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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사 IB 확대, 양날의 검

JB우리캐피탈, 증권사 없는 JB금융 IB 전진기지

④인수금융 주선·메자닌 공동운용까지…증권사 출신 IB 3팀 체제

김보겸 기자  2026-10-16 08:05:35

편집자주

캐피탈업계가 투자금융(IB)을 사업의 핵심 동력으로 삼고 있다. 기존 주력이었던 할부리스는 마진이 깎였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규제와 부실로 줄여 온 결과다. 기존 여신성 자산과 PF 대출을 덜어낸 자리를 유가증권과 PEF 출자 등 고수익 자산으로 채우는 모습이다. 하지만 투자금융 자산은 양날의 검이다. 금리와 경기 변동에 따라 손익 불확실성을 키우는 잠재 부실의 발화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 캐피탈사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현황을 점검하고 구조적 리스크와 재무지표를 진단한다.
자본시장에서 JB우리캐피탈은 'JB모간'으로 통한다. 미국 투자은행(IB) JP모간에 빗댄 별칭이다. 이미 짜인 인수금융에 대주로 이름을 올리던 캐피탈사가 금리와 상환구조를 직접 설계하고 대주단을 꾸리는 주선 무대에 서기 시작하면서 붙은 이름이다.

배경에는 증권 계열사가 없는 JB금융그룹의 구조적 공백이 있다. JB금융은 증권사를 인수하는 대신 캐피탈을 앞세워 자본시장 공백을 채우는 길을 택했다. 그 결과 JB우리캐피탈은 오토금융 중심의 여신전문금융사에서 투자금융이 영업이익의 절반 가까이를 책임지는 회사로 체질을 바꿨다.

◇증권사 없는 지주, 캐피탈이 빈자리 메워

국내 8대 금융지주 가운데 증권 계열사가 없는 곳은 JB금융이 유일하다. 우리금융마저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키면서 JB금융만 남았다.


JB금융의 그림은 증권사 하나를 사는 대신 캐피탈·자산운용·벤처캐피탈을 엮어 자본시장 밸류체인을 짜는 것이다. 돈을 대고 리스크를 지는 쪽은 자본력이 큰 JB우리캐피탈이고, JB자산운용과 JB인베스트먼트는 운용 역량을 보탠다. 상반기 순이익이 JB자산운용 15억원, JB인베스트먼트 53억원에 그친 만큼 캐피탈이 그룹 자본시장 사업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구조다.

계열 펀드 출자도 이어지고 있다. JB우리캐피탈은 올 상반기 '제이비기술혁신펀드1호'에 10억원을 추가 출자해 누적 출자액을 45억원으로 늘렸다. 'JB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61호'에도 22억8000만원을 출자했다. 반기보고서는 두 펀드를 JB금융그룹 계열사 및 관계회사로 분류하고 있다.

지주도 자본 확충으로 뒤를 받친다. JB우리캐피탈은 지난해 12월 보통주 881만3809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신주는 지분 100%를 가진 JB금융이 모두 인수했다. 2020년 이후 네 번째 유상증자다.


◇투자금융수지 1년 새 세 배…영업이익 절반 가까이 기여

실적은 이 선택을 뒷받침한다. JB우리캐피탈의 올 상반기 연결 순이익은 17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2% 늘었다. 지주계 캐피탈 1위였던 KB캐피탈(1381억원)을 387억원 차이로 앞질렀고 그룹 안에서는 전북·광주은행 순이익을 모두 넘어섰다. 은행 계열사 이익이 줄어든 가운데 JB금융이 상반기 지배지분 순이익 3857억원으로 반기 최대 실적을 낸 데에는 캐피탈의 기여가 컸다.

JB우리캐피탈의 포트폴리오 전환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축소와 맞물려 진행됐다. 영업자산 대비 PF 대출 비중은 2021년 11%에서 올 상반기 6.6%로 낮아졌다. 6월 말 부동산PF·브릿지론 잔액은 7768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39.6%다. 캐피탈사 평균(50.8%)보다 낮다.

그 자리는 투자금융이 채웠다. 투자금융 자산은 지난해 말 1조4379억원에서 올 상반기 1조6753억원으로 반년 새 16.5% 늘었다. 업계에서는 연말 2조원 안팎까지 커질 것으로 본다. 블라인드펀드 출자를 통한 기업투자 비중이 가장 크고 지난해에만 펀드 출자와 직접투자에 약 1조원을 집행했다.

오토금융 일변도였던 자산 구성도 달라졌다. 현 전북은행장인 박춘원 전 대표 재임 5년간 투자금융 비중은 4.7%에서 14.2%로 높아졌고 이 흐름은 김기덕 대표 체제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기업금융 안에서도 부동산 대신 인수금융·유가증권 등 비부동산 자산을 늘리는 것이 원칙이다.

투자금융은 이제 실적을 좌우하는 축이다. 올 상반기 투자금융수지는 1153억원으로 전년 동기(383억원)의 세 배로 늘었다. 보유 펀드 수익률이 오르며 평가이익이 커진 영향이 컸다.

기여도도 매년 높아졌다. 영업이익에서 투자금융수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7% 수준에서 2024년 15.8%, 지난해 44.1%로 뛰었고 올 상반기에는 48.6%에 달했다. 지난해 순이익이 2800억원을 넘어 KB캐피탈을 처음 앞선 것도 유가증권 이익 증가 덕분이었다. 상반기 총자산이익률(ROA)은 3.1%로 여신전문금융사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대주에서 주선으로, 증권사와 공동운용까지

상징적인 거래는 넥스플렉스다. MBK파트너스가 지난해 말 연성동박적층판(FCCL) 제조사 넥스플렉스의 2000억원 규모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을 추진할 때 JB우리캐피탈은 신한투자증권과 공동 주선을 맡았다. 넥스플렉스는 MBK가 2023년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약 5300억원에 사들인 회사다.

펀드 운용에서는 증권사와 나란히 공동운용사(Co-GP)를 맡는다. 올해는 대신증권·NH헤지자산운용과 500억원 규모 '대신-JB우리-NH헤지 상장사 메자닌 신기술투자조합'을 결성했다. JB우리캐피탈은 지분 27.4%를 가진 최대 출자자로, 대신증권(17.4%)·NH헤지자산운용(10.1%)과 함께 업무집행조합원을 맡고 있다. 이 조합은 지난 14일 대주전자재료가 발행하기로 한 7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가운데 20억원어치의 인수자로 이름을 올렸다.

증권사와의 공동운용은 처음이 아니다. JB우리캐피탈은 2023년 신한캐피탈·대신증권과 475억원 규모 '신한-JB우리-대신 상장사 메자닌 신기술투자조합'을 꾸려 함께 운용해 왔다. 당시 지분은 30%로 신한캐피탈과 같았다. 상장사 메자닌 공동운용에서 쌓은 트랙레코드가 이번 조합의 단독 최대 출자자 지위로 이어진 모습이다. JB우리캐피탈은 올해 경영계획에서도 메자닌과 프리IPO, 인수금융, 해외 론펀드를 핵심 사업으로 꼽았다.

이런 거래를 소화하려 조직도 투자금융 중심으로 다시 짰다. 올해 2월 기존 IB1·2팀에 IB3팀을 신설해 3개 팀 체제를 갖췄다. 2022년 10명 안팎이던 IB 인력은 약 20명으로 두 배가 됐다. 늘어난 투자자산을 관리하면서 신규 거래 발굴 역량을 키우려는 증설이다.

사령탑도 증권사 출신이 맡았다. 이동호 IB본부장은 신한금융투자 기업금융센터장과 법인영업센터 부장을 거쳐 2022년부터 IB 강화를 이끌어 왔다. 올해 초 영입된 정찬우 투자금융본부장은 한화투자증권 출신으로 우리금융캐피탈 투자금융실장을 지냈다.

차별점은 의사결정 속도다. JB우리캐피탈은 IB 실무 단계에 큰 전결권을 주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JB우리캐피탈은 큰 규모 딜에도 속도감 있게 들어오는 만큼 LP를 구하는 입장에서 가장 먼저 찾게 되는 플레이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 큰손으로 통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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