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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OCI 진단

수조씩 출렁이는 기타포괄손익, 자본체력 시험대

①보험부채 할인율·시장금리 변화에 요동…ALM 전략 따라 회사별 격차

유정화 기자  2026-07-10 08:03:41

편집자주

미실현 손익의 흐름을 담은 기타포괄손익(OCI)은 장부상 이익과 별개로 실질적인 건전성 추이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오는 2027년 기본자본 규제 변화를 앞두고 보험업권의 OCI는 최근 금리, 제도 변화에 따라 큰 폭의 증감을 반복하며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가늠하는 척도로 부상했다. 동일한 금리 환경 속에서도 보험사마다 OCI 흐름이 달랐다. 자산 운용 방식과 헤지 전략 등 내부 대응 방침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OCI를 통해 주요 보험사들의 ALM 전략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진단한다.
보험사의 실적과 자본 체력은 항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 차이를 만드는 대표적인 항목이 기타포괄손익(OCI)이다. OCI는 자본에 반영되는 항목으로 보험사의 자본 체력과 변동성을 보여준다. 내년 기본자본비율 규제 도입을 앞두고 자본의 질이 중요해지면서 OCI는 보험사의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가늠하는 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생명보험업권의 OCI는 최근 3년간 롤러코스터를 탔다. 2023년 말 3조원 수준의 흑자에서 2024년 말 28조원 손실까지 악화됐다가 올 1분기에는 흑자로 돌아섰다. 같은 금리 환경에서도 보험부채 할인율과 투자자산 평가손익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보험사마다 OCI는 다른 양상을 뗬다.

◇OCI 움직인 핵심 변수 '보험부채 할인율'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생보사 합산 OCI는 2023년 상반기까지 분기 기준 최대 4조6000억원 규모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2023년 4분기 적자로 전환한 뒤 2024년에는 분기마다 4조~9조원 수준의 손실이 이어졌다. 이후 2025년 2분기 플러스로 돌아선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15조원 규모의 흑자를 기록하며 회복세가 뚜렷해졌다.


OCI는 당기순이익이 아닌 자본에 직접 반영되는데 크게 △공정가치측정금융상품평가손익 △보험계약자산(부채) 순금융손익 △위험회피파생상품평가손익 등으로 구성된다. 투자자산 가치와 보험부채 가치가 동시에 반영되는 만큼 시장 환경이 바뀌면 단기간에도 큰 폭으로 움직일 수 있다.

보험사는 보험사는 장기 보험계약에 대응하기 위해 장기채권을 중심으로 자산을 운용한다. 이 때문에 금리와 보험부채 할인율이 변하면 자산과 부채가 동시에 재평가되며 OCI 변동폭도 커질 수 있다. 2023년 신지급여력제도가 도입되면서 보험사는 결산 시점의 할인율과 계리가정 등을 토대로 보험부채를 산출한다.

보험사의 OCI가 급격한 변동을 겪은 배경에는 보험계약자산 순금융손익의 영향이 컸다. 2024년 말에는 이 항목이 약 29조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OCI 악화를 주도했고 올해 1분기에는 23조원 흑자로 전환하며 OCI 회복을 이끌었다.

특히 보험부채 할인율 산출 기준 변경은 보험계약자산 순금융손익을 움직인 가장 큰 변수다. 금융당국은 보험부채를 경제적 실질에 맞게 평가하기 위해 할인율 현실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했고 장기선도금리(LTFR), 유동성프리미엄(LP), 최종관찰만기(LCP) 등을 조정하면서 보험부채 할인율이 낮아진 바 있다.

최근 보험계약자산 순금융손익이 회복세를 보인 건 금리 상승에 따른 할인율 상승 영향이 컸다. 보험부채 할인율은 시장금리의 영향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상승하면 보험부채 할인율도 높아지고 할인율이 높아질수록 보험부채의 현재가치는 감소한다. 반대로 금리가 하락하면 할인율도 낮아져 보험부채 가치가 증가한다.

◇자산 운용 전략에 갈린 기타포괄손익

장기금리 상승은 투자자산에도 영향을 미쳤다. 금리가 오르면서 보험사가 보유한 장기채권의 가격은 하락했고 공정가치로 평가하는 채권을 중심으로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이 같은 평가손익은 공정가치측정금융상품평가손익을 통해 OCI에 반영된다.

같은 금리 환경에서도 투자자산이 OCI에 미친 영향은 보험사마다 달랐다. 장기채 보유 규모와 자산 포트폴리오, 회계상 자산 분류, 위험회피파생상품 운용 여부 등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일부 보험사는 투자자산 평가손익이 OCI를 좌우했고 보험계약자산 순금융손익의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난 곳도 다수다.

보험사는 자산과 부채의 금리 민감도를 맞추기 위해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전략을 운용한다. 장기 보험부채에 대응해 장기채권을 편입하고 듀레이션을 맞추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금리 상승으로 투자자산 평가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보험부채 감소 효과로 이를 일정 부분 상쇄해 자본 변동성을 줄이는 것이 ALM의 핵심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OCI는 단순한 회계상 평가손익이 아니다"며 "금리 변화에 대한 대응 능력과 자산·부채종합관리, 헤지 전략 등 보험사의 자본 관리 역량이 집약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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