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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 인사코드

NH농협은행, 정통 뱅커 선호는 최근

⑤영업·기획·디지털 역량 갖춘 강태영 행장, 연임 사례는 드물어

김형락 기자  2026-09-22 07:11:21

편집자주

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올 연말 일제히 임기가 만료하는 주요 시중은행 은행장 인사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NH농협은행이 정통 뱅커를 은행장으로 선임한 건 비교적 최근이다. 전에는 농협중앙회, NH농협금융지주 기획 라인을 거쳐 은행장에 오르는 케이스가 많았다. 은행장을 연임하기보다 후배들에게 자리 열어주는 관행은 이어지고 있다.

◇중앙회·지주 기획 임원 출신 행장 다수

NH농협은행은 2012년 신용·경제 사업을 분리한 뒤 은행장 8명을 배출했다. NH농협은행 외에 농협중앙회와 NH농협금융지주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은 임원이 행장으로 발탁됐다. 한동안 농협중앙회와 NH농협금융지주 기획 출신 임원이 행장 승진 코스로 통했다.

강 행장 취임 직전 행장 3명은 NH농협금융지주, 농협중앙회 기획 임원을 발판으로 행장에 올랐다. 손병환 전 행장(2020년 3~12월)은 NH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부문 부사장을, 권준학 전 행장(2021년 1월~2022년 12월)과 이석용 전 행장(2023년 1월~2024년 12월)은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장을 역임하고 행장에 올랐다.


강 행장은 전임 행장과 달리 NH농협은행에서 주로 경력을 쌓았다. 1991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삼성동지점 팀장, 구조개혁추진단 NBD팀장, 카드마케팅부 카드상품개발팀장 등으로 활동했다. 신경 분리 뒤에는 NH농협은행 인사부에서 노사협력팀장, 인사팀장을 지냈다.

이후 은행에서 영업 현장과 기획, 디지털 분야 전문성을 쌓았다. 강 행장은 NH농협은행 정부서울청사 지점장, 종합기획부 전략기획단장, 올원뱅크사업부 부장, 디지털전략부 부장, 서울강북사업부 사업부장을 거쳐 2023년 디지털부문 부행장에 올랐다. NH농협금융지주 디지털금융부문장 부사장을 겸직하다 2024년에는 NH농협캐피탈 지원총괄로 이동했다가 그해 말 행장으로 발탁됐다.

NH농협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강 행장이 여신 업무 수행 경험과 영업력, 디지털 영역 전문성을 두루 갖춘 점을 높게 평가했다. 디지털 혁신과 고객 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을 주요 경영 전략으로 설정한 NH농협은행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

◇2020년 이후 은행장 2년 단임 지속

NH농협은행은 2020년 행장 첫 임기를 1년에서 2년으로 늘린 뒤 연임 사례가 나오지 않았다. 연임하지 않고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는 내부 분위기가 굳어졌다. 행장 임기가 1년이던 시절 이대훈 전 행장이 3연임에 성공했지만, 마지막 임기(1년)를 채우지 않고 물러났다. 2020년 1월 농협중앙회 회장이 이성희 신임 회장으로 바뀌면서 인사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사표를 냈다. 당시 이 전 행장 외에 중앙회 산하 대표 6명이 사퇴했다.

NH농협은행은 직접적으로 농협중앙회 지배를 받지는 않지만 '중앙회→금융지주→은행'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로 인해 행장 선임에 농협중앙회장 의중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NH농협금융지주 임추위에서 은행장 최종 후보자를 선정해 농협은행 임추위에 추천하는 구조다. 지난해 말 은행장 후보군 136명은 모두 농협그룹 본부장급 이상 임직원이다.

역대 행장 중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영전한 사례도 있다. 손병환 전 행장은 행장 취임 9개월만인 2021년 1월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올랐다. 김광수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은행연합회장을 맡으면서 생긴 빈자리를 채웠다. NH농협금융지주 초대회장인 신충식 전 회장(2012년 3~6월) 이후 두 번째 내부 출신 지주 회장이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주로 관료 출신 금융 전문가를 회장으로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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