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은행 자본건전성 규제 바젤Ⅲ 최종안에 따라 자본하한(Output Floor)이 상향 조정된다. 은행이 내부모형 사용을 통해 위험가중자산(RWA)을 과소 산출하는 유인을 억제하고 국가 및 은행 간 산출 편차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자본하한 규제상 은행들은 내부모형으로 산출한 RWA를 최종적(2028년)으로 표준방법 대비 72.5%로 상향해야 한다. 현행 하한은 65%다. 자본하한이 상향 조정되면서 그간 내부모형 사용을 통해 RWA를 줄여왔던 은행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말 국내 5대 은행의 표준방법 대비 내부모형 RWA 평균은 67.5%로 최종 기준과 5%포인트가량 차이가 있다. 자산 규모 등에 따라 기준 상향 조정만으로 많게는 수십조원의 RWA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경우 자본비율 하락은 불가피하다.
◇위험 과소평가 어려워진다…한은, 자본비율 1%p 이상 하락 추정
바젤Ⅲ 최종안은 은행이 자체 평가 방법으로 리스크 요소를 추정해 산출한 RWA가 표준방법으로 산출한 RWA의 일정 비율에 상응하는 규모(이하 RWA 하한)에 미달할 경우 그 차액만큼 RWA를 가산하도록 하고 있다.
바젤Ⅲ는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은행시스템의 복원력을 높여 금융시스템의 취약성 누적을 예방하자는 목적에서 추진된 규제 체계다. 이 규제 체계에서 RWA 하한을 상향한 것은 내부모형의 위험 과소평가를 차단하기 위함이다.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는 은행의 내부모형이 과거 평균의 부도율(PD)과 손실률(LGD) 등으로 위험가중치(RW)를 계산해 위기 시 발생할 수 있는 꼬리 위험(Tail Risk)을 반영하기 어려운 데다 은행 스스로 RW를 과소평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내부모형으로 산출한 RWA를 표준방법으로 산출한 RWA의 72.5%에 이르도록 RWA 하한을 설정했다. 다만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2025년 60%, 2026년 65%, 2027년 70%, 2028년 72.5% 등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은행들은 현행 65%인 RWA 하한을 내년부터 70%로 올려야 한다. 그간 내부모형 적용에 따른 RWA 축소 효과가 컸던 경우 RWA가 추가로 가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형은행 다수가 하한에 미달하면서 RWA 추가 가산에 따른 부담이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RWA 하한이 표준방법 대비 72.5%로 높아질 때 하한 규모를 맞추기 위한 RWA 가산으로 인해 내부모형 적용 은행의 경우 자본비율이 17.92%(지난해 9월 말 기준)에서 16.75%로 1.17%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은행권 평균 67.5%…관리 부담 가장 커지는 곳은 신한은행
국내 은행들은 규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한편 내부모형의 정교성을 높이고 자본관리 체계를 함께 고도화하는 중이다. 5대 은행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표준방법 대비 내부모형 RWA 평균은 67.5%다.
은행의 자본 관리 전략에 따라 5%포인트까지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가장 선제적으로 자본하한 규제에 대응했다. 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표준방법 대비 내부모형 RWA는 70.48%에 이른다. 올해를 넘어 내년 기준까지 미리 충족한 상태다.
다른 은행들은 현행 기준인 65%에서 약 2%포인트만큼 여유를 두고 운용하고 있다. 표준방법 대비 내부모형 RWA가 현행 하한선에 가장 근접해 있는 곳은 신한은행이다. 1분기 말 해당 비중은 65.17%로 나타났다. 사실상 자본하한선만을 넘긴 상태다.
전체 표준방법을 적용했을 경우 신한은행의 1분기 말 기준 RWA는 364조1087억원이지만 내부모형 등을 활용해 산출한 실제 RWA는 237조3089억원 수준이다. 표준방법 대비 내부모형 RWA 비중이 낮게 설정된 만큼 하한 강화에 따른 RWA 관리 부담도 높다.
올해 1분기 수치에 자본하한 규제를 단순 적용할 경우 70%로 상향 시 약 17조5671억원, 72.5% 상향 시에는 26조6699억원가량의 RWA가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총자본비율은 17.3%에서 최종 하한 적용 기준 15.6%로 약 1.7%포인트 하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