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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전략 분석

유증 나선 형지I&C, 지분 희석에도 자본 보강 총력

①최대주주 측 지분 19%→12%로 하락…신주인수권 91% 처분

고진영 기자  2026-07-10 10:57:11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 발행, 자산 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형지I&C가 자본 확충을 위한 유상증자에 나섰다. 순손실이 계속되자 증자와 감자를 이어가면서 자본잠식을 방어하고 있다. 다만 최병오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의 지배력은 타격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이번 공모 배정분의 대부분에 대한 청약을 포기하기로 해 지분율이 큰 폭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44억 유증, 오너 청약은 '7100만원'

형지I&C는 9일부터 유상증자 구주주 청약을 진행하고 있다. 보통주 280만주를 발행하기로 했으며 전체주식의 39.5%에 해당한다. 모집총액은 44억2680만원이다.

최대주주인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과 특수관계인에겐 지분율에 따라 53만3016주가 배정됐다. 하지만 최 회장 등이 직접 청약하기로 한 물량은 배정분의 8.42%뿐이다.

구체적으로 최 회장의 장녀 최혜원 대표가 본인 배정분의 약 50%, 나머지 특수관계인이 약 5%를 직접 청약하기로 했다. 이를 합치면 4만4883주, 금액으로는 7096만원이다. 배정분을 전부 인수하기 위해 필요한 8억4270만원의 일부에 그친다.

계획대로라면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크게 낮아질 수밖에 없다. 증자 전 19.03%에서 증자 후 12.16%로 떨어질 전망이다. 최병오 회장 개인의 지분율 역시 14.70%에서 9.19%로 내려가 한 자릿수가 된다. 경영권에 대한 우려가 불가피한 부분이다.

청약에 대한 소극적 참여는 신주인수권 처분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최병오 회장과 최혜원 대표, 패션그룹형지 등 최대주주 측 3자는 배정받은 신주인수권을 지난달 23일 주당 30원에 장외 매도했다.

합쳐보면 셋이 배정받은 권리는 모두 50만3598주고 이 가운데 91.4%를 팔았다. 매각대금은 1380만원 안팎이다. 남아 있는 권리는 4만3431주에 불과했다. 신주인수권 매각 대금은 유상증자 청약자금에 쓰일 예정이다.


최 회장 등이 처분한 물량이 곧바로 실권주가 되진 않는다. 신주인수권을 넘겨받은 투자자가 대신 청약할 수 있다. 구주주 청약과 초과청약에서도 소화되지 않은 물량은 일반공모로 넘어가고, 일반공모 뒤에도 남는 주식은 대표주관사인 SK증권이 자기 계산으로 인수하는 구조다.

문제는 회사가 실제로 손에 쥐는 순유입액에 있다. SK증권의 기본 인수수수료는 최종 납입금액의 1.8%다. 최종 잔액인수금액이 30억원 이하면 해당 금액의 18%, 30억원을 넘으면 25%가 실권수수료로 추가된다. 실권이 커질수록 모집총액에서 수수료를 뺀 순유입액은 줄어든다는 뜻이다.

증자 배경은 자본잠식 방어

지배력 희석을 감수하면서도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이유는 자본잠식 리스크 때문이다. 형지I&C는 순손실이 계속되면서 결손금이 쌓이고 있다. 2025년 말 연결 결손금은 489억원까지 불어났다. 올 1분기 말의 경우 결손금이 394억원으로 줄었지만 긍정적 신호로 보긴 어렵다. 자본잉여금 130억원을 결손금 보전에 돌린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실제로 1분기 말 형지I&C의 자본총계는 308억원으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자본금과의 차이가 겨우 93억원으로 좁혀졌다. 자본을 확충하지 않으면 잠식은 시간문제였다고 볼 수 있다.

형지I&C가 유상증자에 앞서 90% 무상감자를 4월 진행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 해석된다. 감자에 따라 자본금이 215억원에서 21억원으로 줄면서 자본잠식과의 거리를 벌릴 수 있었다.

최 회장 등은 회사 측에 신용보강 역시 제공하고 있다. 형지I&C가 매출채권을 유동화하기 위해 세운 특수목적법인(SPC) 형지선경제이차의 차입에는 형지I&C와 패션그룹형지, 최병오 회장, 최혜원 대표가 대출약정액의 120% 한도에서 연대보증을 섰다. 최초 차입액은 80억원이며 올해 1분기 말 잔액은 약 66억6700만원이다. 회사 구매카드와 신용장 역시 패션그룹형지와 최 회장의 지급보증이 붙어 있다.

게다가 오너일가의 지분 희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형지I&C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2024년 말 26.57%에서 2025년 말 19.03%로 이미 한 차례 내려앉았다. 최병오 회장 개인 지분율도 같은 기간 20.78%에서 14.70%로 낮아졌다.


이 기간 형지I&C의 발행주식 수는 46.8% 늘었다. 2025년 5월 유상증자로 약 874만주가 새로 발행됐고, 회사는 공모자금 120억원을 조달했다. 여기에 앞서 발행했던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가 주식으로 바뀌면서 495만주가량이 추가됐다. 기존 부채가 자본으로 넘어간 성격이다. 모두 33억5052만원이 자본으로 대체됐다.

반면 최대주주 측 보유 주식은 777만8739주에서 817만7176주로 5.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체 발행주식의 증가 속도를 최대주주 측 보유주식 증가가 따라가지 못한 셈이다. 이번 증자까지 회사 계획대로 마치면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2년 만에 절반 밑으로 내려간다.

다만 회사 측은 “최병오 회장을 제외한 5% 이상 주주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경영권 변동위험은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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