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작업을 진행 중인 애큐온캐피탈이 투자금융(IB) 중심 체질 개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IB 업계에서는 애큐온캐피탈의 최근 행보를 두고 대주주 변경과 매각 작업을 앞두고 자산 규모와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려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드라이브로 보고 있다.
투자금융 확장 배경에는 애큐온캐피탈이 축적해 온 다양한 대주주 체제에서의 업력과 노하우가 자리 잡고 있다. 애큐온캐피탈은 2006년 KT그룹 계열사 KT캐피탈로 출범한 이후 3년 만에 업계 3위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협력사 금융과 벤처투자를 다수 수행했다.
2017년 두산캐피탈을 흡수합병한 이후에는 두산인프라코어 등 제조업 기반의 캡티브 금융을 담당하며 산업 연계 금융 자산을 크게 확장했다. 현 최대주주인 스웨덴 사모펀드 운용사 EQT파트너스 체제에서는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외 딜을 검토하며 선진화된 글로벌 투자 관리 역량도 쌓아 왔다는 평가다.
◇한화 편입 시 조달 가산금리 절감 효과…IB 딜 가격 경쟁력 확보 현재 한화생명이 애큐온캐피탈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막바지 절차를 진행함에 따라 시장에서는 조달 여건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여전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의존도가 높은 캐피탈사 특성상 한화그룹 편입에 따른 계열 지원 가능성이 신용평가에 반영될 경우 조달 가산금리(스프레드) 축소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이미 신용평가사들도 한화생명 편입 기대감을 신용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한화생명이 애큐온캐피탈 지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난 6월 이후 애큐온캐피탈을 상향검토 워치리스트 대상에 올렸다. 유사시 계열 지원 가능성이 인정될 것이란 판단이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조달금리 인하는 투자 딜 참여 과정에서의 가격 경쟁력 제고 요인"이라며 "그간 진입 장벽이 높았던 대형 인수금융이나 해외 우량 자산 투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체급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 간 구체적인 사업 시너지 접점도 거론된다. 먼저 한화투자증권 등 그룹 금융 계열사의 자본시장 및 IB 역량과 애큐온캐피탈의 기업금융 네트워크를 결합해 대형 인수금융 및 공동 주선 딜을 전방위로 발굴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화그룹 산업 계열사와의 연계 가능성도 시너지 관전 포인트다. 그간 애큐온캐피탈이 기업금융 현장에서 다져온 설비투자 및 자산 취득 금융(커머셜금융) 노하우가 한화오션의 조선·해양 사업 기반과 결합할 때 시너지를 낼 것이란 기대다. 고가의 조선·해양 기자재 및 상용자산에 대한 구조화금융 등을 전담하는 한편 한화오션 협력업체 네트워크를 대상으로 한 공급망 금융 및 매출채권 유동화 등으로도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 여신 취급을 넘어 그룹 내 제조·산업 밸류체인과 연계된 안정적인 고금리 자산을 확보할 수 있는 영업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NPL 커버리지 4년 내 최저…ALM·만기 불일치 해소 과제 다만 매각 국면에서 투자금융 자산을 빠르게 늘린 만큼 수반되는 재무적 리스크 관리 체계 정비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주식과 PEF 출자금 등 투자금융 자산은 회수 시기와 규모의 변동성이 큰 만큼 타 자산군 대비 넉넉한 손실 흡수 능력이 요구된다.
늘어난 투자금융 자산 대비 손실흡수력은 피어 대비 낮은 편이다. 애큐온캐피탈의 올 상반기 고정이하여신(NPL)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23.7%로 2022년 말(49.1%) 대비 절반 이하로 하락하며 최근 4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요주의이하여신 대비 적립률 역시 16.5% 수준에 그친다. 신용등급 A급 이하 캐피탈사의 평균 NPL 커버리지 비율(68.4%) 및 요주의이하여신 대비 적립률 평균(35.5%)을 밑도는 수치다. IB 자산 비중 확대에 발맞춰 선제적인 충당금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조달 구조의 만기 불일치도 점검 대상이다. 올 6월 말 기준 1년 내 만기도래 자산/부채 비율은 124.7%로 100%를 넘는 수준이다. 통상 단기 채무 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이 지표는 100% 이상일 경우 단기부채를 단기자산으로 안전하게 상환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단기차입 비중은 49.4%로 전년 말(39.3%) 대비 10.1%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금리 변동성 및 기존 장기채 만기 도래 영향으로 유동성 차입부채 비중이 커진 결과다. 장기 회수가 기본인 IB 자산 특성에 맞춰 장기 조달구조 전환과 자산·부채 종합관리(ALM) 대응력을 강화해야 향후 사업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