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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 인사코드

하나은행, 전략 방향따라 달라진 전문성

③이호성 행장, 함영주 회장 잇는 영업통…연임 시험대

김형락 기자  2026-09-18 07:03:43

편집자주

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올 연말 일제히 임기가 만료하는 주요 시중은행 은행장 인사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하나금융그룹은 대내외 경영 환경을 진단한 뒤 전략 과제에 적합한 인재를 은행장으로 발탁하는 인사 패턴을 보여준다. 통합 하나은행 출범 이후 행장 경력은 여기에 맞아떨어진다.

행장 임기를 마친 뒤에는 지주 부회장으로 이동해 회장을 보좌하면서 차기 리더 경쟁 구도를 형성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재무→영업으로 시대 따라 코드 변화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영업통 행장 계보를 잇는 인물이다. 2015년 외환은행과 합병한 통합 하나은행을 이끈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행장 임기를 마친 뒤 하나금융그룹은 글로벌 전문가와 재무 전문가에게 행장을 맡겼다.

함 회장은 하나금융그룹에서 내로라하는 은행 영업 전문가다. 경력 대부분을 영업 현장에서 보냈다. 통합 하나은행 초대 행장으로 두 은행 사이 화학적 결합을 이끌었다. 통합 초석을 다진 성과를 인정받아 한 차례 행장을 연임했다.

함 회장 뒤를 이어 행장에 오른 지성규 전 행장과 박성호 전 행장 시대에는 글로벌 경쟁력이 화두로 떠올랐다. 지 전 행장이 은행장으로 선임된 시기는 은행권 전반에서 글로벌 시장 중요성이 커졌다. 당시 신한은행도 은행 경력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일본에서 보낸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행장으로 선임했다.

지 전 행장은 하나금융지주 글로벌전략실장(본부장),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 은행장, 하나은행 글로벌사업그룹장(부행장)을 거쳐 2019년 하나은행장에 취임했다. 김정태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연임 임기 후반부를 함께 했다.


박 전 행장은 글로벌 경력뿐만 아니라 디지털과 자산 관리 분야까지 두루 거친 제너럴리스트에 가까웠다. 하나은행 경영관리본부장으로 일하다 김정태 전 회장이 이끄는 하나금융지주에서 최고전략책임자(CSO) 겸 경영관리실장을 맡았다. 이후 하나금융티아이 대표이사를 지낸 뒤 2018년 하나은행 개인영업그룹장으로 복귀했다.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장, 자산관리그룹장 부행장, 디지털리테일그룹장 부행장을 거쳐 2021년 행장에 취임했다.

이승열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은 함 회장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추고 있다. 함 회장이 행장이던 시절 하나은행 경영기획그룹장(CFO)으로 재무 전반을 챙겼다. 이 부회장은 외환은행 출신으로 '비하나-비외환' 이력을 가진 함 회장에게 힘을 실어준 러닝메이트이기도 했다. 2022년 하나생명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뒤 2023년 행장에 취임했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이호성 행장은 수도권에서 지방까지 영업 조직을 총괄하며 최고경영자(CEO)로 성장했다. 2013년 대기업영업2본부장으로 시작해 2022년에는 영업그룹장 부행장으로 현장을 누볐다. 2023년부터 2년 동안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임하면서 트래블로그 카드와 법인 영업을 토대로 수익성을 끌어올린 점도 행장에 선임된 주요 이유였다.

◇은행장→지주 부회장, 그룹 차기 리더 육성 코스

하나은행은 행장 연임보다 지주 부회장 이동이 관례로 자리잡은 조직이다. 통합 하나은행 출범 이후 초대 행장인 함 회장 이후 행장 연임 사례가 없다. 연임이 드문 관례를 깰 명분은 경영 성과다. 하나은행은 2024년 3조3564억원이었던 순이익이 지난해 3조7475억원으로 11.7% 늘었다. 올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2조1211억원이다.

하나금융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그룹 차기 리더 후보군 관리까지 고려해 이호성 행장 연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승열 부회장은 행장 임기를 마치고 하나금융지주 지속성장부문장으로 활동 중이다.

함 회장 임기는 2028년 3월까지로 올해 연말 인사에 회장 승계 변수는 없다. 현재 3인 체제인 부회장단 자리는 회장 승계와 맞물려 있어 쉽사리 예측하기 어렵다. 김정태 전 회장과 함 회장은 행장과 지주 부회장을 거쳐 회장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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