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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실현 손익의 흐름을 담은 기타포괄손익(OCI)은 장부상 이익과 별개로 실질적인 건전성 추이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오는 2027년 기본자본 규제 변화를 앞두고 보험업권의 OCI는 최근 금리, 제도 변화에 따라 큰 폭의 증감을 반복하며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가늠하는 척도로 부상했다. 동일한 금리 환경 속에서도 보험사마다 OCI 흐름이 달랐다. 자산 운용 방식과 헤지 전략 등 내부 대응 방침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OCI를 통해 주요 보험사들의 ALM 전략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진단한다.
교보생명은 금리 상승기 자산과 부채의 금리 민감도를 균형 있게 관리하며 기타포괄손익(OCI)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있다. 채권 평가손실이 확대되는 가운데서도 보험부채 평가효과가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하면서 자산과 부채가 균형을 이루는 구조를 유지한 결과다.
다만 올해 들어 시장금리가 급등하면서 자산 듀레이션이 부채보다 길어졌고 듀레이션 갭도 확대됐다. 교보생명은 추가 장기채 매입으로 자산 변동성을 키우기보다 듀레이션 갭을 관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규제 기준뿐 아니라 IFRS17 기준으로도 자산·부채 흐름을 점검하며 자본 영향을 상시 모니터링하는 식이다.
◇빅3 중 가장 완만했던 OCI 흐름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교보생명의 기타포괄손익은 최근 3년간 약 2조원 범위에서 등락했다. 2023년 2분기 1601억원 흑자를 기록한 뒤 지난해 2분기 1조3606억원 적자로 저점을 찍었지만 이후 회복세로 돌아서 지난해 말 6171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4188억원 흑자를 유지했다.
올해 1분기 공정가치측정 금융상품 평가손익은 2조2489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보험계약 순금융손익은 2조9506억원 이익을 나타냈다. 금리 상승으로 채권 등 금융자산에서는 평가손실이 발생했지만 보험부채 평가효과가 이를 상쇄하면서 전체 OCI는 흑자를 유지한 셈이다.
교보생명의 OCI는 빅3 생명보험사 가운데 가장 완만한 흐름을 보였다. 최근 3년간 OCI 변동폭은 약 1조9800억원으로 삼성생명, 한화생명과 비교해서도 소폭 낮았다. 삼성생명이 투자자산 가치 변동에 따라 OCI가 출렁였고 한화생명이 부채 평가효과로 자산 손실을 흡수했다면 교보생명은 자산과 부채가 비교적 균형을 이루는 모습을 보였다.
교보생명 역시 최근 금리 상승의 영향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올해 1분기 공정가치측정 금융상품 평가손익이 2조2489억원 손실을 기록한 것도 장기채 중심의 자산 운용 구조 때문이다. 자산 포트폴리오는 비교적 특정 자산군에 편중되기보다 국내외 채권과 수익증권 등으로 분산돼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운용자산은 107조49억원 규모다. 채권 44조7361억원을 중심으로 해외유가증권 19조5228억원, 대출채권 18조3025억원, 수익증권 14조2764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관계기업투자주식(3조4587억원), 현금및예치금(4조86억원), 부동산(1조8768억원) 등도 고르게 편입하며 자산 포트폴리오를 분산 운용하고 있다.
◇듀레이션 갭 관리 집중, 자본 변동성 방어 교보생명은 자산·부채종합관리(ALM)를 통해 자산과 부채의 금리 민감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듀레이션 갭을 규제 기준뿐 아니라 IFRS17 기준에서도 함께 관리하며 시장금리 변동이 자본에 미치는 영향을 상시 점검하는 방식이다. 금리 변동 내역은 정기적으로 분석해 경영진에 보고하고 필요 시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
올 들어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교보생명의 자산 듀레이션은 부채보다 다소 길어진 상태다. 올해 3월 말 기준 듀레이션 갭은 0.72년으로 확대됐지만 여전히 내부 관리 기준인 ±1년 이내에서 관리되고 있다.
이에 교보생명은 장기채권을 추가 매입해 자산 듀레이션을 더 늘리기보다 현재 듀레이션 갭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금리 상승기에 자산의 금리 민감도를 추가로 키우는 것보다 자산과 부채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자본 변동성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시장 변동에 따른 자본 변동을 주기적으로 분석하고 필요시 이슈를 도출해 협의체를 통해 경영층에서 논의 후 대응 방안을 실행하고 있다"며 "규제 기준뿐 아니라 IFRS17 기준으로도 자산·부채의 변동성을 함께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시장 상황에 맞춰 듀레이션 갭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