대한시멘트가 지분 전량을 보유 중이던 슬래그 파우더 전문업체 대한슬래그도 포함된 딜이다.

쌍용C&E는 과거에도 대한시멘트 인수를 추진했다가 자금이 부족해 철회했던 바 있다. 하지만 쌍용머티리얼, 쌍용에너텍 등 비주력 계열사를 매각한 덕분에 자금 여력을 확보했다. 이 딜로 쌍용C&E는 시멘트 점유율이 25%, 슬래그시멘트 점유율은 40%가 되면서 시멘트∙슬래그시멘트 시장에서 국내 1위 지위에 오른다.

2.3.2.2. 환경기업 도약접기

한앤코가 쌍용C&E를 인수한 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종합환경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선언이다. 2021년 사명을 쌍용양회에서 쌍용C&E(Cement & Environment)로 바꾼 데도 환경사업을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이런 전환은 전통적 시멘트 산업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트렌드에 부응해 기업가치를 제고하려는 시도로 평가됐다.
2021년 3월 26일 서울 중구 저동 본사에서 쌍용C&E' 신규 사명 선포식이 열렸다.

실제로 쌍용C&E는 2021년 3월 환경사업을 담당하는 하는 자회사 그린에코솔루션을 설립하면서 폐기물 처리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같은 해 6월엔 폐기물 수집·처리와 폐기물을 가공해 고형연료(SRF)로 공급하는 중견업체 KC에코물류를 약 160억원에 인수, 사명을 '그린에코사이클'로 변경해 그린에코솔루션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그린에코솔루션이 중간 지주회사를 맡아 나머지 업체를 지배하는 수직계열화 방식이다.

이후로도 공격적 M&A가 가 이어졌다.2021년 7월 폐기물 수집·처리업체 성광이엔텍을 사들여 '그린에코넥서스'로, 태봉산업을 인수해 ‘그린에코김해’로 편입하고 11월 삼호환경기술 지분을 약 450억원 주고 확보했다.

2.4.2. 재무 및 운영성과접기


2015년 2조원 이상이었던 쌍용C&E의 연결 매출은 인수 초기에 비핵심사업을 연달아 매각하면서 이듬해 1조4303억원으로 감소한다. 이후 점진적으로 회복, 2023년 1조8694억원까지 늘었지만 2024년 다시 1조6957억원으로 줄었다. 기존 매출의 약 20% 수준을 레미콘사업이 차지했었는데 2023년 쌍용레미콘을 팔아 외형 축소가 불가피해진 탓이다. 수익성 높은 레미콘 사업을 팔아 확보한 자금을 부채 상환과 환경사업 투자에 활용한 것은 전략적 고민의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영업이익률의 경우 인수 초기에 18%까지 오르는 등 오랫동안 높은 수준을 보였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경쟁 심화 등으로 변동성을 보이면서 2024년 말 11.2%까지 떨어지긴 했지만 아직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연간 4800억원 안팎의 EBITDA를 꾸준히 기록 중이다.

부채구조를 보면 인수 전 2000억원대에 불과했던 연결 순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이 2024년 말 1조5832억원까지 증가했다. 그간 투자 규모가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배당이 대폭 확대된 영향도 있다. 통상 사모펀드에 인수된 회사들은 인수금융에 대한 이자 충당을 위해 배당 규모가 늘어나게 된다. 쌍용C&E 역시 인수 전에는 연간 배당액이 10억원을 밑돌았지만 2019년부터 2022년까지(지급일 기준) 연평균 1900억원을 배당했다. 다만 2023년 배당액은 1600억원, 2024년엔 345억원으로 줄어든 상태다.

2.5. 투자 회수 전략접기



2.5.1. 상장폐지 추진접기



한앤코는 2024년 쌍용C&E 잔여 주식을 모두 인수해 자진 상장폐지에 나섰다. 그 해 2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쌍용C&E 주식 1억25만4756주(20.1%)를 사들인 뒤, 지분율을 93%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7000원으로, 당시 종가 대비 9.2%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었으며 NH투자증권이 공개매수 주관을 맡았다.

이후 한앤코는 장내 매입, 한앤코시멘트홀딩스와의 포괄적 주식교환 등을 거쳐 주식 전량을 확보하면서 2024년 7월 9일 쌍용C&E의 상장폐지를 완료했다. 1975년 5월 상장한 이후 49년여 만이었다.

상장폐지는 사모펀드들이 단기적인 주가 변동이나 시장의 평가에 얽매이지 않고 과감한 구조조정이나 투자 등으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종종 활용한다. 한앤코 역시 쌍용C&E 매각을 위한 기업가치 향상 작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2.5.2. 컨티뉴에이션 펀드 활용접기



한앤코는 쌍용C&E에 대한 투자회수 과정에서 컨티뉴에이션 펀드(Continuation Fund)를 활용했다. 운용사(GP)인 한앤코는 그대로 있고 새로운 출자자(LP)를 모집해 기존 펀드가 보유한 자산을 신규 펀드로 옮겨 담는 방식이다.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추가적인 가치 창출을 꾀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선 활발히 쓰였지만 한국에선 한앤코가 처음 도입했고 아시아 최대규모로 결성됐다.

구체적으로 한앤코는 2015년 조성한 2호 펀드의 만기가 다가오자 2022년 7월 약 15억달러 규모의 컨티뉴에이션 펀드를 조성한다. 이후 기존 2호 펀드가 보유하고 있던 쌍용C&E 지분을 새 펀드에 매각하는 형태로 거래를 진행했다. 신규 펀드에는 펀드에는 글로벌 세컨더리 시장의 큰 손인 콜러캐피탈(Coller Capital), 골드만삭스 등 국내외 유수의 기관 투자자들이 들어왔다. 펀드 조건은 일반적인 사모펀드보다 다소 엄격하게 설정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관리보수는 1%, 성과보수 허들 수익률은 연 10% 수준으로 책정됐다.

이 과정에서 쌍용C&E의 기업가치는 주당 8200원, 지분 77.68%가 약 3조2093억원으로 매겨졌다. 한앤코가 애초 지분 확보에 1조4400억원 남짓을 투자했고, 일부는 그간 배당으로 회수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약 3배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컨티뉴에이션 펀드를 통해 경영권을 지키면서도 중간 엑시트에 성공한 셈이다. 또 쌍용C&E 재매각으로 최종 엑시트를 할 수 있는 시간도 벌었다.

3. 에이치라인해운 사례접기


에이치라인해운은 옛 한진해운과 현대상선(현 HMM)의 벌크 전용선 사업부문을 합쳐서 만들어졌다. 포스코, 한국전력공사(KEPCO), 현대글로비스, 한국가스공사(KOGAS), 세계 회대 철광석 수출업체인 브라진 발레(Vale) 등 글로벌 우량화주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이 회사의 설립은 국내 해운업계의 구조조정이라는 큰 흐름 속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한앤코가 변동성이 큰 해운업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특정 분야, 즉 장기운송계약 기반의 전용선 사업에 집중하는 투자 전략을 구사한 케이스다.
에이치라인해운이 운항하는 차량운반선(PCTC).

3.1. 한진해운 벌크전용선 사업부 인수접기



3.1.1. 인수 배경접기


국내 최대 해운사였던 한진해운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운업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게다가 최고결정권자였던 최은영 현 유수홀딩스 회장(사진)의 지분율이 낮았고 시아주버니인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의 경쟁까지 겹쳐 오너십 기반이 약했다. 경영권 방어에 신경쓰느라 해운업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웠다.

결국 2014년 최은영 회장이 한진해운에서 손을 때고 조양호 회장이 경영권을 넘겨받지만 불황을 이기지 못하고 한진그룹의 품을 떠난다. 이 과정에서 비교적 꾸준히 수익을 창출 중이던 벌크전용선 사업부도 매물로 나왔다. 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한앤코는 해운업 전반의 불황에도 불구, 특정 대형 화주와 장기계약을 맺고 물량을 운송하는 벌크전용선 사업의 안정적 현금창출력에 주목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의 절박한 상황도 협상에서 한앤코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제공했다. 우량 자산을 합리적인 가격에 인수할 수 있는 기회였던 셈이다.

3.1.2. 인수 과정접기



한진해운과 한앤코는 2013년 12월 말 이사회를 벌크전용선 사업부에 대한 양수도를 결정했다. 딜이 마무리된 것은 약 반년 만인 이듬해 7월이다. 한앤코는 한진해운 소속이던 벌크선 29척과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7척을 인수해 에이치라인해운을 공식 출범시킨다.

최초 인수 구조는 한진해운과 한앤코(한앤코해운홀딩스)의 합작법인 형태로 시작됐다. 먼저 한진해운이 벌크선 사업부를 총 4163억원에 매각했으며 이중 1163억원은 한진해운이 현물로 출자했다. 그리고 한진해운이 3000억원 규모의 합작회사 주식(전환우선주, CPS)를 한앤코에 팔아 유동성을 확보한다.

한앤코는 이 주식 매입과 함께 유상증자(CPS) 방식으로 1000억원, 전환사채(CB)를 발행 후 인수하는 형태로 1500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합치면 총 5500억원을 들였다. 이에 따라 한앤코가 지분 77.8%, 한진해운이 22.2%를 보유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후 한진해운은 다시 유동성 위기에 처하면서 2015년 보유 중이던 에이치라인해운 지분 17.2%를 한앤코에 매각하고 이듬해는 잔여 지분(5%) 전부를 넘긴다. 이로써 에이치라인해운은 한앤코가 지분 100% 보유한 회사가 됐다.

3.2. 현대상선 벌크전용선 사업부 추가 인수접기



3.2.1. 인수 배경 및 과정접기


한진해운과 마찬가지로 현대상선 역시 2016년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부딪히면서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었다. 현대그룹은 벌크선사업부와 현대상선 미국법인 등을 기초자산으로 3000억원 규모의 영구전환사채(하이브리드 CB) 발행을 추진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결국 벌크선사업 매각을 결정하고 한앤코 측에 인수 의향을 타진한다.

당시 한앤코는 이미 에이치라인해운을 통해 벌크선사업 운영 경험과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확보하고 있었다. 현대상선 벌크선사업부의 추가 인수는 볼트온을 통해 선대규모를 확장, 시장 내 경쟁우위를 높일 수 있는 기회였다. 인수는 2016년 4월 마무리됐다. 에이치라인해운이 1억달러(약 1200억원)을 주고 벌크선 12척을 넘겨받았다.
현대상선이 보유하고 있던 벌크선.

3.3. 한앤코-하나금융그룹 공동투자체제 전환접기


한앤코는 2020년 초부터 모건스탠리를 금융자문사로 선정해 투자자 교체작업을 추진한다. 앞서 투자 회수를 위해 추진했던 IPO가 뜻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그 해 5월 하나금융그룹과 손잡고 투자자 교체를 단행했다. 에이치라인해운에 투자한 펀드를 청산하고 새 투자자로 하나금융그룹이 참여하는 구조다.

한앤코와 하나금융그룹은 공동운용사(Co-GP) 계약을 체결한 뒤 새로운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 신규 펀드가 지분 100%를 인수했다. 경영권은 그대로 한앤코가 가졌다. 거래에서 에이치라인의 기업가치는 1조3000억원의 부채를 포함해 3조1000억원 남짓으로 산정됐다. 총 투자규모는 1조7500억원으로 1조원은 에퀴티, 나머지 약 7500억원은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했다. 에퀴티 1조원 가운데 한앤코가 7000억원 하나금융그룹이 3000억원을 출자했으며 인수금융은 하나은행이 주관했다. 투자자 교체에 따라 앞서 에이치라인해운에 투자했던 1조 블라인드펀드는 일부 엑시트가 이뤄졌다.

하나금융을 새 투자자로 끌어들이면서 한앤코는 에이치라인해운을 더 안정적으로 길게 보유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에이치라인해운의 현금창출력이 상당히 안정적이란 점에서 단기적인 회수보다는 장기 보유가 투자 수익 확대에 유리할 것이란 판단이 작용했다는 평이다. 기존 GP가 우량 자산을 계속 운용하되 새로운 LP를 유치했다는 점에서 컨티뉴에이션 펀드와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3.4. 지배구조 개편접기



공동 투자 체제로 바뀐 뒤에도 에이치라인해운의 지배구조에 다시 변화가 생긴다. 에이치라인해운은 '한앤코호라이즌홀딩스→한앤코마린인프라스트럭쳐홀딩스→에이치라인해운'으로 이어지는 지분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한앤코마린인프라스트럭쳐홀딩스가 지분 100%를 보유하던 구조다.

그런데 2022년 4월 한앤코마린인프라스트럭쳐홀딩스(소멸회사)를 에이치라인해운(존속회사)이 흡수합병했다. 한앤코마린인프라스트럭쳐홀딩스의 단독 주주였던 한앤코호라이즌홀딩스는 이에 따라 합병의 대가로 에이치라인해운의 자기주식 5263만1580주를 이전 및 교부받았다. 하지만 회계적으로는 피합병회사인 한앤코마린인프라스트럭쳐홀딩스가 에이치라인해운을 합병하는 것으로 처리됐다. 2025년 5월 현재 한앤코마린인프라스트럭쳐홀딩스가 에이치라인해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구조를 재편한 이유는 엑시트 전략 때문이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는 보통 상장 또는 재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한다. 그런데 2021년 10월 한국거래소가 'PEF 지배기업 상장심사 가이드라인'을 통해 지적한 7개 문제사항에 'PEF 지배기업의 복층 SPC 구조' 포함됐다. 이 가이드라인에 맞춰 한앤컴퍼니가 지분구조를 단순화한 것으로 보인다.

3.5. 운영성과접기



3.5.1. 선대 확장 및 현대화접기



한앤코에 인수된 뒤 에이치라인해운은 초기부터 기존 계약을 안정적으로 승계하면서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이후에도 장기계약을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선대를 확장해왔다. 초기 한진해운으로부터 36척, 현대상선으로부터 12척의 선박을 인수한 뒤에도 선대 규모가 꾸준히 증가했다. 2018년 현대중공업에 두 척의 초대형광탄운반선(VLOC)을 발주하기도 했다. 2020~2023년엔 26척의 선박 발주, 20척의 선박 인도가 진행되면서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 납입 등으로 약 3조원의 CAPEX(자본적 지출)가 소요됐다.

2024년 말 기준 에이치라인해운은 벌크선 49척과 차량운반선(PCTC) 4척, LNG선 13척 등 총 66척의 선박을 운항하고 있다. 호주와 캐나다, 브라질, 인도네시아, 카타르, 오만 등에서 철광석, 석탄, LNG 등 원자재 및 에너지를 운송한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존 선박에 스크러버(Scrubber, 탈황장치)를 설치하고 국내 최초로 LNG 추진 벌크선을 도입하는 등 친환경 투자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규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GO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LNG 관련 투자 확대는 에너지 전환과 관련한 글로벌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3.5.2. 장기운송 기반 사업구조접기



에이치라인해운은 해운업 업황이 내리막길에 들어서도 안전성이 두드러지는 기업이다. 사업구조가 장기계약 중심이다 보니 태생적으로 변동성에 강한 면역력을 가졌다. 2014년 출범 당시 연결 매출이 3000억원대에 불과했으나 2024년 1조3000억원 수준으로 4배 이상 불어났다.

성장의 기반은 장기운송계약이다. 에이치라인해운의 보유선박 대부분은 장기계약에 투입돼 있다. 장기계약 화주와 일부 단기계약도 맺고 있지만 최소 수준으로 유지하기 때문에 매출에서 장기계약 비중이 90%를 넘는다. 잔존 계약기간은 평균 10년 수준으로 길다. 특히 2020년 이후 건화물선을 중심으로 장기계약이 확대되면서 매출 급증세가 시작됐다. 장기계약사업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시장 지위를 가지고 있다.

장기계약의 장점은 운임비나 연료비가 등락해도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부분이다. 연간 계약된 약정수송량에 대해 고정운임이나 원가보상 방식으로 운임이 적용된다. 해운시장에 불황이 찾아와도 안정적인 수익확보가 가능한 이유다. 물론 유가가 떨어지면 연료비보전분이 축소돼 매출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손익에 미치는 타격은 크지 않다.

물론 경쟁력 유지를 위해선 선종 다변화가 필요할 수 있다. 철광석, 석탄 등 드라이벌크 시장은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으로 올해 전망이 좋지 않은 반면 LNG선은 물동량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에이치라인해운이 기존 선박에 축출력제한 장치나 엔진출력제한장치 등을 설치하고 LNG 추진 벌크선을 발주한 데도 이런 이유가 있다.

3.5.3. 차입부담 확대접기


다만 에이치라인해운은 선박 발주를 늘리고 배당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재무적 부담을 피하지 못했다.에이치라인해운이 신규수주에 부쩍 열을 올리기 시작한 것은 2019년부터다. 그 전까진 4년간 단 2건을 수주할 정도로 발주 경쟁에서 한 발 물러나 있었다. 한진해운 전용선사업부를 전신으로 출범한 만큼 설립 당시부터 일감이 많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하느라 영업인력도 변변치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공개(IPO)를 검토하던 시점과 맞물려 성장동력 확보에 적극적인 태세로 전환했다.

수년간 투자확대 기조가 이어진 만큼 차입도 증가했다. 설립 이후 쭉 1조원대였던 연결 총차입금이 2020년 2조원, 2022년 3조원을 돌파했고 2024년엔 5조842억원까지 불어났다. 시장성 조달은 하지 않고 있으며 대부분은 연불매입채무로 이뤄졌다. 사실상 선박의 할부 매입으로 볼 수 있는 부채다.

2024년 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우리은행 등에서 빌린 1119억원 뿐이고 5900억원은 탈황선비금융, 운전자금대출 등의 명목으로 장기차입했다. 가장 비중이 큰 나머지 3조6807억원은 국적취득조건부나용선계약(BBCHP)에 따른 연불매입채무로 채워져 있다. 에이치라인해운은 'BRILLIANT' 등 선박별로 특수목적기업(SPC)를 세워 BBCHP 계약을 맺고 있으며 SPC 수는 2024년 말 기준 52개가 있다.

연불매입채무와 장기대출이 대부분이다 보니 차입구조는 좋은 편이다. 유동성 부채로 전환한 장기차입과 연불매입채무를 포함해도 1년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은 2024년 연말 기준 6576억원으로 비중이 작았다. 총차입금의 13% 수준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을 크게 웃도는 돈을 매년 CAPEX로 지출하면서 잉여현금흐름이 순유출(-)을 계속하고 있다보니 앞으로도 차입금 축소는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영업현금은 합산 1조2598억원인데 CAPEX는 4조1686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누적된 잉여현금 적자는 3조원 이상이다.

3.6. 투자 회수 전략접기



3.6.1. IPO 추진과 무산접기


한엔코는 2018년 초 에이치라인해운 IPO를 통한 투자금 회수를 추진했다. 당시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주관사를 맡았다. 넷마블 IPO를 이끌던 인력을 영입해 IR실을 새로 꾸리는 등 상당히 공을 들였던 작업이다. 시장에서도 에이치라인해운의 안정적인 사업 모델과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상장을 통해 지분 일부를 팔고 여유있는 엑스트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상장이 지연되다가 결국 무산으로 끝났다. 기업가치를 두고 한앤코와 주관사 간 시각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처음 IPO 작업이 시작됐을 땐 2016년 실적에 기반해 기업가치를 1조원으로 산정해 진행했었다. 그런데 2017년 당기순이익이 1283억원으로 4배 가까이 점프하자 한앤코 측은 기업가치도 3조원으로 높이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주관사는 1조원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절차가 지지부진했다. 그 새 2018년 연간 실적이 나왔는데 당기순이익이 다시 853억원으로 감소했고 상장을 완수하기 어려줘졌다.

3.6.2. IPO 무산 이후 배당 확대접기


IPO를 통한 엑시트가 힘들어지자 한앤코는 에이치라인의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배당 확대를 감행했다. 2017년 273억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던 에이치라인해운은 2018년에는 현금배당 규모를 1600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회수가 여의치 않게 되자, 한앤코는 에이치라인해운의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배당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투자금 회수를 시도했다. 2017년(지급일 기준) 273억원을 배당했던 에이치라인해운은 2018년 배당규모를 1600억원으로 대폭 늘린다. 다만 이후로는 수년간 배당이 없다가 2023년 790억원, 2024년 920억원을 다시 배당했다.

이박에도 수차례의 자본재구성(리캡)을 통해 출자자에 대한 일부 투자 회수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앤코는 2016년, 2017년 리캡을 추진한 후 2020년 리캡과 동시에 LP를 바꿨다. 또 2022년 9000억원(한도대출 1100억원 포함), 2025년 상반기 다시 리파이낸싱을 진행했다. 해운업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매각이나 IPO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4. 한앤컴퍼니의 구조조정 투자전략 및 영향접기



4.1. 역발상과 볼트온, 금융기법접기


한앤코는 쌍용C&E과 에이치라인해운 외에도 SK해운,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 등을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노려 인수했다. 시장 상황이 어렵거나 다른 투자자들이 기피하는 분야에도 대담하게 투자했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단기적 시장 상황보다는 기업의 장기적인 회복 가능성과 본질적 수익창출력에 초점을 맞췄다고 볼 수 있다.

또 에이치라인해운, 쌍용C&E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한앤코는 특정 기업을 인수한 뒤 동종, 또는 유관사업에 추가로 투자하는 볼트온 전략을 즐겨쓰고 있다. 시너지 확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적극적으로 가치 극대화를 노린다. 단순한 재무적 구조조정을 넘어 사업 재편을 동반하는 운용 방식이다

금융기법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쌍용C&E의 국내 최초이자 아시아 최대 컨티뉴에이션 펀드 조성, 공개매수를 통한 상장폐지, 자본재조정을 통한 투자 회수 등은 한앤코의 능숙한 금융 전략을 보여주는 케이스다.

4.2. 시장 활성화접기


한앤코는 대기업들이 비핵심사업부를 매각하고 핵심사업 중심으로 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매수자로서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해왔다. M&A 시장의 거래 규모를 늘리고 역동성을 높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기업 사냥꾼이라는 의구심이 흔히 붙는 사모펀드에 대해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을 인수하고 체질을 개선하는 전략을 펼쳐 긍정적 이미지에 구축하는 순기능을 하기도 했다.

다만 과도한 차입을 수반하는 자본재조정, 고배당 정책이 기업의 재무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고질적 비판은 피하지 못하고 있다. 쌍용C&E의 상장폐지 당시 소액주주 권익을 해쳤다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 [1] 1971년 7월1일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미국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와 예일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 과정을 마쳤다. 이후 모건스탠리 프라이빗에쿼티(PE) 한국 대표, 아시아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지냈다.
  • [2] 쌍용양회가 원래 사명이다. 2021년 쌍용C&E로 이름을 바꿨다.
  • [3] 민주공화당 재정위원장을 지난 김성곤 회장이 창업했으며 국내에서 처음으로 레미콘 사업에 진출한 곳이다. 대한양회공업을 흡수한 뒤 1975년 5월 코스피에 상장했다.
  • [4] 당시 조흥은행은 쌍용양회가 워크아웃에 들어갈 경우 은행 자체의 생존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 [5] 시멘트 산업 통합과 구조조정의 배경은 초과 공급, 그리고 가격 경쟁으로 요약된다. 한국 뿐 아니라 서구권, 일본 등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 [6] 한상원 대표가 모건스탠리 PE에서 일하던 시절 중국 산둥성에 있는 시멘트기업 산수이시멘트에 투자해 원금 대비 4배의 수익을 올렸던 경험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앤컴퍼니는 2012년 대한시멘트, 2013년 유진기업의 광양시멘트공장, 2015년 대한슬래그, 2016년 쌍용C&E를 차례로 인수했다.
  • [7] 채권단은 한앤코10호유한회사와 쌍용양회 주식 매각대금을 합의하고 2016년 3월 23일 공정위 기업결합신고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1월 주식매매계약(SPA)체결 당시 거론됐던 9000억 원대 금액보다 300억 원 가량 낮은 가격에 합의됐다. 확인 실사 등을 거쳐 일부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 [8] 쌍용C&E는 399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었으며 인수 가격은 신주 발행 가격과 같았다. 인수 작업에 따라 유상증자 일정은 다소 늦춰졌다.
  • [9] 한앤코는 태평양시멘트의 쌍용양회 지분을 별도로 사들일 상황을 감안해 금융권으로부터 미리 쌍용양회 인수 거래가에 육박하는 7800억 원가량의 인수금융(loan)을 제공받아 뒀다.
  • [10] 쌍용머티리얼은 쌍용C&E의 신소재사업부문이 분사해 설립됐다. 자동차용 모터로 쓰이는 페라이트마그네트를 주로 생산했는데 페라이트마그네트는 자동차 한 대에 100여개가 탑재되는 모터 소재다.
  • [11] 쌍용C&E가 유류유통부분을 물적분할해 세웠으며 에쓰오일에서 휘발유, 경유, 등유 등을 공급받아 주유소 등에 유통하는 사업을 했다.
  • [12] 1981년 쌍용양회공업의 종합전산실을 모태로 설립된 시스템 통합(SI) 기업이다. 수피아이티센홀딩스가 지분 40%를 2020년 인수해 아이티센그룹에 편입됐다. 이후 2022년 콤텍시스템이 수피아이티센홀딩스를 흡수합병하면서 최대주주가 콤텍시스템(지분 38.09%)으로 바뀐다. 지금의 아이티센 엔텍이다.
  • [13] 인수는 무차입으로 진행됐다. 2017년 3월 말 기준 쌍용C&E가 3000억원 이상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었고 쌍용에너텍 매각(555억원)과 자사주 매각(1170억원)을 통해 추가적인 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에 대금을 충당할 수 있었다.
  • [14] 쌍용C&E는 사명 변경과 함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본격했다. 그린(Green) 2030이라는 경영비전을 선포하고 △탈석탄, 친환경 자가발전 설비 마련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 ▲ △준법·윤리경영 등 ESG 경영 실천을 위한 전략과 약속을 담았다. 2025년까지 환경사업의 비중을 전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의5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2030년까지 유연탄을 폐플라스틱 등 순환자원으로 전량 대체하기 위한 투자 역시지속하기로 했다.
  • [15] 삼호환경기술은 폐플라스틱과 폐비닐을 수집·분류해서 잘게 부순 고체연료(SRF)를 생산해 시멘트 제조사 등에 공급한다. 이 분야 최대 업체로 폐플라스틱을 연간 30만톤까지 처리할 수 있다.
  • [16] 한앤코는 2023년에도 미용의료기기업체 루트로닉을 공개매수한 뒤 상장폐지했,고 같은 해 MBK파트너스도 오스템임플란트를 비상장사로 전환했다.
  • [17] 15억달러 규모의 컨티뉴에이션 펀드 가운데 4억5000만달러는 한앤코가 3호 펀드를 조성해 재투자했다. 또 5억달러는 콜러캐피털과 골드만삭스 등 해외 투자자, 나머지 5억달러는 국내 금융회사가 자금을 태웠다. 미래에셋증권과 농협중앙회, 교직원공제회 등 10곳 안팎이다.
  • [18] 한앤코는 2023년 말 이 컨티뉴에이션 펀드에 대해 약 1조9000억원 규모, 2025년 상반기 다시 1조7000억원 규모의 리파이낸싱을 진행했다.
  • [19] 최은영 회장의 남편은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동생인 고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이다. 한진그룹 창업주인 조중훈 회장이 타계한 이후 장남 조양호 회장이 항공, 차남 조남호 회장이 중공업·건설, 삼남 조수호 회장은 해운, 사남 조정호 회장이 금융업을 넘겨받았다. 하지만 조수호 회장이2006년 별세하면서 최은영 회장이 한진해운의 경영을 맡았다.
  • [20] 애초 2024년 1월 매매계약을 맺고 4월초 거래를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벌크선 화주들의 동의를 얻는 데 시간이 소요되면서 거래 완료 시점이 늦어졌다.
  • [21] 처음엔 한국벌크해운이었으나 에이치라인해운으로 변경했다.
  • [22] 한앤코는 블라인드펀드인 한앤컴퍼니 1호와 프로젝트 펀드 조성을 통해 315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또 별도로 3700억원의 인구금융을 일으켰다.
  • [23] 한진해운은 알짜 사업부인 벌크선부문에 대해 최소한의 지분을 유지하려 노력했지만 자율협약에 돌입하면서 남은 지분을 전부 내놓게 됐다. 잔여 지분 매각으로 한진해운이 확보한 유동성은 340억원 남짓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당시 채권단에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 보완 신청서 제출을 앞두고 운영자금 마련에 대한 노력 등을 보여주려는 포석으로 해석됐다.
  • [24] 한앤코는 기존 지분으로도 충분히 경영권 행사가 가능했지만 한진해운과 이어왔던 파트너십을 고려해 구조조저을 지원했다고 전해진다.
  • [25] 한앤코는 7000억원을 해외 LP 모집으로 조달했고 하나금융그룹의 경우 하나금융투자가 계열사를 포함해 공제회와 보험사, 캐피탈사 등 국내 출자자들로부터 3000억원을 마련했다.
  • [26] 고정운임계약의 경우 원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료비 변동분이 유류할증료(BAF)를 통해 화주에 전가되고, 원가보상계약은 원가에 일정 수준을 가산해 운임을 정산한다.
  • [27] BBCHP 계약은 용선자(에이치라인해운)가 용선료를 선박대금과 함께 할부 방식으로 지불하다가 용선 기간이 끝나면 선박을 취득한다.
  • [28] 2021년 다시 IPO를 검토했지만 해운운임 전망이 문제되면서 재차 연기됐다.
  • [29] 배당 확대에 따라 에이치라인해운의 배당성향은 2017년 21.2%에서 2018년 187%로 급등했다. 이는 에이치라인해운의 재무에도 불안요소로 작용했다. 배당금 지급이 현금흐름에 미친 영향을 보면, 2017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000억원 이상 증가했지만 현금성자산은 270억원 정도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배당금 지급과 차입금 상환 등을 포함한 재무활동으로 3500억원가량이 유출된 탓이다. 2018년의 경우 배당금이 나가면서 잉여현금이 바닥났다. 영업현금흐름이 2180억원으로 전년보다 700억원 이상 줄었을뿐더러 유형자산과 무형자산취득으로 1680억원을 지출한 해였다. 이후 500억원 남짓이 남았는데 여기서 1600억원을 배당으로 줬기 때문에 잉여현금흐름이 -109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 [30] SK해운은 2017년 4월 SK마리타임이 해운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면서 신설 법인으로 세워진 곳이다. 이듬해 10월 한앤코가 지분 79%를 1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최대주주는 한앤코가 설립한 SPC인 한앤코탱커홀딩스로, SK해운 지분 71.43%를 보유 중이다. 하지만 SK그룹의 지주사 SK 역시 여전히 지분 16.35%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있으며 그룹과의 거래관계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 [31]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는 대한항공의 기내식사업과 기내면세품 판매사업을 통합해 출범한 법인이다.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산업이 전례없는 충격을 받으면서 대한항공은 고강도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이에 따라 알짜사업부였던 기내식사업을 매물로 나놨고 한앤코가 인수에 나섰다. 인수대금은 9906억원이었으나 대한항공이 963억원을 투입해 재투자를 진행, 지분 20%를 확보했기 때문에 실제로 대한항공이 확보한 현금은 그에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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